본문 바로가기
데이빗의 생각모음

종부세 폭탄론에 흔들리지 말자?

by 데이빗_ 2020. 12. 4.
반응형

종부세 이슈로 뉴스고 유튜브고 시끄럽다. 정치적인 입장차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슈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의견이 언론마다, 개인마다 극과 극으로 갈린다. 최근 한 신문에서 아래와 같은 사설을 실어서 유심히 읽어 보았다. 

 

[사설] ‘종부세 폭탄론’에 흔들리지 말되, 정부 신뢰 높여야

올해분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발송되자 보수언론들이 세금이 급증한 사례를 들어 ‘종부세 폭탄론’을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

www.hani.co.kr

사설의 내용인즉 이렇다. 종부세를 두고 보수언론들이 "일부에 국한된 사례"를 일반화해서 종부세 폭탄론을 들먹이고 있다. 이는 과장된 것이다. 종부세를 내는 사람은 전국민 중에 74만 명에 불과하다. 집값이 올랐으니 세금을 더 내는게 당연하다. 하지만 집값을 잡지 못한 정부 잘못도 있다. 처음부터 보유세를 강화했어야 하는거 아니냐. 

집값이 오르면 세금을 더 내라?

이 중에 특히 갸웃한 부분은, "집값이 올라 세금을 더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는 문장이었다. 집값이 올랐다는 사실과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주장 사이에는 어떤 논리적 연결 고리가 있는 것일까? 집값을 올린 데 대한 책임을 지라는 것일까? 아니면 부자가 되었으니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기여를 하라는 의미인 것일까? 어떤 쪽으로 생각해 보아도 논리적인 당위성을 찾기가 어렵다. 집값은 그 사람들이 올린 것이 아니다. 집값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지, 가격이 올라갔다고 해서 그 물건을 소유한 사람이 무슨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부자가 되었으니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기여를 하라는 의미라고 해석하기도 어렵다. 강남집값이 20억이 되었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부자가 된 것일까? 실현되지 않은 이익에 대해서 과세를 한다면, 시가가 떨어져 잠재적 손해를 보았으면 그것을 보전해 주어야 논리적인 짝꿍이 맞을 텐데, 그럴 리가 만무하다. 집값이 20억이 되면 강남 은마아파트처럼 다 쓰러져 가는 아파트에 갑자기 금칠이라도 되는 것일까? 집값이 수십억이면, 문짝 하나에 천만 원은 할 테니, 문짝을 세금으로 납부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인 것 같다. 

그 집을 팔아서 어디 먼 곳 시골로 내려가면 가처분 소득을 손에 쥐게 될 터이다. 양도소득세에 대해서 과세를 한다면 그것은 "실제로 부자가 된 것"이니 그래도 나름대로 이해는 가겠는데, 집을 팔 의도도 생각도 없는 사람들에게 고율의 과세를 한다면, 그 사람들은 대체 무슨 이익을 보았길래 수백만원의 세금을 물어야 하는 것일까?

네 이놈, 어서 집을 팔지 못하겠느냐!

사설은 "최근 서울 강남 등을 중심으로 매물이 늘고 집값이 내려가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라고 주장한다. 즉, 고율의 과세가 부담스러워서 견디지 못하고 집을 파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 종부세의 집값 안정 효과라는 것이다. 공권력의 힘으로 주리를 틀어서 견디지 못하고 강남을 떠나게 하겠다? 고액과세로 인해 집을 파는 사람들은, 일차적으로 소득능력이 없는 사람들일 텐데, 이런 사람들을 타겟으로 삼아 집값을 떨어뜨려 보겠다는 의도이다. 매수 희망자 입장에서도, 고액의 보유세를 부담하게 함으로써 강남 집을 구매하려는 의사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노린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한다고 강남의 매력이 떨어질 것인지 모르겠지만..

강남 집값이 비싼게, 단순히 "앞으로 더 오를 것 같아서"뿐일까? 주식이든 집이든, "더 오를 것 같다"는 기대만으로 집값이 무한정 오르지는 않는다. 튤립 파동처럼, 본질가치가 받쳐주지 않는 가격상승은 거품이고, 곧 꺼진다. 설령 그렇다 한들 무슨 문제겠는가? 좌파들이 싫어하는 강남부자들이 벼락거지 되는 것쯤이야 오히려 쌤통 아닐까?

비싼 집은 본질적으로 교통이 좋고, 학군이 좋고, 직장이 가까워서 그런 것이다. 누구나 새집, 회사 가까운 곳, 지하철 가까운 곳에 살고 싶다. 그러면, 그런 대체 입지를 많이 만들든지, 아니면 이미 그런 곳에 집을 많이 지으면 된다. 공급이 많으면 가격이 떨어지는게 당연한 이치 아닐까? 비싼 재화의 가격을 떨어뜨리기 위해 그 재화가 주는 효용을 강제로 반감시키는 것이 공공의 복리에 더 적합한 것인지, 아니면 가치있는 재화의 공급을 늘려서 시가를 떨어뜨리는 것이 공공의 복리 증진에 더 적합한 것인지 모르겠다. 전자는 가진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사려는 사람도 구입할 맛 떨어지게 만들어서 "강제로 가격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볼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게 해서 떨어뜨린 강남 집에는 누가 살게 될까? 비싼 집을 구입할 능력도 있으면서 그 세금을 다 감당할 만한 소득도 있는 "찐 부자" 들만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북조선에서도 진짜 성분 좋은 사람들만 평양 산다는데.

새집 많이 지으면 헌집 가격은...

최근에 열린민주당 어떤 의원이, 임대주택을 많이 짓기 위해서 부자들에게 보유세를 많이 걷어야 한다고 했다. 강남 사는 사람들이 부자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들에게 많이 걷어서 왜 임대주택을 지으려고 하는 것일까? 누구나 내 것 가지고 싶어하고, 더 좋은 것 가지고 싶어하는거 아닐까? 자꾸 강남 강남 해서 그렇지만, 강남 집값 잡고 싶으면 강남 또는 그에 준하는 곳에 좋은 집 많이 지어서 (빌라, 임대주택 이런거 말고!), 다 쓰러져가는 반포주공 같은거 수십억씩 주고 살 필요가 없게 만들면 된다. 그러면 대기수요도, "좀 있어보자, 헌거 사지말고 새거 사는게 낫겠다" 할 거고, 배짱 좋게 수십억 호가 부르는 매도자들도 호가 낮출 거고. 자연스러운 거 아닌가? 

정부가 시장을 통제할 수 있다는 의식, 철학, 그것이 기저에 깔려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자유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 그리고 자유의 본질인 재산권에 대한 의식이 결여된 사람들이 만드는 정책이라는 게, 건전할 리가 없지 않은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