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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의 독서노트

독서후기 (2017-9) : 메모 습관의 힘

by 데이빗_ 2017.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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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술을 부른다고 했던가? 책은 책을 부르는 것 같다. 일전에 읽었던 “독서자본”의 저자는 책 뿐 아니라 유익한 다큐멘터리나 동영상 강의 등도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매체로서 활용한다고.. 그래서 나도 유튜브를 통해 세바시 강의도 듣고, 몇몇 유익한 다큐멘터리도 보았다. 그러다 우연히 만나게 된 신정철 저자의 “메모, 공부를 바꾸다” 라는 주제의 세바시 강의를 만나게 되었는데,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미디어노트”카테고리에 대략의 강의내용과 링크 요약을 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아무튼, 이 강의를 듣고 나서 “기록”과 “메모”라는 주제에 관심이 생겼다. 내친 김에 리디북스에서 저자의 책을 사서 읽어 보았다. 체험에서 나온 메모에 관한 통찰을 볼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왜 메모를 해야 하는지, 기록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메모가 가지는 의미가 뭔지 생각해 볼 기회를 가졌다. 그저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해 두는 메모를 넘어서, “삶을 축적할 수 있는 도구”로서의 메모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생각의 수단으로서의 메모

메모는 훌륭한 생각 도구이다. 그저 쪽지에 대충 적어 놓고 나중에 버리는 것 말고, 일상에서 떠오르는 생각과 아이디어를 포착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아이디어를 기록하고 종이에 적어 나가면서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고, 나중에 다시 보면서 새로운 시각에서 생각을 넓혀나갈 수도 있다. 메모를 하면서 일상과 업무에 대한 통제감을 향상시킬 수도 있고, 그럼으로써 행복감을 증진시킬 수도 있다.

​메모는 훌륭한 독서 도구

메모는 특히 독서와 결합할 때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그저 읽는 것보다는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의문과 자기 생각을 적으면서 읽을 때 독서 효과가 배가된다. 눈으로만 읽어 버리면 체 사이로 물이 빠져나가듯 남는 것이 하나도 없게 되는데, 꼼꼼히 필사하고 적으면서 읽음으로써 책의 내용을 더 잘 소화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큰 이득인 것 같다. 김병완 작가의 초서법과도 맥이 상통하는 부분이다. 다만 이렇게 책을 읽고 필사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 시간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가 관건이 되겠다.

​지식경영 수단으로서의 메모

메모는 훌륭한 지식관리/지식생산 도구이다. 저자는 메모를 단지 정보의 조각으로 놓아두기보다는, 잘 숙성시키고 연결시켜서 “유통 가능한 지식”으로 발전시킬 것을 권한다. 좀 더 정확하게는, 글을 씀으로써 지식을 생산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 글을 쓰기 위한 소재와 아이디어를 포착하기 위해 메모를 활용할 것을 권한다. 어떤 주제로 글을 쓸 것인지를 정하고 나면 그 주제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함으로써 잠재의식에 메시지를 보내고, 그 과정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놓치지 않고 메모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글의 주제와 글쓸 재료들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남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꾸준히 쓰고, 그것을 소셜미디어나 파급력 큰 매체 등에 기고함으로써 유통시킴으로써 영향력을 확장시킬 수 있을 것 같다.

​떠오른 고민거리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블로그 활동도 한 단계 진화해야 할 때가 왔음을 느꼈다. 단순히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정리해서 올리는 것 말고, 책과 책의 내용을 연결해서 나만의 관점으로 소재를 정하고 글을 써야 할 것 같다. 그렇게 “연결”을 지음으로써 나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연습을 해야겠다. 처음에는 물론 서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연습이 되면서 글 쓰는 것도 좀더 수월해지고, 수준 높은 컨텐츠를 만드는 단계까지 갈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효과적인 독서 및 정리법에 관한 고민은 해묵은 주제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좀더 효과적/효율적인 독서법이 있지 않을까 고민해 보고 있다. 내가 현재 채택하고 있는 방법은, 책을 읽으면서 밑줄을 긋고, 다 읽고 나서 밑줄 친 부분들만 발췌하고, 발췌된 부분을 두세 번 읽으면서 생각을 가다듬은 다음 독후감을 쓰는 것이다. 오버뷰를 쓰고 나서는 발췌된 부분 중 공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 핵심 문장을 적고 거기에 내 생각을 이어붙이는 식으로 서평을 쓰고 있다. 좀더 효과적인 방법, 그러면서도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해 보아야겠다.

​<기억에 남는 구절>

​​정보와 경험을 조합해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큰 변화였다. 이전에는 책이나 세미나에서 습득한 정보만을 가지고 글을 썼다. 그렇다 보니 내가 쓰는 글들이 남들이 한 말을 옮기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메모로 빼곡히 채워진 노트가 한 권, 두 권 쌓이면서 변화가 일어났다. 내 생각과 경험을 가미하여 글을 쓰게 된 것이다.

현재 내 위치는 저자의 말마따나 “책이나 세미나에서 습득한 정보만을 가지고 글을 쓰는”수준이다. 이제 좀더 적극적으로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쓰도록 노력해 보아야겠다. 적잖은 노력과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해야 자기계발과 발전이 이루어질 것 같다.

​​블로그에 올리는 글은 남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담고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 단지 내가 좋자고 쓰는 글 말고,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생산할 수 있을까? 일단, 써 보자. 계속적으로. 컨텐츠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서툴러도 연습이 필요할 것이다.

​​주간업무계획표를 통해 업무를 해나가면 자기 시간에 대한 통제감이 생긴다. 그러면 회사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커진다. 직장인 대부분은 하루 중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가장 많을 것이다.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의 만족도가 커지면 그만큼 전체 행복 수준도 올라간다.

최근 다이어리 양식을 만들어서 시간계획표를 세워서 업무에 임하고 있다. 물론 예상치 못한 미팅이 발생하거나 다른 업무가 끼어들거나, 혹은 예상보다 업무가 오래 걸리거나 하면 시간계획은 늘 어그러지지만, 미리 무엇을 할지 생각해 본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스스로를 주도하는 위치에 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어떤 성과를 올리겠다고 미리 적어 놓음으로써, 표류하지 않고 집중해야 할 곳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처음 메모 리딩을 할 때는 책의 문장을 옮겨 적느라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만, 일단 노트에 메모를 해두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메모해둔 것만 읽어도 책을 다시 읽은 효과가 생긴다. 짧은 시간에 반복해서 책을 읽는 것이 가능하다. 메모 리딩을 하면서 써둔 과거의 내 생각을 보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서평을 쓰기 위한 글의 재료가 저절로 준비된다.

이것은 참 계륵 같은 것이다. 손으로 필사하는 것의 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큰 것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해야 한다. 어렵게 얻은 것일수록 더 오래 남는 법이지만, 업무와 집필, 그리고 가정 생활에 이르기까지, 여러 역할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낼 수 없는 상황에서 필사까지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적절히 디지털 도구의 힘을 빌려서 “숙고하는 독서”와 “시간싸움” 사이의 절충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

​​글쓰기는 메모를 지식으로 탈바꿈해준다. 책을 읽으면서 메모한 내용을 가지고 글 한 편을 써보자. 쓴 글을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올려보자. 내가 쓴 글을 읽고 도움을 받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한다. 메모는 글쓰기를 통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이용할 수 있는 지식으로 탈바꿈한다.

결국 메모가 메모에만 머물러서는 곤란하다. 나 혼자만을 위한 메모라면 상관없겠지만, 결국은 컨텐츠를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한 서평이나 일기, 신변잡기 글 등을 넘어서, 나만의 생각과 관점이 담겨 있는 정제된 글을 써 낼 수 있어야 진짜 디지털 시대의 생산자, 자본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소설가 김홍신은 아이디어 노트에 1년만 메모하는 습관을 유지하면, 그다음부터는 무엇을 쓸지 고민할 일은 없다고 말한다. 나도 메모를 해오면서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 일상생활 중에 글의 소재가 될 만한 아이템이 떠오르면 바로바로 노트에 메모한다

이렇게 될 수 있다면, 기꺼이 메모하는 습관을 가질만하다. 글쓰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후, 어떤 소재를 써야 할지는 늘 고민거리이다. 아직은 서평(이라 쓰고 독후감이라 읽는다) 정도에 머물고 있지만, 다른 사람의 생각을 정리하고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서 나만의 관점을 가진 독특한 컨텐츠를 어떻게 생산할 것인지 하는 것이 요즘 나의 화두이기 때문에….

​​글의 주제를 매일 머릿속에 넣고 다니면 잠재의식이 나의 의도를 알아차리게 된다. 아침에 잠에서 깨면 글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이다. 스마트폰 메모앱을 열고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받아 적는다. 샤워 중에도 글에 대한 아이디어가 자주 떠오른다. 통근 버스를 타고 가는 시간,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도 아이디어는 계속 쏟아진다.

최근 책 한 권을 내겠다고 결심하고 집필 활동을 하면서, 책 주제와 관련된, 혹은 개별 목차와 관련된 아이디어들이 자꾸 쏟아졌다. 출근길에, 그리고 퇴근길에, 밥 먹다가, 길 가다가 등등. 마침 적을 만한 수단이 없어서 스쳐 지나간 아이디어들도 많다. 한 가지 꼭지 주제를 가지고 계속 생각하다 보면, 이런 글감 저런 글감이 막 쏟아져 나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컨텐츠가 없다는 것은 사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컨텐츠는 내 안에 내재되어 있다. 생각을 자꾸 하다 보면 글감과 아이디어가 터져 나오는 것이다. (이런 경험은 자주 한다)

​​블로그 글을 발행하고 나면 방문자 수가 올랐다가 다시 감소한다. 하지만 방문자 수가 줄어든 이후에도 검색을 통해서 조금씩은 방문자가 들어온다. 그래서 책과 마찬가지로 블로그 글이 쌓일수록 블로그의 일일 방문자 수는 점점 증가한다. 나중에는 새로 글을 발행하지 않아도 일일 방문자 수가 어느 정도 이상을 항상 유지하게 된다. 블로그에 글이 쌓일수록 누적 방문자 수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것이다.

최근 발행된 글 말고도, 이전에 쌓아 둔 컨텐츠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유입이 이루어져서 점점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에 유입되게 된다는 이론이다. 글이 올라올 때마다 피크를 치고 내려가는데, 그 저점이 점점 상승하는 기저상승 효과를 본다는 것. 매력적인 이론이다. 결국은 양질의 콘텐츠를 얼마나 많이 축적하느냐가 관건인 것이리라. 블로그 활동도 꾸준히, 전략적으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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