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멘탈을 훈련하는 방법

단단한 멘탈을 훈련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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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보다는 사람이 힘들죠

 

최근 회사에서 협업팀 사람들과 약간의 마찰이 계속되다 보니, 멘탈에 스크래치가 많이 난 것 같습니다. 흔히, 일이 힘든 게 아니라 사람이 힘든 거라고 하지요. 업무 자체는 익숙해지면 어느 정도 일머리가 생겨서 그렇게 큰 어려움 없이 처리할 수 있는데, 사람 사이의 관계는 아무리 오래 단련되어도 익숙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특이, 일을 진행시키기 위해서 다른 사람이나 부서의 지원과 협조를 이끌어내야 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정신적인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것을 느낍니다.

 

요 며칠 사이에 있었던 몇몇 갈등도, 돌이켜보면 일 자체 때문이라기보다는 작은 오해들이 쌓여서 응축되어 있다가 사소한 방아쇠에 의해서 격발된 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말할 수는 없지만, 온전한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간관계에서 갈등이 생길 때 괴로워하지요. 멘탈에 스크래치가 나서 한동안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퇴근 직전에 벌어진 일이다 보니 집에 가서도 영 개운치 않더라구요. 상대에게 사과를 하긴 했는데, 상대의 감정은 별로 풀리지 않은 것 같아서 괜히 먼저 사과했나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회복탄력성을 만나다

 

쭈그러진 멘탈을 되돌리기 위해서 이런저런 책을 찾아보다가 "회복탄력성"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불행한 사건이나 환경을 만났을 때, 많은 사람들은 자기의 불행이나 불운을, 또는 다른 사람들을 탓하면서 그 상황을 합리화하려 하지요.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우호적이지 않은 외적 환경을 극복하고 상황을 이겨내는 성품을 지녔다고 합니다. 이렇게 외적 환경에 좌절하거나 넘어지지 않고 꿋꿋하게 극복해 내는 멘탈 특성을 가리켜 "회복탄력성"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수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수행된 실험 결과와 많은 문헌을 동원해서, 회복탄력성을 구성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그리고 회복탄력성을 계발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제시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책 내용을 리뷰해볼 기회가 있겠습니다만, 그중에서도 기억에 담아두고 싶은 내용이 있어서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분노나 좌절 등의 부정적 감정을 느낄 때, 우리는 흔히 어떤 사건이나 사람이 나의 부정적 감정을 유발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는 착각이다. 주위 사람들이 뭐라든, 내 인생에 있어서 어떠한 일이 생기든, 누군가와 어ㅏ떠한 갈등을 빚든, 그러한 일들 자체에는 그 어떤 본래적 의미도 담겨져 있지 않다. 그러한 일이 '기분 나쁜 일, 슬픈 일, 화 나는 일, 짜증 나는 일'이 되려면 반드시 나의 해석이 필요하다.

 

 

사실 자체는 의미를 담고 있지 않다.

 

요컨대 사실은 사실일 뿐이고, 거기에 의미나 스토리를 부여하는 건 내 해석일 따름이라는 것이겠지요. 생각해 보면 지극히 당연한 말인 것 같지만, 그냥 흘려듣고 지나치기에는 이 문장이 담고 있는 의미가 가볍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은 상대의 행동이나 말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해서 확대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민한 사람들일수록 더더욱 그렇지요. 눈에 보이는 사실에 그치지 않고, 겉으로 드러난 사실 이면의 것을 과도히 추정해서 의미를 부여하고 스토리를 만드는 것은 사람의 자연스러운 본능이 아닌가 합니다.

 

대니얼 카너먼의 유명한 책, <생각에 관한 생각>에 보면, 사람의 직관은 본능적으로 인과관계를 찾고 그럴듯한 스토리를 구성해 내는 데 능하다고 합니다. 환경이나 타인의 행동, 경험 등에 스토리를 부여해서 생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네요.

 

 

경험은 실재하지 않는다

 

저자는 우리가 기억하는 경험이란, 실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힙니다. 실재하는 것은 오로지 순간순간 벌어지는 사건 자체일 뿐이나, 사람은 개별적인 사건을 묶어서 스토리를 부여한 뒤 "경험"이라는 포장지로 싸서 기억한다는 것이죠. 결국 실제로 벌어진 사건 자체는 아무런 의미를 담고 있지 않은 것이고, 중요한 것은 거기에 어떤 스토리를 어떻게 담아내느냐 하는 것입니다.

 

아들러 심리학을 소개한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에 보면, 모든 열등감은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주관적 해석이라는 언급이 나옵니다. 같은 맥락이군요.

 

 

경험에서 해석을 빼면,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 된다

 

이 책을 읽고서, 저와 언성을 높였던 상대의 행동에 해석을 달리 해 보려고 시도했습니다. 상대가 화를 냈다는 건 제 해석일 따름이었죠. 그분은 몸소 제 자리에 오셨고 목소리가 조금 크고 빨랐으며,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명료한 문장을 사용해서 이야기했을 뿐입니다.

 

주관적인 해석과 감정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사실로  나누어서 기술해 보면 딱 그 정도군요. 저를 비난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느낌이고, 그것은 저에 대한 어떤 평가의 의미도 담고 있지 않았습니다. 이기고 지는 것도 결국은 지어낸 해석일 따름이고, 객관적 사실은 그 자체로는 어떠한 의미도 담고 있지 않았지요.

 

 

긍정적이고 밝은 스토리를 구성하는 연습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눈에 보이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부정적인 해석을 지양하고, 사건의 밝은 면에 주목해서 긍정적인 스토리를 끌어내는 것이지요. 나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는 상대의 행동도, 좋은 의도가 숨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도 능력이라는 것입니다.

 

회복탄력성이 좋은 사람은, 나쁘게 해석되는 사건은 "누구나 만날 수 있으며, 이번에만 일어난 일이고, 특이한 케이스다"라고 해석하고, 좋은 일은 "내가 특별해서 된 거고,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것이고, 나는 항상 좋은 일을 만난다" 고 해석한다고 합니다.

 

어찌 보면 "정신승리"일지도 모릅니다만, 그렇게 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러일으키며 사는 것이, 반대로 부정적인 해석 속에 사는 것보다는 더 행복한 삶이겠지요. 긍정적인 해석을 연습해서, 단단한 멘탈을 갖추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멘탈 훈련이 결국은 인생 훈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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