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회사에는 어떤 직무가 있을까? (feat. 설계 / 소자편)
들어가며
반도체 회사는 무엇을 하는 곳일까요? 반도체는 어떤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자질을 갖추어야 하는 것일까요? 오늘은 현직 반도체 엔지니어로서 반도체 회사에서 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간단하게 언급해 보려고 합니다.
반도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메이저급 반도체 회사에는 어떤 직무가 있으며, 각 직군마다 개략적으로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 설명을 해 보려고 합니다.
반도체 회사에는 어떤 직무가 있을까?
반도체 회사에는 다양한 직무가 있습니다. 설계, 공정, 소자, 테스트, 장비, 라인운영 등등... 각 영역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제품이 만들어지는 대략적인 과정을 통해서 알아 보려고 합니다. 특히 연구개발 쪽에서 일하고자 하시는 분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설계 엔지니어가 하는 일은?
설계 엔지니어는, 만들고자 하는 반도체 제품이 원하는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회로를 설계하는 일을 합니다. 우리가 흔히 전자공학 책에서 볼 수 있는 회로도를 그린다고 보시면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사실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지만 말이지요.
구체적으로는, 회로가 원하는 동작을 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전체적인 회로를 구성하는 각 부품의 물리적인 사양을 정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한 단자의 저항은 몇 Ohm 이 되어야 하고, 다른 곳에 있는 커패시터의 정전용량은 몇 Farad 가 되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이지요. 회로도가 구성이 되면, 회로가 실제 웨이퍼 상에 구현될 수 있도록 포토마스크 패턴으로 바꾸어, 실제 포토마스크를 제작해서 공정이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소자 엔지니어가 하는 일은?
소자 엔지니어는 설계 및 공정 엔지니어와의 협업을 통해서 실제 공정 과정을 구성하고, 공정이 끝난 제품의 기초적인 특성을 평가해서 문제점과 개선안을 도출하고, 불량의 원인 파악 및 개선활동을 리드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중에서 특히 Process Integration 엔지니어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PI 엔지니어는 설계 및 공정과 협업을 해서, 설계가 제시한 회로상의 패턴이 실제 웨이퍼상에 정확히 구현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공정 과정을 설계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A단자의 저항이 몇 Ohm 이 되도록 만들려면, 물리적으로 어느 정도의 길이와 폭을 가져야 하는지 명세를 정해 주어야겠지요.
그리고 그 저항을 실제 웨이퍼에 만들려면, 포토 / 식각 / 세정 / 박막 공정을 어떤 순서로 배치해 주어야 원했던 모양이 정확히 구현될 수 있겠는지 등을 고려해서 공정 순서와 과정을 설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소위 Process Flow 를 구성하는 역할을 하지요.
설계엔지니어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디바이스의 모델을 제시한다면, 소자 엔지니어는 실물을 구현하는 첫 번째 스텝을 맡는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소자 엔지니어가 프로젝트 운영을 담당하기 때문에, 디바이스의 오너십을 가지고 있다고 일컬어지기도 합니다.
소자에 의해서 제시된 스펙과 공저어 순서는, 각 전문 분야의 공정 영역으로 전달되어 실제 공정을 진행하게 됩니다. 이 역할은 공정 엔지니어와 PI 엔지니어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다음 편에서 좀더 설명해 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