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의 독서노트

<트렌드 코리아 2024 > 분초사회 : 멀티태스킹을 강요하다.

데이빗_ 2023. 11. 1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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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다들 정주행 하시나요?

<더 글로리>, 최근에 정주행한 넷플릭스 시리즈입니다. 재밌더군요. 저는 원래 정주행 잘 안합니다. 시간이 아까워서요. 한 편에 한 시간이라고 잡으면, 10편짜리 미니시리즈만 봐도 10시간이니까요.

 

회사 분들과 이야기해 보면, 드라마를 정주행하시는 분이 약 30퍼센트 됩니다. 다른 분들은 대개 유튜브 요약본을 보시더라구요. 배경부터 결말까지 요약한 영상을 한번 보고 나면, 정주행 한 사람들만큼 스토리는 꿰게 되죠.

 

옛날엔 스포가 금기였죠. 영화나 드라마 리뷰 채널에서 결말까지 다 오픈하면, 본편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니 말이죠. 요즘은 아예 제목부터 "스포 있음"이라고 대놓고 써놓는 콘텐츠가 많습니다. 아예 결말까지 다 나오는 콘텐츠만 골라서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영화 한 편을 정주행 하려면 두 시간이죠. 그걸 30분 만에 요약해 준다면, 그것도 나름 효율적인 건가 봅니다.

 

분초사회, 시간의 가성비가 중요한 시대

<트렌드 코리아 2024>에 나오는 첫번째 코드는, "분초사회"입니다. 현대인은 시간의 가성비를 극도로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거죠. 단 1분도 헛되이 보내서는 안 된다는 강박이 현대인을 지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만 해도 그렇습니다. 퇴근하고 저녁 먹고 나면 잠시 쉴 만도 한데, 끊임없이 뭔가를 합니다. 아이들 공부 시키고, 씻기고..아무것도 안 하는 걸 견디기 힘들더라구요. 시간이 속절없이 낭비되는 걸 극혐하는 성향이 있어요.

 

문제는... 시간대비 성능비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오히려 시간낭비를 초래하기도 하더라구요. 흔하지 않은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지면, 그 시간에 뭘 해야 가장 만족도가 높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그러느라 시간이 가지요.

 

시간 부족 사회입니다. 시간은 부족해지는데, 하고 싶은 것은 많아지는 시기이지요. 드라마도 많고, 영화도 많고, 유튜브 영상도 많습니다. 자기계발 할 것도 많지요. 책도 읽어야 하고 블로그도 써야 하고 유튜브도 해야 합니다. 

 

왜 이리 시간이 부족해졌을까?

 

저자가 현대사회에서 시간이 부족해진 원인을 크게 네 가지로 꼽습니다. 

 

 

소유보다 경험을


첫째로는, 뭔가를 소유하는 것보다, 가치있는 걸 경험하는 걸 더 중시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공감합니다. 뭔가를 가짐으로써 오는 만족감은 얼마 못 가서 줄어들지만, 즐거운 경험은 오래 남지요. 어쨌든 경험하려면 시간을 소비해야 합니다. 경험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시간의 가치도 올라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겠지요.

 



분초 단위로의 IT 기술 발전

시간의 정밀도가 올라갔다는 것이죠. 예전에는 버스가 언제 올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지요. 이제는 꽤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티맵 켜면 수백 킬로미터를 운전해도 도착시간을 꽤 정확히 알 수 있죠. 그만큼 시간의 예측력과 정밀도가 올라갔다는 겁니다. 과거에는 "대충 오후쯤 도착할 거 같아" 라고 말하는 시대였다면, 이제는 "4시 30분에서 40분 사이에 도착해" 라고 말할 수 있는 시대죠. 사람들이 인식하는 최소시간 단위가 짧아졌다는 겁니다. 

 



볼거리가 많아졌다.

유튜브, 넷플릭스, 리디북스, 밀리의 서재 등등, 볼거리가 끝도 없죠. 저만 해도, 혼자 보낼 수 있는 1시간이 생겼다면, 무엇을 할지 고민될 때가 많습니다. 그런 와중에 2시간짜리 영화를 본다? 아까운 거죠. 

시간의 탈대중화.

요건 조금 저자의 통찰이 기억에 남습니다. 유연근무제, 자율출퇴근제, 재택근무 등으로, 시간의 개인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겁니다. 과거에는 모두가 9시에 출근해서 18시에 퇴근했다면, 이제는 개인의 시간재량이 늘어났다는 거죠. 그만큼 개개인이 시간사용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다는 분석을 합니다. 

모두에게 통일된 시간은 없다.


최근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물리적 관점에서, 누구에게나 통일된 기준의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지금"이라는 개념은 허상이라는 게 기억에 남네요. 무중력 공간에서 "위"와 "아래"의 개념이 없듯이 말이에요. 수천 광년 떨어진 곳과 지구에서는 "지금"이라는 개념을 쓸 수 없다는 거죠. 중력에 따라서, 거리에 따라서, 이동 속도에 따라서 시간이 달리 간다는 개념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미 증명된 사실이죠.

사람마다 삶의 속도가 다르니, 시간 개념도 달리 흐를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시기가 되었고, 그만큼 "욕구"와 "시간자원"사이의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멀티태스킹으로 몰아가는 사회

저자는 이런 트렌드의 부작용이, 끊임없는 작업 전환이라고 말합니다. 멀티태스킹의 유혹이죠. 자율주행 모드로 운전하면서 책을 틈틈이 본다든지 하는 극단적인 사례도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멀티태스킹을 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거죠. 끊임없이 작업을 전환하면 집중을 못합니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하나의 작업에 몰두하기 위해서는 최소 20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부족한 시간 내에 모든 것을 다 하려고 멀티태스킹을 하다 보면 이도저도 못 한다는 사실. 아주 자명한 진리입니다. 시간대 성능비를 올리기 위해서는, 얼마나 빠르게 멀티태스킹을 하느냐보다는,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블로그 포스팅도 해야 하고, 책도 읽어야 하고, 유튜브 영상도 만들어야 하지만, 제한 시간 내에는 한 가지만 고를 수 있는 용기가 더더욱 필요한 시대가 되어가는 것 같네요.

오늘은 "트렌드 코리아 2024" 의 한 챕터인 "분초사회"를 소개하면서, 간단히 제 생각을 담아 보았습니다. 여러분들도 꼭 한번 읽어 보시면서,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감을 잡는 데 도움이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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