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힘을 주는 나만의 휴식, "오티움"
적절한 취미 생활을 가지는 것이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를 이기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신 문요한 선생님의 "오티움" 이라는 제목의 책을 읽고 있는데, 에너지를 충전해주는 생산적인 여가 활동에 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누구나 그럴 것 같은데, 저도 한 때 무언가를 만들거나 그림을 그리는 일, 또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나만의 것을 만드는 취미활동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여행을 가거나, 가끔씩 캠핑을 가기도 했죠. 취미생활을 깊게 해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일을 벗어나 무언가 즐길 수 있는 나만의 여가 생활을 가지고 나니, 업무 중에 느끼는 스트레스도 조금 덜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과중한 업무로 지칠 때도, "집에 가면 그림 그릴 수 있으니까", "주말에는 캠핑 갈 수 있으니까" 라고 스스로에게 위안을 주었죠. 그러면서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생각을 전환시키는 유용한 방법
기분 나쁜 상황에서 벗어나는 방법 중에 가장 제가 효과를 많이 보았던 것은, 생각을 얼른 전환시키는 것입니다. 기분 나쁜 상황을 계속해서 곱씹고 집중하고 되새기다 보면 (기독교에서는 이것을 묵상이라고 말합니다), 점점 더 그 감정에 매몰되게 되지요. 그렇게 되면 이성적/객관적으로 그 상황을 판단할 능력을 상실하는 것 같습니다. 신앙심이 깊은 사람이라면 이럴 때 기도를 하거나, 성경을 읽으면서 하나님을 묵상하면 마음이 안정되고 (실제로 저도 그런 방법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 상황에서 벗어날 힘을 가지게 되지요.
신앙이 없는 사람이라면, (또는 신앙이 있는 사람이라도) 몰입할 수 있는 자기만의 취미생활이 있으면, 기분나쁜 상황에서 감정적으로 벗어나기가 훨씬 용이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취미가 별로 많지 않더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어떤 주제가 있으면 잠시 현재에서 벗어나 인터넷으로 그 주제에 관해서 검색한다든지, 취미용품을 검색한다든지, 집에 가서 그 취미에 관련해서 무엇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든지...
이렇게 생각을 전환하는 것의 효과는, 첫째로 주의와 관심이 현재 기분 나쁜 상황으로부터 전환되게 된다는 점입니다. 그러면 지금의 나쁜 감정에 매몰되는 것을 피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는 자기가 뭔가 좋아하는 것도 생각만 하면 설레는 것들을 떠올리게 되면서 그 쪽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좋은 기분으로 돌아갈 수가 있는 것이죠.
고통이 가져다주는 성장의 기쁨
저자는 이 책에서 단순히 휘발성 강한 감각적인 쾌락만을 추구하는 것에서 벗어나, 다소 노력을 요하더라도 점점 성장할 수 있는 취미 생활을 찾아볼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근력운동일 수도 있고, 장거리 자전거 타기일 수도 있고, 그림 그리기일 수도 있고, 무언가를 창작하는 일일 수도 있겠지요. 아무튼, 다소 어려움이 있어도 점점 시간이 가면서 실력이 향상될 수 있는 주제를 잡아서, 배우고 성장에 가는 즐거움을 체험해보라는 것이지요.
그 과정이 편안하고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노력과 수고를 약간... 아니, 많이 투입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쉽기만 한 것은 아니지요. 저자는, 이런 수고로움, 노력, 약간의 고통 (불쾌감) 이, 건전한 취미생활에서 만족감을 주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이야기합니다. 아무런 고통이나 노력 없이 즉각적으로 쾌락을 얻어내는 것보다, 적절한 수준의 노력과 수고가 수반된 상태에서 얻어내는 기쁨이 더 만족감이 높고 오래 지속된다는 것이지요. 매운맛이나 쓴 맛을 적절히 섞음으로써 맛있는 음식이 된다는 점을 예로 들고 있습니다. 고진감래라고 할까요. 고통이 만족감의 원천이라고 생각하니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네요.
그렇게 보면 일터에서 많은 노력과 수고 끝애 어떤 결실을 맺었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이나 기쁨도 이와 같은 맥락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런 경험들이 쌓여서 자기효능감, 또는 유능감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구요. 직장이든 취미생활이든, 수고 끝에 성취를 얻어냈을 때 누리는 기쁨은 본질적으로는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잘 하면 덕업일치의 경지로?
"덕업일치"라는 신조어가 있습니다. 덕후질 (=오타쿠질) 이 쌓이고 쌓여 업으로 삼을 만큼의 경지에 이른다는 의미입니다. 어릴 때, 또는 젊을 때 덕업일치의 경지에 오르게 되면 행복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이니 그것도 행운이겠네요. 꼭 그렇지 않더라도 나중에 노후에 즐길 만한 취미를 미리 발굴해서, 덕후가 될 만큼 몰입하고 파 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덕이 업으로 이어지게 되면 좋은 노후 준비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덕질"이 "업"으로 발전한 다양한 사례를 링크로 달아 두었습니다. 관심 있으시면 한번씩 방문해 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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