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은 멘탈 관리로 귀결된다
며칠 전, 회복탄력성에 관한 글을 포스팅한 적이 있습니다. 회사 생활이든 가정 생활이든, 결국은 멘탈력이 성공을 좌우하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성공도 행복을 위해 추구하는 것인데, 행복은 정서적, 즉 멘탈로써 누리는 가치이죠. 인생사 모든 것이 결국 멘탈 관리로 귀결된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겠군요.
일체유심조 라고 하나요? 원효 스님이 남기신 유명한 말씀이죠. 모든 것은 마음먹기 달렸다고... 독실한 크리스찬의 글에 어울리는 단어는 아니겠습니다만,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진리 자체가 기독교적 세계관과 배치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잠언 4장23절 말씀에 보면,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네 마음을 지키라" 라고 교훈하고 있고, 다윗도 그의 시편에서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자기의 영혼을 다독이는 장면을 많이 볼 수가 있습니다.
긍정적 정서 훈련하기
앞서 언급한 김주환 작가의 "회복탄력성" 을 다시 한번 언급해야 되겠군요. 책에서는 회복탄력성 (즉, 흔들리지 않는 멘탈력) 을 기르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정서를 자주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희망적이게도, 긍정적 정서도 훈련을 통해서 길러질 수 있는 것이라고 하네요.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긍정적 정서를 기르기 위한 두 가지 습관으로 "감사하기"와 "운동하기"라는 두 가지 실천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운동하기"는 제가 아직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니 언급할 자격(?)은 안 되겠군요. "감사하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소소한 글을 써 보고 싶습니다.
감사하기 연습의 효과
"감사하기"는, 매일매일 그날 있었던 일을 회상하면서 특히 감사할 만한 내용을 떠올리고 구체적으로 기록해 두는 습관을 의미합니다. 저자는 의도적으로 감사할 일을 회상하는 행위 자체가 신체에 끼치는 유익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기 전에 감사일기를 적다 보면 감사한 일들을 회상한 상태에서 잠자리에 들게 되는데, 이 때 "기억의 고착화"라는 메커니즘에 의해서 장기적인 기억으로 보존되기 좋다는 것이지요.
감사일기를 쓰기로 마음을 먹으면, 자동적으로 감사할 만한 일들을 의식적으로 찾게 된다고도 합니다. 파란색 물건을 찾아보기로 마음먹으면 도처에 파란색 물건이 보이는 것과 같은 원리이겠군요. 몇 달 전에 소개한 망상활성계 라는 개념과도 통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의식적으로 긍정적인 기억을 받아들이게 된다면, 긍정적 정서의 경험을 통한 회복탄력성 함양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의도적인 감사 훈련이 필요한 이유
생각해 보면, 우리는 감사한 내용을 떠올리고 말하기보다는, 불평과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더 익숙한 것 같습니다. 특히 직장생활은 그 자체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고, 문제를 풀기 위해 협업을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오해와 불만이 쌓이게 마련이지요. 그런 과정에서 감사할 일을 찾는 것은, 불만거리를 발견하는 것에는 비할 바 없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의도적으로 감사하고 칭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죠.
개인적인 경험담
석사 과정 시절 연구와 학업으로 매우 지쳤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연구도 힘들고 실험실 사람들과의 관계도 어렵고, 공부도 진전이 없어서 매일 스트레스 속에 지내던 시절이었지요. (그 때 우울증 약을 알았더라면 좀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네요.) 어쨌든 당시는 암흑기라고 불러도 될 만큼 어두운 시기였던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은, 연구실 출근하려고 나서는데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내 최고의 대학원에서 연구하고 있고, 충분치는 않으나 회사와 연구실에서 나름 돈도 받으며 생활하고 있고, 지도교수님도 좋으신 분이고, 연구도 (진전은 별로 없어도) 나름대로 할 일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니, 그렇게 불행한 것은 아니었어요. 눈 앞의 어려움에만 몰두하다 보면 팍팍하고 답답한 일상이지만, 한발 물러서서 다른 각도로 보니 한편으로는 그것도 감사한 일이었지요. 여기까지 온 것도 어찌 보면 주님의 도우심이 있었기 때문인데, 앞으로도 잘 풀릴 거야. 라고 생각하니 걱정도 잠시 묻어 둘 수 있었습니다.
높이 올라갈수록 더 필요한 감사 연습
회사생활을 오래 하고 조직의 생리에 조금씩 익숙해져 가고, 초급이지만 나름 직책을 달고 나니,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보게 되면서 불평과 불만도 더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조직의 운영 시스템, 리더의 관리방식, 협업 부서의 대응 등등... 이전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들이 불편하게 다가오고, 그러다 보니 마음 속에 부정적인 기운이 좀 쌓여 있었습니다. 그마저도 평온한 상태에서 다시 생각해 보면서 자각한 것이지만요.
긍정적 정서를 연습하는 차원에서, "저 사람들이 나를 괴롭히려고 하는게 아니라 나를 도우려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어쨌든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하는 것이니까, 저 사람들의 피드백을 업무에 반영해서 퀄리티를 높일 수 있을 것이고, 그러다 보면 내 스킬과 경력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니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이겠지요. 운영상의 불합리, 그리고 리더의 관리방식에 대한 불만은... 누구라도 완벽할 수는 없으니 받아들이면서 내 나름대로의 개선점을 떠올려 보는 정도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네요.
결심
그러고 보면 감사할 일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수십억짜리 아파트는 아니지만 머물 곳이 있고, 예쁜 아내와 귀여운 딸램 둘이 있고, 등등.... 평온한 일상 자체에서 감사할 일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마음을 고쳐먹고, 오늘부터는 감사할 일들을 좀더 많이 찾아보는 연습을 해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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