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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의 독서노트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4) - 두 가지 잠의 종류: 렘수면과 비렘수면

by 데이빗_ 2021.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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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를 읽으며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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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사람의 특징은? 첫째, 누워 있다. 근육이 축 늘어져 있다는 것은 잠의 특징이다. 둘째, 특정한 자세를 취한다. 육상동물은 대부분 눕거나 엎드려 잔다. 셋째, 의식의 상실. 반응을 하지 않는다 그러면, 내가 잠을 잤다는 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첫번째: 외부 인식을 상실한다. 두번째: 시간 감각이 왜곡된다. 시간 왜곡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로는 긴 시간 잤지만 짧게 잔 것처럼 느끼는 것. 둘째로는 짧은 시간 꿈을 꿨지만 긴 시간 꿈 것처럼 느끼는 것. 

 

이 장에서는, 일반에 널리 알려진, 두 가지 잠의 종류, 즉 REM 수면과 NON-REM 수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잘 알려진 것과 같이, 잘 때는 렘수면과 비 렘수면이 약 90분 주기로 교차되며 나타난다. 잠을 자는 동안에는 약 5번 정도 주기가 반복되는데, 초반에는 비REM 수면, 즉 깊은 잠의 비중이 많고, 후반에는 렘수면이 주를 이룬다고 한다.

 

수면주기를 모식화한 그림

 

비렘수면, 즉 깊은 수면의 역할은 무엇일까? 깊은 수면의 주요 기능은, 불필요한 기억과 신경 연결들을 솎아내고 제거하는 것이다. 얕은 수면, 즉 렘수면은 꿈을 꾸는 과정에서 필요한 기억들을 강화하고 다듬고 연결하고 결합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즉, 초반에는 불필요한 덩어리들을 떼어 내서 대략적으로 모양을 잡은 다음에, 후반으로 가면서 세부적으로 모양을 다듬는 조각 예술로 비교할 수 있다고 한다. 

 

잠은, 마치 예술공예와 같이 기억을 빚어서 재구성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저자는 이후에도 렘수면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지만) 아침잠을 과도하게 줄이는 것은 수면 후반에 기억을 다듬고 강화하는 렘수면의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관심 있게 읽었던 부분은, 깊은 수면과 얕은 수면에서 발견되는 뇌파의 형태에 관한 부분이었다. 깨어 있을 때는 뇌파에서 주기적인 패턴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신경과 뇌의 각 부분들이 각자 비동기화된 상태로 일을 하기 때문에, 뇌파들이 다 합쳐져도 잡음 수준의 불규칙한 진동 외에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깊은 수면으로 접어들면 2~4Hz 정도의 낮은 주파수로 뇌파가 진동하는 것이 뚜렷이 발견된다고 한다. 이것은, 신경의 모든 부분들이 고도로 동기화되어서, 어떤 특정한 목적을 위해서 뇌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도로 동기화된 뇌파는, 뇌의 모든 부분이 통일되어 일하고 있다는 걸 말한다.

저자는 아주 이해하기 쉬운 예를 들어 이 현상을 설명한다. 경기장에 제각각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각자 말하고 있는 소리를 가운데에서 녹음하면 무슨 말인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을 만큼 잡음으로 들릴 것이다. 반면 깊은 수면에 접어들었을 때 나타나는 일정한 진동 패턴은, 경기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박자에 맞춰서 똑같이 소리를 내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다. 이 비유 정말 마음에 든다. 

 

이 많은 사람들이 한 박자에 맞추어 노래하는 것처럼!

 

 

저자는 비 렘수면에서 발견되는 이런 낮은 주파수의 뇌파 진동이,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옮긴다고 말한다. 보통 낮은 주파수의 파동은 멀리까지 전달되기가 쉬우므로, (물리적으로, 저주파일수록 파동이 잘 회절되기 때문에, 장애물에 가로막혀도 멀리까지 전달될 수 있다) 이 파동을 통해 단기 기억장치에 기록된 기억들을, 오래도록 각인되는 장기기억 장소로 보내기가 쉽다고 한다. 

 

여기에서 너무 멋진 저자의 표현을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경이로운 자기 조직화를 통해서 수많은 뇌세포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 동시에 노래하기로, 즉 발화하기로 결정한 사례다. 밤에 우리 연구실에서 이 경이로운 신경 동조 현상을 지켜볼 때마다 나는 겸허해진다. 자는 시간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그냥 쉬는 시간이 아니라, 오히려 뇌가 고도로 활성화되어 일하고 있는 시간인 것이다. 그것도 모든 뇌세포와 신경들이 다 하나로 동기화 되어서!

 

마지막 꼭지에서 저자는, 꿈꾸는 상태일 때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언급한다. 렘수면 시기에 꿈을 꾸는데, 이 때의 뇌파는 깨어 있을 때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하지만 의식은 차단되고 근육은 축 늘어져 있다. 이때는 뇌의 기억 신호들이 서로 자기들끼리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정보를 처리한다. 이 렘수면 시간동안 우리 뇌는 경험을 회상하고, 서로서로 연관을 짓고, 혁신적인 통찰을 끌어내는 혜택을 맛볼 수 있다고 한다. 

 



이 장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깊은 수면 단계라 해서 뇌가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쉬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낮 시간에 있었던 수많은 학습 경험들을 장기 기억으로 보내고, 또 불필요한 기억들을 제거해서 가장 최적의 상태로 우리의 기억 저장소를 재구축한다는 사실이었다. 낮은 주파수에 고도로 동기화 된 뇌파: 그것은 통일된 목적을 위해서 두뇌가 의식적으로, 고도로 협동하는 상태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창조주께서 사람을 만드실 때 잠이라는 선물을 주신 것이 점점, 더 경이롭게 느껴진다. 이제 맛만 봤을 뿐이지만, 꿈이라는 주제에 대해서도 좀 더 관심이 생겼다. 단순히 망상 또는 헛된 상상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뇌세포들이 고도로 기능하고 활동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이 신비로운 기간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인지 좀더 탐구해 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자는 동안에 나타나는 시간 왜곡의 역설도 인상적이었다. 왜 우리는 긴 시간 잠을 자고도 잠깐 잔 것 같이 느껴지며, 짧은 시간 꿈을 꾸고도 긴 시간을 꿈꾼 것처럼 느낄까? 그것도 어쩌면 수면 중에 일어나는 가장 신비로운 현상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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