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지난 포스팅에서 도서관에서 책 빌려온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이천시립도서관 방문기 돈 들이지 않고 원하는 대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책에 밑줄이나 메모를 쓸 수 없다는 것이죠. 내 책이 아니니까 마음대로 접을 수도 없고.. 그냥 눈으로만 보아야 하는 것은 큰 단점입니다.
또 하나의 단점은 도서관 책이라서라기보다는 종이책의 단점인데,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들었던 구절을 메모하는 것이 번거롭다는 점입니다. 저는 주로 검색이 용이하게 컴퓨터에 타이핑 해 놓는데, 그게 쉽지 않더라구요. 책을 읽다가 옆에 덮어 놓고 적거나, 독서대를 사용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지요.
이런 종이책의 단점을 보완해 주는 방법은 셀프로 전자책을 제작하는 것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한 것처럼 북스캐너를 사용하면 전자책을 쉽게 만들 수 있지요. 그런데 이 방법은 파괴형이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에는 적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오버헤드형 북스캐너, CZUR ET16 PLUS 사용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저는 오버헤드형 북스캐너를 사용했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마 아실 거에요. CZUR 에서 나온 ET16 PLUS 북스캐너가 아주 유명하지요. 저도 이걸 구매해서 사용했었습니다. 약 40만원 정도의 가격에 구매했는데, 한동안 잘 사용을 했지요.
장점 : 책을 보존하면서 전자책을 만든다
이 방법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책을 파괴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정말 큰 장점이죠. 도서관에서 빌린 책 같은 경우는 자를 수가 없으니까, 보존된 상태로 책을 스캔하려면 이 방법을 사용해야만 합니다.
굴곡 보정도 상당히 잘 되는 편입니다. 스캔을 하면 세 개의 레이저 램프가 책의 상단과 중앙, 그리고 하단을 비추어서 굴곡을 맞추어 주는 것이지요. 그래서 쫙 펼쳐서 스캔한 것처럼 퀄리티가 상당히 괜찮습니다. 사이드 조명이 있어서, 수직 반사광을 상당 부분 억제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지요.
양쪽으로 책을 잡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손가락이 함께 찍힐 수밖에 없지요. 그런데 기가 막히게도 이 손가락을 잘 지워 줍니다. 악세사리로 "핑거 코트"라는 것을 제공해 주는데 (아래 그림 참조), 핑거 코트를 엄지손가락에 끼우고 흑백 무늬 있는 곳으로 책을 누르면 됩니다. 그러면 알고리즘이 흑백 무늬를 인식하고 지워 주는 원리에요. 그런데, 저거 끼우지 않아도 손가락은 잘 제거가 되었습니다. 듣기로는, 인종적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단점 : 책장을 넘기는 수고스러움...
단점은,... 책장을 하나하나 넘겨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300페이지 되는 책을 스캔하려면, 책을 양쪽에서 붙들고 150 번의 촬영을 해야 하지요. 스캔은 수동으로 할 수도 있고 자동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풋스위치를 제공하기 때문에, 책을 펼친 다음 발로 꾹 눌러서 스캔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사람이 책을 펼치는 속도에 맞출 수 있지요. 정확한 타이밍에 스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150번씩 발을 누르는 것도 쉬운 것은 아니더라구요.
일정 시간 간격으로 찍어 주는 모드도 있는데, 생각보다 적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마치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일하는 사람처럼, 기계에 맞추어 사람이 손을 빠르게 빠르게 놀려 주어야 하는데, 그게 어지간히 숙달되지 않으면 늘 삑사리가 나요. 타이밍을 못 맞추어서 급하게 펼치다 보면 사진이 흔들리기도 하지요.
그리고, 이 물건이, 생각보다 자리차지를 꽤 합니다. 기역자로 꺾여 있어서 꽤 육중하고요. 최신형으로 개량된 모델이 나왔는데, 이것들은 더 슬림하고 디자인도 괜찮아졌습니다. CZUR 아우라, 그리고 Shine 시리즈인데, 자세한 설명은 유튜브 영상을 소개해 드릴께요.
마치며
여하튼 시저에서 나온 북스캐너는 꽤 괜찮은 물건입니다. 저도 이걸 사용해서 수십 권의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만들어서 잘 사용했습니다. 한 권 스캔하는 데 10~15분 정도 걸리니까, 그렇게 많은 시간이 들지는 않아요. 조금 힘든 것만 감수한다면.. ^^ 저는 이 제품 고려하시는 분들한테는 강추합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고장이 나서.. 잘 사용하다가 지금은 책장 위에 보관하고 있어요. 고쳐야지 고쳐야지 하다가.... 요즘은 더 좋은 대안이 있어서 크게 사용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제 북스캐너 정착기를 다시 한번 더 써 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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