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복장 잡담 : 회사에 추리닝 입고 가면 어떻게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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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추리닝 입고 오는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내 익명 게시판에 보면 출퇴근 복장에 대해서 왈가왈부 하는 글들이 가끔 올라오곤 합니다. 누군가 "회사에 ~~를 입고 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라고 글을 쓰면, 그 아래 댓글이 줄줄이 달리는 식이죠.

 

보통은 회사에 뭘 입고 오든 무슨 상관이냐, 라는 반응이고.. 아주 가끔씩 "그래도 TPO라는 게 있는데 회사에 아무 거나 입고 오면 되겠느냐 라는 반론이 달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기업 치고는 꽤 자유로운 복장문화

 

제 회사는 제가 입사하던 2014년에 이미 복장규정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다들 복장 규정이 없는 줄 알고 있었어요. 박사 입사하기 7년 전인 2007년에 인턴으로 1개월간 근무한 적이 있었는데, 첫 출근 때 정장을 입고 갔더니 선배 분들께서 편하게 입고 오면 된다고 이야기해 주셨던 생각이 나네요. ^^

 

제 기억에 우리 회사에서 마지막으로 풀린 복장 규정은, 여름철 반바지 허용 기간이 두달인가 있었는데, 그걸 폐지하고 상시허용으로 바뀐 것으로 기억합니다.

 

복장규정이 없는 데다가 외부인사를 만날 일이 거의 없는 연구직이다보니, 제가 근무하는 부서는 정말 자유로운 복장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름철 반바지는 당연한 거고, 슬리퍼나 샌들 크록스 등도 자유롭게 착용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어요. 신발은 어차피, 사무실 들어오면 실내화로 갈아신기 때문에 밖에서 뭘 신고 다니든 상관은 없지만..

 

저는 파격적인 복장을 자신없어 하는 편이라 잘 시도하지 못하지만, 편하고 좋아 보이기는 하네요. 옆 팀에 조금 연배 있으신 고참 부장님도, 반바지 입고 다니시는데 시원해 보이고 좋은 것 같습니다.

 

 

TPO ? 일하는 데 문제 없으면 괜찮다 ?

 

몇년 전 제 직속 후배 사원은 회사에 운동복을 종종 입고 왔었습니다. 동료 과장들이 차마 직접 말하지는 못하고... 주의 좀 주라고 저한테 넌지시 말하더라구요. 저도 운동복은 좀 너무 많이 나갔다고 생각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업무 하는 데 운동복이 딱히 문제가 될 만한 근거"도 별로 없었기에 따로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와중에 "회사에 올 때 슬리퍼는 좀 그렇지 않나요?" 라는 둥, "아무리 그래도 TPO 가 있는데.."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 보면 조금 갑갑하기도 하고... 함께 일하시는 분들이 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 댓글에는 흔히 비추천이 압도적으로 많기도 하지요.

 

TPO 는 지켜야겠지만, 그것도 사실 주관적인 것 같습니다. TPO 에 맞는 옷차림이라는게 명확히 존재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뭐... 저도 몸매가 다 드러나는 레깅스나 너무 짧은 옷 같은 걸 보면 좀 그렇긴 합니다만, "좀 그런" 옷과 "괜찮은"옷의 경계를 명확히 정하는 것도 애매하지요.

 

 

(기분나쁜 이야기를 할 거니까)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어줘

 

설령 좀 선 넘은 옷차림을 하고 왔다 하더라도 마음 속으로 흉보고 말 일이지... 그걸 대놓고 이야기하는 건 좀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명확한 숫자와 근거를 가지고 의사결정을 하는 기술직이다 보니, "왜 안 되는지"를 명확하게 근거를 들기 어렵고, "어디까지는 되고 어디부터는 안 되는지" 를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다면... 차라리 다 큰 어른들이니까 알아서 하게 두고, "Outlier"들은 자유롭든 욕을 먹든 그냥 두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어차피 여긴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으니... 모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일반 사회전체의 평균으로 회귀할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복장을 규제한다는 건, 단순히 옷 입을 때 신경써야 할 것이 하나 더 늘어난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복장을 규제하는 것 자체는 아무것도 아닐수 있지만, 그 자체로 조직을 좀더 "엄격한 상대"로 대하게 되고, 거리감을 가지게 되고, 무언의 압박감을 더 느끼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마치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어줘"라고 말하면 기분이 나빠지는 것과 같은 느낌이죠. 거리감도 생기고...

 

 

아무튼 : 개인 취향 존중하며 삽시다

 

저는 개인적으로 좀 포멀한 걸 좋아해서, 면바지와 셔츠를 주로 입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최근 아내가 시원한 재질로 된 고무줄바지를 사 주어서 입어 봤더니, 편하고 좋더라구요. 업무 중에 불필요한 긴장도 풀리고, 탄성 있는 재질로 입다 보니 활동도 자유로워서 좋은 것 같습니다. 여름철에 몸에 붙지 않아서 체감온도가 떨어지기도 하고요.

 

함께 사는 데 어지간한 피해가 가는 게 아니면, 기본적으로 용인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개인의 자유로움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한 MZ세대일수록 더더욱 맞추어주는 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규정에 묶인 조직보다는, 자유로운 문화를 가진 조직이 좀더 일하기 즐겁고 성과도 잘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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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EJ Daddy
    2021.08.10 16:52

    TPO에 따른 복장, 회사를 돈을 벌기위한 수단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요즘의 생각들.
    돈버는데 굳이 TPO가 필요하냐, 일만 잘하면 되지..

    세대마다 생각이 다르군요.
    저도 자유복장인 회사였지만 반바지는 한 번도 못입어봤어요 ㅎㅎㅎㅎ

    • 2021.08.11 00:18 신고

      그러게요 ^^ 저도 복장에 자유로운 마인드라고 생각하긴 한데, 요즘 주니어들 보면 훨씬더 파격적인거 같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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