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장기간 여행을 다녀 와서 일을 하려 해서 그런지, 오전 내내 의욕이 없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더군요.
그런 경험을 해 보신 분들이 아마 적지 않게 계실 것 같습니다. 무언가 할 일이 있는데, 정말 손에 안 잡히고, 왜 그런지는 몰라도 진입장벽이 너무 높은 것처럼 여겨지는 경우 말이지요.
저도 그런 경험이 있었습니다. 숙제를 받긴 받았는데 정말 하기가 싫더라는 말이죠. 데드라인이 많이 남은 것도 아니었는데, 왠지 의욕이 일어나지 않는 상황은 직장인이라면 대부분 겪는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참을 뭉개고 있다가, 일단 관련된 파일을 열어 보기라도 하자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열어서 훑어 보았지요.
뭘 해야 하는 건지... 파일은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어떤 양식에 뭐를 채워야 하는 건지 그냥 대충 훑어보자는 마음으로 5분~10분 정도 훑어 본게 전부인데, 글쎄 제가 1시간째 그 일에 몰두해서 거의 완성 단계까지 갔더라구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일에 빠져든 건지, 하여간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자랑하려고 쓴 건 아니고, 무기력증 또는 의욕이 없어서 일을 시작하지 못하고 계신 동료분들에게 혹시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으로 팁 비슷하게 남겨 봅니다. 일단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는, 일단 관련된 파일을 열어서 훑어 보라는 것이죠.
처음부터 일 전체를 다 하려고 마음먹으면, 심리적 압박과 부담감 때문에 진입하는 자체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대신에, "일단 뭘 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그려보자" 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접근해 보자는 거죠.
일에 대해 느끼는 심적인 부담감은 대부분 "알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은 알려지지 않은 위협에 자원을 많이 더소모하는 경향이 있다는거죠.
영화 볼 때도 그렇잖아요. 흉측한 몰골의 괴물보다는, 언제 괴물이 나타날지 모른다는 그 상황이 더 무섭고 긴장되게 느껴질 때가 있죠. 본질적으로 보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공부나 업무에 대해 무언가 크게 부담감이 느껴진다면, 아마도 그 일의 실체가 파악되지 않았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일단 "대체 뭘 해야 하는 거야?"를 살펴보고 분해해 보기만 해도, 그 일의 부담감이 훨씬 줄어든다는 거죠. 그걸 들여다보기 전에는 내가 일을 해야 하는 양이 대체 얼마만큼인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소요되는지 자체를 전혀 가늠할 수 없을 때는, 실제 그 일이ㅢ 크기 실제 그 일의 크기와 성관없이 훨씬 큰 심적 부담을 안아야 하니까요.
자이가르닉 효과라는 게 있습니다. 어떤 일이 마음에 머물기 시작하면, 그 일을 끝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남아서 편안한 마음상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작업 기억의 한쪽면을 계속 차지하게 되면 결국 다른 일도 제대로 처리할 자원을 낭비하게 되는 거니까...
한편 일단 뭘 해야 하는지 들여다 보기라도 하자는 마음으로 살펴보면, 그 일이 작업기억에 들어오게 되면서 다음 스텝으로 나아갈 심리적 부담이 덜어지는 효과가 있다는 겁니다. 도미노같이 하나가 해결되면 그 다음으로 넘어가고, 이런 식으로 일단 시작해 보자는 거죠.
유명한 한 웹페이지를 보니까, 일단 한 발 나아가는 것이 전체 일을 시작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하네요. 업무에서도 블로그활동에서도 좀더 적용해서 하기싫다는 생각이 들 때 "일단 조금이라도 하자" 라는 생각을 가지는 데 노력해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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