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똑똑하고 클리어하게 말하는 방법

회사에서 똑똑하고 클리어하게 말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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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clusion

 

들어가며

 

처음 회사 생활을 시작할 때, 협업부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부담스럽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특히 한 부서의 여성 엔지니어 분이 계셨는데, 그 분은 전화 통화를 할 때 딱딱 잘라서 말씀하시는 스타일이셨는데, 신입사원으로서 부담을 많이 느꼈습니다. 

 

보통 어떤 부탁을 한다거나 무엇이 가능한지 협조 요청을 하면, 거절하더라도 완곡한 어법을 사용하게 마련이지요. "그건 좀 이러저러해서 어렵겠는데요." 라든지, "이런이런 방법으로 해 보시면 어떨까요?" 같이 말이지요. 그런데 그 분은, "~~ 가 혹시 가능할까요?" 라고 물어보면, "아니요. 안돼요." 라고 딱 잘라서 말씀하시는 스타일이셨습니다. 반대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스타일이셨어요. 

 

그래서 다가가기가 굉장히 쉽지 않았습니다. 나를 싫어하나 싶기도 하고, 그 분과 통화할 일이 생기면 전화보다는 메신저를 사용하기도 하고 (그래도 무섭기는 마찬가지)... 그런 시절이 있었어요.

 

 

클리어하고 단호하게 말하기의 장점

 

완곡한 어법이 부드러워 보인다?

 

저는 성격이 그렇게 드라이한 타입이 아니어서, 가급적이면 완곡한 어법을 선호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대학원에서도 그렇고, 회사에 와서도 그랬어요. 이해하기 힘든 실험 결과를 설명해야 할 때는, 잘 모르는 내용도 최대한 제 지식 범위 내에서 추정해서 가설을 이야기했지요. 모른다고 딱 잘라서 말하거나 진척사항이 없다고 명확하게 말하는 것은 뭔가 무책임해 보였거든요.

 

예를 들어서, "이 실험 결과는 왜 이렇게 나왔지?" 라고 누군가 물어봤다고 치죠. 아직 모르겠거나 또는 실무 엔지니어간에 합의된 가설이 없을 때는 "잘 모르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대신 "이러저러해서 그럴 것 같은데... 완벽히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좀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식이었어요.

 

 

아니 그래서, 됐냐고 안 됐나고?! 

 

하지만 어느 정도 중간 위치에 올라와서 후배들과 함께 일을 하다 보니, 그런 완곡한 어법이 듣는 사람의 에너지를 생각보다 많이 소모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업무의 진행 상황을 물어보면 구구절절 "언제 무엇을 하려고 했는데, 아직 무엇무엇이 안 돼서 진척이 충분하지가 않고..." 이런 식으로 대답하는 거죠.

 

저는 진척이 됐는지 여부 그 자체가 궁금했던 거라서 "네/아니오"로 대답하면 충분할 것을 그렇게 긴 시간 듣는 동안에 인지적인 에너지가 더 많이 소모되는 것을 느끼곤 했습니다. 원인이 밝혀진건지 아닌지 그 자체가 궁금한 것인데, 후배들이 느낄 때는 그게 추궁하는 것으로 들리는 경우가 있는 모양입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지요. 그렇다고 중간에 말을 끊고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하고 물어보기도 뭣하죠. 미안하니까요.

 

상대의 에너지를 아껴 주는 화법

 

제가 성격이 좀 급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회의할 때도 찬반 입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걸 명확히 표현하지 않고 돌려서 이야기하시는 분들을 볼 때면, 완곡하게 돌려서 이야기하는 것이 정확한 의사소통과 메시지 전달에 방해가 되는 노이즈 요소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차라리 신입사원 때 제가 부담스러워했던 그 책임님처럼, "가능하다 / 불가능하다"를 확실하게 말을 해주는 것이, 본인과 듣는 사람의 에너지를 아껴주는 방법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요즘은 완곡하게 돌려서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클리어하게 결론을 이야기해주는 것이 명확한 의사전달의 필수 요소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결론부터 정확히 말하기

 

제 생각에는 특히, 상사와 이야기할 때는 결론을 정확하게 전달해 주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을 정확하게 구분해서 Define 해주는 것이 필요하죠. 그래야 상사 입장에서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현재 무엇이 문제인지 리스트업할 수 있겠지요. 위에서 도와줘야 할 부분과 놓아두어야 할 부분을 정확하게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보고서를 작성할 때 반드시 요약문을 적도록 합니다. 그러면 요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나중에 회의록 쓸 때도 요약문을 위주로 작성 하면 되기 때문에, 에너지를 시간을 아낄 수가 있죠. 

 

엔지니어가 영업사원같이 말하면 안된다.

 

제가 무서워했던 한 상사분은, 저의 완곡한 어법을 두고 굉장히 나무라셨던 적이 있습니다. 엔지니어가 영업사원이 같이 말하거나, 정치인 같은 수사를 구사하면 안 된다는 것이죠. 알면 안다, 모르면 모른다, 됐으면 됐다, 아직 진척이 안 됐으면 안됐다 등을 정확하게 하라는 요지였어요. 그 때부터 어법이 바뀐 것 같습니다. 저도 요즘은 좀 잘라서 말하는 스타일인데, 주위에서 좀 부담스러워하기도 하더라구요. 그래도 제 말이 와전되거나 잘못 이해되는 빈도수는 상당히 줄일 수 있었습니다.

 

 

마치며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 봐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술어가 문장의 끝 부분에 위치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다른 사람들의 말을 끝까지 듣는 것이 굉장히 힘들고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일이라는 걸 알고 나서부터는 저도 가급적이면 짧게 결론부터 쳐서 말하려고 노력합니다.

 

저와 함께 일하는 어떤 후배는, 신입사원인데도 말하는 스타일이 깔끔하더군요. 자기 생각을 결론적으로 먼저 말한 다음에 그 뒤에 이유를 설명하는 방식으로요. 예를 들면 이런 식이죠. "아직 진행이 안 됐습니다. 이유는 이것 때문입니다." 또는, "실험 결과는 이렇게 나왔습니다. 이치에 맞지 않는 결과인데,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원인 파악을 위해서 이런저런 논의를 누구와 하고 있습니다."

 

그 친구가 실제 일을 잘하는지의 여부를 떠나서 완곡하게 말하는 화법을 사용하면 일단 듣는 사람의 부담을 많이 줄여준다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의사전달을 정확하게 함으로써 자신감이 있어 보이기도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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