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verview
독서법에 관한 책을 한창 열독할 즈음에 함께 샀던 책이다. 당시에는 그냥 한 번 읽고 두었는데, 요즘 다시 리뷰해 보니까 담아 둘 만한 내용들이 꽤 많이 있었다. 책의 내용은 제목만으로도 예측할 만하다. "1만 페이지"를 1년 동안 읽어 보자는 것이다. 독서력을 "양"으로 측정하는 것이 늘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꾸준한 독서 습관을 함양하기 위해서 숫자로 정해진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 정도를 체크하면서 의욕을 북돋울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유익한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도 연말까지 1만 페이지 독서를 꾸준히 실천해 보기로 했다.
보통 독서량을 측정할 때 쓰는 지표로는 "권수"가 가장 대표적이다. 한 달에 몇 권을 읽자, 일 년에 몇 권을 읽자 등등. 대개 그런 목표에 따라 한 권 한 권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정말 지루하고 재미없는 책을 만나게 될 때 극복할 방법이 없게 된다. 꾸역꾸역 절반 정도 읽었는데 더 이상 진도를 못 나가게 되었을 때, 그야말로 "꾸역꾸역" 읽었던 반 권은 그냥 허탕친 일이 될 테니까. 그렇게 독서의 재미가 떨어지고 한동안 독서를 멈추고 하다 보면 어느 새 연초에 세웠던 "권수 채우기 목표"는 흐지부지되고 온데간 데 없게 될 터이다. 저자는 그런 부작용의 대안으로, 어떤 책이든, 중간에 읽다 말았어도 페이지는 누적해서 세라는 컨셉에서 "1만 페이지"를 키워드로 내세운다. 300페이지짜리 보통 단행본이라면 30권에 해당하는 양이겠지만, "연간 30권을 읽자"라고 권했더라면 이 책의 독창성은 발휘되지 않았을 것이다.
책을 읽다가 중간에 접어도, 안 읽은 것이 아니다. 열 페이지 읽고 덮어도, 열 페이지만큼의 생각을 저자와 나눈 것이고, 의식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법. 그런 측면에서 독서력을 페이지 수로 측정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동안 독서에 슬럼프가 찾아왔다. 보이지도 않고, 저절로 밥 먹여 주는 것도 아닐진대 뭐한다고 이렇게 책을 미친 듯 읽는가 하는 생각이 갑자기 찾아온 것이다. 마침 이럴 때 다시 독서법 책을 읽게 되니 (어쩌면 필연이었을 수도 있다) 다시 한 번 의욕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독서의 유익이야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독서법 책도 많은 내용이 겹치다 보면 거기서 거기겠지만, 독서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던 초심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볼 수 있게 되었다.
당연한 이야기도 책으로 다시 만나면 새롭다. 독서법 책을 다시 꺼내들기 전부터, 그래 유익하겠지, 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것을 저자와 함께 다시 나누다 보니 "머리로 알던 것"이 다시 한 번 가슴으로 녹아드는 느낌이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생각의 충돌을 통해 의식을 넓히는 것도 독서의 유익 중 하나겠지만, 내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을 찾아 냄으로써 격려를 받고 지지를 받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유익인 것 같다.
연말까지 10,000페이지 읽겠다는 목표는 이제 10%대를 향해 가고 있다. 더욱 심기일전 하겠다.
● 기억에 남는 구절, 그리고 느끼고 배운점.
우리는 책을 통해 수많은 사람을 만나는 행운을 얻는다. .... 책은 결국 하나의 세계이고 하나의 사람이다. (18~19)
- 예전에 김병완 작가의 책에서도 비슷한 말을 본 적이 있는데, "책은 하나의 세계이다"라는 말은 참 멋진 것 같다. 그야말로 책의 유익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 것 아닌가. 100권의 책을 읽으면 100개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자리에 앉아서, 만원 남짓의 돈으로 하나의 세계를 경험한다는 자체가 참 멋진 것 같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독서를 생의 목적과 목표로 삼은 것이 얼마나 유익한 것인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서울대학교병원 흉부외과 김원곤 교수, 그는 50대에 접어든 어느 날 더 늙기 전에 외국어를 하나 배워볼까라는 생각을 한다... (21)
- 그리고 7년간 4개 외국어를 동시에 공부해 외국어의 달인이 되었다고 한다. 저 나이에도 뭔가 배우려는 열정을 가졌다는 자체가 존경할 만 한 것 같다. 나도 평생에 걸쳐 항상 뭔가를 배우려는 자세를 잊지 않도록 하겠다. 왜 돈을 벌려고 하는가? 책 살 돈이 필요해서. 그리고 뭔가 배울 자금이 필요해서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게 아니다. 뭔가를 하는 적극적인 행동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과 무엇인가라도 해 보련느 사람은 당연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27~29)
- 독서 슬럼프에서 당장 뛰쳐나오도록 나를 자극한 한 마디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삶의 자세를 드러내는 행위"라는 것이다. 뭔가 해보려고 발버둥치고 있다는 것이다. 뭔가라도 이루겠지. 목표를 향해, 계속 뛰자.
1만 페이지 독서법으로 자신의 독서량을 사고(思考)하면 좋다. (56)
- 양을 채우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특히 독서는 더더욱 그렇겠지만, 숫자로 이루어진 측정지표가 있으면 목표와 현실 사이에 갭을 명확히 알 수 있고, 얼마나 목표에 가까이 갔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 의욕을 끌어올릴 수 있다. 1만 페이지라는 목표 설정은 지치지 않고 독서할 수 있게 해 주는 툴로서, 유익함이 있다.
바쁜 시간을 쪼개 읽어야 집중력이 높아진다.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의 저자 이시형 박사는 약간의 긴장감이 공부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너무 늘어져서 읽으면 긴장감이 풀린다. (71)
- 이 책도 읽어보아야겠다!! 맞다. 시간이 없을수록 집중해서 읽게 되고,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 더 많은 양을 읽어낸 경험이 있다. 그걸 경험해 본 내가 왜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고 있을까? 읽기 싫었던 것은 아닌지. 반성.
조금은 수고스럽고 번거롭더라도, 기록으로 남겨둬야만 나중에 책을 떠올리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블로그 등 인터넷 공간에 자신이 읽은 책과 감상을 적어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공유한다. (73~74)
- 동감. 그저 읽기만 하면 체에 물을 붓듯 다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콩나물 시루에 부은 물이 다 빠져나가도 콩나물이 자라는 것처럼, 읽기만 해도 의식은 성장하겠지만, 그래도 기록으로 남기면서 다시 한 번 책의 내용을 되새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쌓인 독서 노트들은 자기만의 포트폴리오가 되어 자신을 홍보하는 또 다른 수단이 될 수 있다.
주로 책의 전반부에 담아둘 만한 내용이 많았다. 후반부는, 담아둘 만한 내용이라기보다는 직접 적용할 만한 실제적인 테크닉이 담겨 있다는 면에서 유익함이 있다.
사실, 이 책을 서점에서 구매할 때는 "맨날 독서법 책만 읽으면 진짜 독서는 언제 할꺼냐" 하는 생각이 약간 없지는 않았지만, 독서법 책을 읽는 것은 독서가 아니라고 누가 말할 것인가? 머지 않은 미래에 독서코치가 될 사람으로서, "독서법"에 관한 책은 일종의 "사상무장"같은 의미가 있다.
가치투자 주식 도서를 여러 번 읽으면 자신감이 생겨서 실전반에 들어가 저평가된 주식을 담대하게(?)사게 된다. 가치투자를 하면 누구나 너도나도 돈을 벌 것 같지만, 사실 그러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수익의 90퍼센트는 보유 기간 중 2% 구간에서 달성된다고 하던가) 그러면 처음에 시작한 방법론이 맞는지를 의심하면서 흔들리거나, 손해보고 팔거나, 약간의 수익만 나면 팔아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가치투자 입문서를 계속 읽어 주어야 흔들리지 않는 법. 그것은 일종의 사상무장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평생 독서가로 살기로 마음먹었다면, 주기적으로 독서법 책을 들추면서 독서의 유익함을 다시 되새기고 되새겨야 슬럼프에 빠지지 않고 자기의 확신을 견고히 지킬 수 있는게 아닐까 싶다.
● Action Item
나는 이미 올해 꽤 여러 권 읽었으므로, 조금 더 챌린징하게 지금부터 연말까지 10,000페이지를 읽어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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