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빨리 읽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책을 읽고 싶은데 시간이 없는 독자들은, 어떻게든 제한된 시간 내에 좀더 빨리 읽을 수 있는 기술을 익히고 싶을 때가 많을 것 같다.
독서가 왜 필요한지, 왜 중요한지를 깨닫고 나서 독서법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었다. 대부분 “빨리 읽으려 하지 말고 한 권이라도 제대로 읽으라”는 조언이었다. 맞는 말이다. 권 수를 채우려고 대충대충 빨리 읽으려고 애써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제한되어 있고 읽어야 할 책은 많다. 불필요한 습관을 제거해서 제한된 시간 내에 좀더 많은 양의 책을 읽을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배워보지 못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꼼꼼하게 정독해야 할 책과 그렇지 못한 책을 신속하게 가려내기 위해서라도, 제한된 시간 내에 책의 내용을 간파하는 기술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실용 독서>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즉, 빠르게 정보와 지식을 뽑아 내야 하는 실용서적이라는 전제하에) 책의 구조를 빠르게 파악하고 주요 내용을 신속하게 골라 내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책의 구성 패턴을 파악하면 걸러 낼 것과 주의깊게 읽어야 할 것들을 구분할 수 있게 되고, 내용별로 가중치를 두어서 최대한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메시지이다.
책은 크게 3부로 되어 있고, 세부챕터는 10개로 이루어져 있다. 1부에서는 패턴리딩의 개념과 원리가 무엇인지, 그리고 패턴리딩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책을 구성하는 뼈대 (패턴)을 먼저 파악하고, 이 구조 하에서 단편적인 정보를 배열하며 읽는 기술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책을 좀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으며, 독서에 있어서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빨리 읽으면서도 이해도를 최대치로 끌어 올릴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라고 제안하고 있다.
제2부에서는 실제 패턴 리딩의 기법을 설명하고 있다. 패턴리딩을 익히기 위해 사전에 준비할 내용 (마인드셋과 환경조성), 그리고 실제적인 패턴리딩 실천 단계를 차근차근 소개해 준다. 개인적으로는 사전 준비 파트에서, 독서의 목적과 동기부여를 분명히 하는 것이 리딩 속도와 이해도를 높여 준다는 대목이 동의가 되었다. 그저 읽는 것과 목적을 가지고 읽는 것은 집중도 자체가 다르고, 키워드를 발견하는 능력 자체가 다르다. 또한 반복해서 읽을 것을 권하고 있다.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 이론에 비추어 생각해 보면, 빠르게 반복해서 읽는 것이 천천히 한두 번 읽는 것보다 더 많이 기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
패턴리딩의 실제적인 단계는 이와 같다. 반복적인 과속 읽기를 통한 독자 나름대로의 구조 파악, 그리고 목차와 머리말, 꼭지 제목 등을 통해 저자의 구조와 내가 세운 구조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는 작업, 고리단어 (각 페이지 내지는 문단마다 하나씩 존재하는, 전체 내용을 이어주는 키워드) 찾기, 그리고 반복 읽기를 통한 패턴화가 그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책의 전체 구조가 머릿속에 들어온 상태에서 키워드를 중심으로 읽고 기억함으로써, 한 글자 한 글자 읽는 수고를 덜면서도 빠른 내용 파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3부에서는 패턴리딩의 활용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패턴 리딩을 학습에 접목한 패턴 러닝, 그리고 기업경영활동에 독서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북멘토, 독서치료 등의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빠르게 읽기”라는 책의 핵심에서는 다소 벗어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꼭 읽어야 할 부분을 꼽자면, 2장 ‘패턴리딩의 원리’, 그리고 4~5장에서 제시하고 있는 실제적인 패턴리딩 방법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지엽적인 이해도에 매달려 장시간의 노력을 들이고도 책의 구조와 내용이 머릿속에 남지 않을 바에는, 전체 구조를 파악한 상태에서 보다 중요한 내용들을 키워드 중심으로 기억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전략인 것 같다. 어차피 읽을 책은 많다. 빠르게 패턴을 파악하고 읽을 수 있어야, 반복해서 깊게 깊게 읽고, 초서하고, 음미할 책을 골라낼 수 있다.
패턴리딩으로 책 한 권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적어도 서너 번의 반복 독서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빠르게 읽는다고 대충 읽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패턴 리딩은 빠르게 읽어 치우기 위한 방법이 아니다. 오히려, 반복해서 읽음으로써 구조를 파악하고 좀더 제대로 읽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추천할 만하다.
<기억에 남는 구절>
패턴리딩은 단편적인 것을 먼저 보지 않고 전체적인 흐름, 즉 패턴을 우선적으로 파악한 후, 나머지 단편 정보를 배열하면서 읽는 기술이다. (39)
독서의 목적이 강할수록 독서의 속도뿐만 아니라 이해력, 기억력도 훨씬 높아진다. (92)
패턴리딩을 통해 우리는 1시간에 약 6번 정도 책을 ‘보게’된다. 이를 통해 책의 내용을 반복적으로 습득하게 되고, 오래 기억할 수 있는 효과를 보게 된다. (98)
동기부여의 효과는 속도만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퍼포먼스나 집죽력, 기억력을 키워 주기 때문에 반드시 자신만의 동기를 만들어야 한다. (110)
과속읽기 그 자체가 아주 당황스러울 정도 (분당 12,000 ~ 15,000단어)로 빠르게 읽도록 함으로써 집중력을 키워주고, 평소엔 사용하지 않던 감각까지 일깨워주는 효과가 있다. (120)
이 (패턴화) 단계에서 과속읽기를 통해 한 번 더 읽고, 중요 부분을 강화함으로써 기억력을 강화하고 이해도를 높이며, 놓친 정보를 확인하여 재입력할 기회를 준다. 전체의 구조가 파악되면 패턴을 알게 되어 중간이나 끝 부분에 어떤 애용이 나올지 알 수 있다.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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