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회사는 취업하고자 하는 인식이 많죠. 연봉도 높고 복지제도도 잘 돼 있다는 인식이 강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이 업계에서 꽤 오래 일했고, 다양한 직무와 부서 사람들을 보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 그건 바로 ‘워라밸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는 거였죠....
제도는 잘 갖춰져 있다.
두 회사 모두 유연근무제, 재택근무, 해피프라이데이, 사내 복지시설 같은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서나 소개자료만 보면 워라밸이 잘 보장되는 것처럼 느껴지죠. 그런데 실제 근무 환경은 편차가 큽니다.
예를 들어 생산기술, 공정기술, 설비 같은 현장 직무는 교대근무가 기본이에요. 주간조, 야간조가 번갈아 가며 돌아가고, 갑자기 이슈가 생기면 근무 시간이 바뀌는 건 예사입니다. 연구개발 부서도 프로젝트 일정이 몰릴 땐 야근과 주말 근무가 반복되곤 해요.
물론 일부 관리 부서는 정시 퇴근이 가능한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워라밸 좋다’는 사람도 있거든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부서와 직무에 따라 느끼는 워라밸은 정말 편차가 큽니다.
성과를 내려면 결국 시간과 몰입이 필요
어디든 마찬가지겠지만, 반도체 회사에서 빨리 성장하거나 눈에 띄는 성과를 내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집중력과 시간 투자는 필요합니다.
공정이 불안정할 때는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몇 날 며칠을 데이터와 씨름해야 하고, 설비 문제가 생기면 새벽에라도 공장에 들어가야 하거든요.
성과는 그냥 따라오는 게 아니라, 그걸 끝까지 붙들고 있는 사람에게 돌아간다는 걸 자주 봤어요. 이런 사람들은 문제 해결에 대한 책임감이 크고, 특히 디테일에 민감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남들보다 오래 붙잡고 고민하는 사람. 결국 그런 사람들이 빠르게 성장하더라고요.
워라밸 중심의 선택도 나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이 그렇게 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은 자신의 생활 리듬이나 가족과의 시간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워라밸이 유지되는 부서를 선호하더라고요.
그럴 땐 스태프 부서나 상대적으로 긴급 대응이 적은 업무를 선택해서, 안정적으로 일하는 방식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단지, 그렇게 하면 성과평가나 승진 속도, 핵심 과제 투입 기회 등에서는 조금은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걸 감안해야 해요.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고, 그런 선택도 충분히 합리적이고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반도체 업계는 근본적으로 성과 중심의 구조입니다. 제도는 잘 갖춰져 있어도, 성과에 대한 압박이나 기술적 책임감은 줄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리듬으로 일할 것인지, 얼마나 깊이 들어갈 것인지는 개인이 결정해야 할 문제인 것 같아요.
몰입하고 집요하게 파고들면 그만큼 빨리 성장할 수 있어요. 대신 워라밸은 조정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삶의 균형을 더 중시한다면 안정적인 업무를 선택해 꾸준히 유지하는 방향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마무리하며
결국 중요한 건,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싶은지, 어디에 가치를 두는지를 아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워라밸과 성과는 양립이 불가능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는 서로 조율이 필요한 관계입니다.
이 업계에선 선택이 분명한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어떤 길을 가든, 그 선택에 따른 책임과 보상을 감당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해요.
회사가 방향을 정해주진 않아요. 결국은 각자가 선택한 방식대로, 자기만의 리듬을 만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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