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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의 독서노트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by 데이빗_ 2016.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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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verview


 시간과 노력을 들여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배울 가치가 있는 것을 하나 꼽자면 "배우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아닐까 싶다. 효과적인 학습 방법이란 어떤 것인가? 이 책은 인지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좀더 효과적인 학습 방법은 어떤 것인지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학습에 관한 통설을 뒤집는 연구 결과들에 적잖이 놀라게 된다. 그렇지만 우리의 상식을 뒤집는 연구 결과들이, 결과적으로는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너무나도 당연한 한 가지 진리를 가리킨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라움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Easy Come, Easy Go.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너무나도 효율적으로 보이는 방법을 사용해서 너무나도 비효율적인 학습 효과를 얻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번역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원저가 어렵게 쓰여져 있어서 그런 것이었을까, 아니면 번역 스타일 자체가 그래서였을까. 매끄럽게 읽히지 않고 계속 앞으로 돌아가서 다시 읽고, 또 다시 되짚어 읽게 만들었다. 껄끄럽게 읽힌다고 해야 할까. 그 탓인지, 많지 않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1주일 이상을 이 책과 씨름해야 했다.


● 주요 내용, 배운 점, 그리고 느낀 점.


노력을 많이 들여 배운 지식일수록, 더 깊이 남고 오래 간다. 쉽게 배운 지식은, 모래 위에 쓴 글씨처럼 오늘 배우면 내일 사라진다. 우리는 바람직하게 학습하고 잇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다. 배우는 과정이 느리고 힘들거나 생산적이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면, 더 생산적으로 보이는 전략에 마음을 빼앗긴다.

결국은, 어렵게 힘들게 배워야 오래 남는다는 뜻이다. 책의 서두 부분에서 제시하는 이 문장은, 결국 책의 내용을 가장 짧고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결과가 될 것이다. 이 이야기가 결국 저자들이 마지막까지 하고 싶었던 내용이다. 쉽게 배운 것은 쉽게 잊힌다. 이 책의 나머지 부분은, "어떻게 어렵고 힘들게 배울 것인가"에 관한 논의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반복 읽기에는 세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배운 내용이 기억에 오래 남지 않으며, 내용에 익숙해짐에 따라 완전히 통달했다는 느낌이 들면서 자기도 모르게 일종의 자기기만에 빠지게 된다는 점이다.

결국, 달달달 외우기, 밑줄 치면서 자꾸자꾸 읽기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학습한 내용을 "단기 기억 저장소"에 담아 두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장기 기억으로 옮겨져 이후에 다시 떠올릴 수 있게 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특히, 내용에 익숙해져서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은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가. 학창 시절에 암기과목 교과서를 달달달 외워도 결국 시험에서 머릿속이 까매진 이유가 있었다. 반복해서 읽기는 좋은 학습 방법이 아니다.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을 기억 속에서 인출하는 연습은 학습과 탄탄한 기억을 위한 강력한 도구다... 인출에 더 많은 노력이 들수록, 그 지식은 인출 덕분에 더욱 탄탄해진다. ... 반복 인출은 기억을 더 오래 지속시켜줄 뿐 아니라, 더 다양한 상황에서 쉽게 인출할 수 있고 다양한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지식을 축적한다.

컴퓨터 공학에는 어떤 데이터를 자주 불러올수록, 더 고속의 저장소로 불러와서 효율적인 작업을 하게 해 주는 개념이 있다. 기본적으로 데이터는, 속도가 느린 하드 디스크에 저장되어 있다. 프로그램이 돌다가 어떤 데이터를 불러오게 되면, 비로소 속도가 더 빠른 "메인 메모리"로 인출된다. 그 데이터가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데이터일수록, 더 빠른 저장소인 "캐시 메모리"에 저장해 둔다. 그럼으로써, 자주 인출하는 데이터를 더 빨리 불러오게 되어 작업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효과가 없는 것으로 결론난 "달달달 외우기"의 대안으로서, 저자들은 "기억에서 꺼내는 연습"을 제안한다. 말하자면 쪽지 시험이나, 친구들끼리 서로 문제를 내고 맞추게 하는 등, 공부한 것을 기억에서 꺼내 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정보가 저장되어 있는 저 어딘가 깊숙한 뇌세포로 가는 길을 탄탄하게 만들어 주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학창 시절에 공부를 잘 하던 어떤 친구는, 일단 한 단원을 공부하고 나서 백지에다가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모두 써 본다고 하는데, 과연 효과가 큰 방법이었구나. 이렇게 함으로써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확실한 피드백이 가능하고, 기억에서 꺼내는 연습을 하면서 시냅스가 튼튼해지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뒤섞어서 연습하라. 교차 연습은 나중에 다양한 문제의 유형을 구분하고 점점 늘어나는 정답 후보 중에서 해답을 고르는 능력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한 가지를 통달한 뒤에 다른 주제를 가지고 공부하는 것은 결국 익숙함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결국 여러 단원이 뒤섞여 순서 없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 시험에서 응용력을 발휘할 연습을 차단하는 것이다. 교차연습을 통해 서로 "달라 보이는 것들" 사이에 흐르는 좀더 근본적인 원리를 파악하게 해 주는 이득을 누릴 수 있다. 더불어, 한 가지를 이제 겨우 알만해졌는데 다른 걸로 넘어갔다가, 잊혀질만할 때 다시 공부하는 방법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인출 연습"을 하게 되는 것이다. 서로 다른 상황에 적응하는 연습은, 배울 때는 힘들지만 결국은 더 오래 남게 하는 방법인 것이다.


어렵게 배워야 오래 남는다. ... 오래 지속되는 탄탄한 학습을 위해 완료되어야 할 일: 

첫째, 새로운 대상을 단기 기억에서 장기 기억으로 재부호화하고 통합하면서 단단히 뿌리 내리게 해야 한다. 

둘째, 그 대상을 다양한 단서와 연관 지어 나중에 그 지식을 능숙하게 회상할 수 있어야 한다.

힘들여 배움으로써 기억은 더더욱 강화되고, 잠재 의식 속까지 스며들어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달달달 외우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또 달달달 외우고 익숙해지는 훈련 방식은, 결국 실전에서 맞닥뜨리는 다양한 환경에서 능숙하고 창의적으로 지식을 사용하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인출연습, 교차연습 등,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힘들게 배우면", 그 과정에서 기억으로 흐르는 신경끈이 더더욱 견고해져서 실전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결국 "바람직한 어려움"을 포함해서 공부하는 것은 비효율적으로 보이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 결론


배운다는 것은 단지 "기억하는 것"그 이상이다. 배운다는 것은 머릿속에 새로운 지식을 담는 과정을 넘어서, 그것을 어떤 상황에서도 자유롭

게 떠올리고 활용할 수 있도록 뇌를 훈련시키는 과정인 것이다. "가장 효과적이고 쉬운 학습 방법"을 찾았다면, 독자여, 길을 잘못 들은 것이리라. 이 책은 오히려 "가장 어렵게 배운 것이 가장 오래 남는다"는 불변의 사실이, 왜 진리일 수밖에 없는지를 과학적으로 밝힌 것이다. 기꺼이 어려움을 감수하고, 기꺼이 가시밭길을 헤쳐서 배우겠다는 의지가 중요한 것 같다.


기본적으로 회사 업무는 여러 사람의 헙업으로 이루어진다.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이 만들어 낸 데이터를 모두 다 숙지하고 기억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 책에서 제시하는 내용들, 인출 연습과 교차 연습, 그리고 반추와 생성 등의 테크닉을 이용해서 좀더 효과적으로 확실하게 습득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힌트를 얻었다. 대학교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받고 나서부터, 진짜 실전 공부, 실전학습이 시작되었다. 이 책은 업무가 곧 공부인 현대 직장인들, 그리고 공부가 곧 본업인 학생들이 반복해서 읽을 만하다. 현업에 적용할 만한 흥미로운 도구들을 제공하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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