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첫 시도 : 리디북스

전자책 첫 시도 : 리디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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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북스라는 전자책 사이트를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책을 사서 재단한 다음 그것을 스캐너에 넣어서 한장한장 스캔한 다음 PDF 로 묶어서 전자책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꽤 유용했다. 그 유용성에 관해서는 2012년 7월 즈음에 자작 전자책 만드는 것에 관해 썼던 글을 참고하면 될 듯 하다.

처음에는 전자책을 만들고 원본책은 모두 갖다 버렸지만, 이제 "소장"이라는 가치를 위해 책을 보존하고 싶어졌는데, 책을 자르면 이것을 다시 복원하기가 귀찮다는 단점이 있었다. 업체에 보내서 복원을 요청하면 되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비용이고, 책을 한두권 사는 게 아닌데 살 때마다 책을 자르고 복원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노동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상용 전자책 사이트를 이용하기 꺼려했던 것은, 전자책의 종류가 많지 않고, 구매한 서점에 종속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어서였는데, 리디북스 사이트에 가 보니 생각보다 책의 종류가 많았다. 리디캐시로 10만원을 충전해 놓으니 9천원 정도 할인도 받을 수 있고,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무엇보다도, 회사에서 눈치 덜 보고 휴대폰으로 간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종이책을 샀다면 pdf로 변환하기 위해 책을 자르고 스캔하고 다시 합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뿐더러, 그렇게 해도 그림 파일이기 때문에 글자 크기 조절이나 검색 등이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리디북스 전자책은 아이폰, 아이패드 등 기기에 맞게 글자 크기가 조절이 되어서 훨씬 더 읽기가 편했다.

회사에서는 책을 읽기가 수월치 않다. 종이책을 들고 다니면 금방 눈에 띄어서 눈치가 보이고, 쉬는 시간에 짬짬이 읽기가 쉽지가 않다. 틈 나는 시간을 노려서 책을 읽어야 하는 입장에서는, 전자책을 들고 다니며 읽는 것이 가장 최적의 수단인 것 같다. 10분 20분 동안 종이책 기준 20~40페이지 읽을 수 있다면 그만큼 독서량은 늘어나는 것일 테니, 책은 읽기 위해 존재한다는 대명제에 충실하고자 한다면, 회사에서는 전자책을 읽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구매하고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읽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다만 단점이 있다면, 책을 모으고 소장하는 재미는 없다는 것이다. 모름지기 책이란 게 책꽂이에 꽂아 놓고 보는 재미도 있는 법인데, 그렇게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다른 사람과 책을 함께 볼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나만의 재산이라는 측면에서 실물재산을 보유하는 것이 만족도가 더 큰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아쉬움이 큰 부분이다.



<아래는 내가 2012년에 페이스북에 썼던 글>

집안에 있는 책들을 수납할 공간이 없고, 오래 보관함에 따라 책들이 변색/파손되는 문제들이 심각해져서, 고민 끝에 집에 있는 모든 책을 싹 다 스캔해서 pdf로 만들고, 전자책으로 만들어서 보기로 했다.

책이 몇백 권 됐기 때문에 한장 한장 스캔을 받는 것이 어려워서 고속 스캐너도 사고, 스캔한 책을 어디서나 보기 위해 아이패드도 샀다.

집에 있는 책들의 제본된 부분을 재단기로 잘라서 고속스캐너에 넣고 자동 스캔을 하면, 십여 분 정도만에 PDF 로 된 전자책 파일이 나온다. 잘려진 책들은 처음에는 아까운 마음에 보관했었는데 별로 쓸 일도 없고 공간만 차지하는 것 같아서 모두 버렸다.

그렇게 장비 구축하고 삼사백 권 되는 책을 틈틈이 스캔해서, 나만의 전자책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는 데 일 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 아직도 백여 권 정도 더 해야 하지만, 바쁘기도 하고 이런저런 핑계로 미뤄두고 있는 참이다.

요즘도 새 책을 종종 사는데, 사자마자 바로 잘라서 스캔을 먹이고 바로 버린다. 새 책을 사자마자 뜯어서 버린다는 게 아깝기는 하지만, 형태만 전자책으로 바뀌었지 내용은 보존된다는 점에서 보면 그렇게 아까운 일만도 아니다.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바꾸고, 태블릿 PC 에 넣어서 보게 된 이래, 수납부담 해소 외에도 예측하지 못한 장점들이 몇 가지 있었다.

우선, 언제 어디서든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측면이 제일 좋은 장점인 것 같다. 특히 외출중에 책을 읽기 위해서 가방에 책을 넣어 들고 다녔었는데, 한 권만 들고 읽으면 지루한 감이 있기 때문에 두세 권씩 들고 다니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전자책으로 바꾼 뒤로는, 뷰어 역할의 태블릿 PC 만 있으면 수십 권, 수백 권도 담아 다닐 수 있기 때문에 기호에 따라 언제든지 원하는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아이패드는 늘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책을 읽을 자투리 시간과 틈을 더 많이 얻을 수 있게 되어, 결과적으로 전에 비해 독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용이해졌다.

더불어, 이것은 개인적으로 큰 장점이라 생각하는 것인데, 잠자리에 누워 자기 전에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침대에서 책을 읽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엎드린 자세 외에는 책장을 넘기면서 책을 읽기가 수월하지 않다는 것을.. 태블릿 PC 는 종이책처럼 저절로 덮이거나 접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손에 들고 간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구나 불 꺼 놓고도 화면을 통해 책을 읽다가 잠이 오면 언제든 태블릿을 끄고 잠자리에 들 수 있으니 얼마나 편리한가? 낮 시간에는 업무로 너무 바쁘고, 또 실제 바쁜 것보다 마음이 더 바빠서 "독서" 라는 것이 할일 없는 한량들이나 하는 짓이라는 강박 관념에 눌릴 때가 종종 있지 않은가? 자기 전에라도 글을 읽을 기회가 생긴다는 것은 큰 장점 중의 하나이다.

훼손의 문제 없이 책을 영구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전자책은 파일의 형태이므로, 파일 자체가 훼손되지 않는 한 변색되거나 낡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책을 새 책의 상태로 영구보존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장점으로, 약간의 기술적 테크닉을 사용하면, 스캔된 책의 활자를 모두 글자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한 문구를 책으로부터 검색해 낼 수 있다. "아, 이 구절을 어느 책 어디에서 보았더라.." 하고 고민해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장점은 종이책에서 얻을 수 없는 매력적인 부분일 것이다.

이외에도 몇 가지 장점이 더 있지만 나중에 기회가 있을 때 더 쓰기로 하고, 셀프 전자책 구축을 하고자 할 때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좀 있다.

첫째, 저작권 문제이다. 종이책이라 해서 복사/전재/무단배포가 불가한 것은 아니지만, 파일 형태의 전자책은 무단 복사와 불법 유출을 하기 위한 노력과 수고가 거의 들지 않는다. 마우스로 끌어다 놓는 손가락 운동 정도가 노력이라면 노력이랄까. 책을 복제하는 것은 법률상 중대한 범죄 행위이고, 적발되었을 시 무거운 댓가를 치러야 한다. 상용 전자책은 복제방지기술이 적용되어 있어서 그나마 낫지만 스스로 스캔해서 만든 전자책은 이러한 복제방지 장치가 되어 있지 않으므로, 소유자의 엄격한 윤리 의식에 의해서 철저하게 통제되지 않으면 저작권법위반으로 직결된다는 단점이 있다. 스캔된 전자책을 복사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내가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바로 거절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절대로 자기만 보겠다고 약속을 칼같이 했어도, 한 번 파일이 유출된 이상 그 전자책 파일에 대한 통제권은 전혀 없다. 누군가 나에게 스캔을 부탁해서 전자책을 만들어 주었어도, 내 컴퓨터에는 그 파일을 절대 남기지 않고 삭제해 버린다.

둘째, 집에 종이책이 완전히 없어져 버리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특히, 훗날 결혼해서 자녀를 두게 되었을 때, 궁극적으로 종이책이 한 권도 없는 집에서 아이들이 커 간다는 것은 분명 뭔가 문제가 있다. 나의 경우, 한글을 막 깨우친 4~5살 무렵에 눈에 보이는 모든 활자를 해독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읽어지니까. 우리 집에, 다락방을 모두 채울 만큼의 책이 있었는데, 눈에 보이는 대로 그냥 읽었다. 어린아이가 무엇을 알겠는가? 수준에 맞는지 안 맞는지도 모른 채, 모르는 단어는 엄마아빠한테 물어가면서 그냥 읽었다. (요즘은 어린아이들이 책에만 몰입해 있는 것이 결코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들이 종종 나온다.) 다섯 살 무렵쯤 아버지의 서재 (다락방) 에 굴러다니던 한수산 씨의 소설책을 읽었던 내용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 있다. 그 때 무작정 읽었던 독서.. 아니, 활자해독 놀이가 나의 독서습관과 어휘력, 사고력, 유년기의 학습능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요샛말로 하면 조기교육을 잘 받았다고나 할까. 요컨대, 집에 책이 많이 있는 환경 (아동용 그림동화책 말고도, 다양한 성인도서들)은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독서습관 계발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 아버지는 젊은 시절부터 책을 사 모아서 자연스럽게 내가 책에 둘러싸인 환경에서 태어날 수 있었지만, 내가 아이들을 낳는다면 걔네들은 나와 같이 종이책에 둘러싸인 환경에서 독서를 배울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 어린아이들에게 타블릿 전자책으로 독서교육을 할 것인가? 이것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요즘은 책을 사서 스캔한 다음 그것을 다시 제본해서 보존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이미 버린 책들은 다시 인쇄를 해서 종이책으로 재현하거나..

(오프토픽이지만, 어떤 뉴스에 보니, 타블릿에 익숙해 있던 세 살짜리 아이에게 그림책을 줬더니, 몇 번 쓰윽쓱 문질러도 반응이 없자 신경질을 부리면서 책을 집어 던지더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

여하튼, 언급한 몇몇 단점에도 불구하고,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바꾸고자 하는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200만 원 가까운 돈을 들여 장비를 구축했지만, 최소 열 배 이상의 값어치를 했다고 자평할 수 있다. 책은 책다워야 한다는 반론도 있지만, 지식의 보존과 정보의 전달이라는 책 본연의 목적에 비추어봤을 때, 책을 잘라서 전자책으로 만든다는 것은 책을 더욱 책다워지도록 만드는 방법 중 하나이다. 책을 함부로 대하면 안된다는 반론도 있지만, 별로 쓸데있지는 않은 반론이므로 자세한 언급은 생략. ^^

그럼에도, 종이책이 좋다는 사람들도 있다. 전자책의 효용을 십분 누리는 나도, 종이냄새 나는 오리지널 책이 그리울 때가 있다. 다만, 선호/비선호의 프레임과, 효용가치 증대 여부의 프레임 중에서 후자를 더 중요하게 보았을 따름이다. 페북친구들의 생각은 좀 더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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