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는 만능일까?

기도는 만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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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만능인가? 기도만 하면 되는가?

기도는 모든 일의 출발일지언정 만능의 보검은 아니다. 


우리가 잘 알듯, 영적 세계는 물질 세계의 "배후에"있지, "물질 세계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께서도 이 땅에 개입하실 때 "사람의 모습"으로 몇 차례 오셨고, "사람을 통해" 일하셨고, 때로는 "자연 현상"들을 통해 이적을 보이셨다. 결국, "영적인 세계"가 곧 "물리 세계"는 아닌 것이다. 영적 세계와 물리적인 세계 사이에는 몇 가지 연결 고리가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럼에도 기도만 하면 모든 것이 저절로 해결되니 열심히 하나님께 매달리고 구하고 믿으라? 진리가 아님에도 용기를 주는 그런 일시적인 "이모션 테라피", 즉 감정요법이 아직도 성행하고 있고, 또 잘 팔리고 있다.


신실하지만 학업 성적은 그렇게 좋지 못한 학생이 열심히 기도하면서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야 있겠지만, 기도가 저절로 성적을 올려 주는 것은 아니다. 만약 주일 예배, 수요 예배, 새벽 예배, 토요일 모임 등 빠지지 않고 교회에서 살다시피 하는 신실한 고등학생이 있다면, 나는 그에게 한 가지약속해 줄 수 있다. 학생은, 주일 예배 대신 학원 수업을 듣고 철야예배 대신 입시 준비에 매달리는 경쟁자보다 분명 성적에 있어서는 뒤쳐질 것이라고. 


성적을 올려 주는 것은 지식이고 공부이다. 어쨌든 시험지에 정답을 마킹해야 성적이 나올 것 아닌가. 열심히 기도했으니까 저절로 성적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지체하지 말고 텔레파시를 배우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다. 그래야 시험장에서 저절로 답이 떠오를 테니까. 조금 더 "육적이고 세속적인" 방법을 제시하자면, 학원이나 인강을 등록해서 수업을 듣고 기초 문제집을 열 권 정도 푸는 방법도 있다. 


기도가 직접적으로 성적을 올려주는게 아니라도 "기도를 통해서 진로나 공부 방법을 알려 주실 수는 있지 않는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 기도한다고 저절로 진로가 떠오르거나 기억력이 생기거나 지혜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지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고 치열하게 생각해야 진로와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그보다 더 영적인 (그리고 좀더 쉬운) 길을 찾자면, 원하는 진로 몇 가지를 다트판에 써 놓고 기도한 뒤에 (손을 들고 방언을 하면 더 효과가 좋다!)  다트를 던져서 꽂힌 곳을 찾는 방법도 있다.


성적이나 부, 필요한 물건들을 기도가 저절로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다. 끊임없이 문제를 풀고 훈련해야 성적이 오르는 것이고, 열심히 모으고 열심히 일해야 부가 따라오는 것이고, 돈을 주고 구입을 해야 물건을 얻을 수 있다. 기도한다고 저절로 지혜가 떠오르는 것도 아니다. 열심히 생각하고 독서하고, 매일 글을 쓰고, 다른 사람의 말을 귀기울여 듣는 노력이 수반되는 과정에서 지혜가 생기는 것이다. 즉, 기도와 응답 사이에는 행동이라는 연결 고리가 따라야 한다.


믿음에 기반한 기도로 우리는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용기를 얻을 수 있다. 거기까지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불신앙인 것 같지만, 믿음과 용기는 골리앗도 쓰러뜨릴 수 있는 씨앗이 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직접적으로"주실 것은 거기까지다. 용기, 즉 긍정적인 신념에 기반을 두어야 치열하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 기도를 통해 얻은 힘을 가지고 책을 사 보고 세미나를 듣고, 수업을 듣고, 공부를 해야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이다. 그런 아이디어가 자기의 노력을 통해 온 것이라 해서 "육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게 얻은 생각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우리는 행동할 근거를 얻을 수 있고, 행동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 결과가 응답이 될 것이다. 


결국, 결과의 직전에는 행동이 있다. 결과의 직전에 기도가 있는 것이 아니다. 기도와 응답 사이에는 믿음, 용기, 확신, 생각, 지혜, 통찰, 행동이라는 연결 고리가 있다. 그리고 결과까지 가는 여정에서 도우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알게 모르게) 개입될 뿐이다. 


기도는 만능이 아니다. 기도와 우리의 의지는 분업해야 한다. 하나님의 은혜가 모든 이에게 부어졌어도 그 은혜에 의지적으로 반응하는 자만이 구원을 얻듯, 모두가 교회에서 골방에서 기도할 수는 있지만, 응답을 받는 이들은 오직 의지를 가지고 움직이는 소수일 뿐이다. 기도한다고 저절로 믿음이 생기고, 저절로 확신이 생기고, 저절로 지혜와 통찰이 생기고, 저절로 행동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 단계단계는 "하기 싫어도 움직이는"의지, "뭔가 기쁨과 확신이 차오르지 않아도 한 발 옮기는"행동이 필요한 것이다.



이와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 (야고보서 2장 1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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