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자로 훈련받은 백그라운드 때문인지 몰라도
숫자로 입증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성격입니다.
예측 실력이 없어서 그런 것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정성적인 분석이나 미래 예측보다는
장부상 숫자로 나타나는 가치에 더 중점을 두고서 투자하는 스타일입니다.
요즘은 성장성이 아주 강조되는 분위기이다보니까
정량지표로 PBR 이야기만 꺼내도 질책하는 분들이 가끔 계셔서 조심스럽습니다만
BPS는 (장부의 신뢰성이라는 문제가 있지만) 그 기업의 현재가치를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이 되고
따라서 가치에 비해 내가 얼마나 싸게 혹은 비싸게 사느냐라는 측면에서 PBR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이런 말씀을 먼저 드리는 이유는, 고PBR 성장주 투자가 진정한 투자로 인정받는 상황에서
성장성 없고 재미없는 회사를 언급하기가 망설여져서입니다. 종교적 신념과 비슷할 만큼 예민한 주제인데
앞뒤 꽉 막힌 교조적인 투자철학이 싫으신 분들은 백스페이스.. 눌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개인적으로 아이투자를 사용해서 투자 기업을 소팅하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PER 이 낮은 회사를 중심으로 골랐는데
이익의 Fluctuation 은 매우 심할 수 있기 때문에,PBR 낮은 순으로 소팅해서 고르고 있습니다.
PBR 낮은 순으로 고르면 최근 몇 분기 EPS 컬럼이 있는데,
맨 위에서부터 훑어 가면서 이 값이 모두 양수인 회사들을 분석해 봅니다. 즉, 적자가 없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아이투자 V차트라는 툴이 매우 편리하고 직관적으로 되어 있더군요.
기업의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여러 투자지표를 시계열로 보여주는데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중시하는 차트는 BPS-주가 차트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10년간 BPS 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고, 그 증가율도 상당히 가파릅니다.
양 끝에 2005년과 2015년 BPS 를 띄워 놓았는데 그 비율의 0.1승 (10년치니까) 해 보니 연평균 15% 정도 되는군요.
최근 주가가 지지부진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BPS 에 주가가 커플링되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BPS 는 자꾸 높아지는데 주가가 지지부진할수록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듯이 보이는군요.
"이런 회사가 좋은 회사이다" 라고 주장하려는 의도는 아니고,
그냥 개인적으로 그런 회사들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니 참고정도만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높아지는 BPS 가 모두 유형자산으로 가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합니다.
그래서, 기업의 자산이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살펴보면,
위 차트처럼 당좌자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회사들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몇몇 회사들 (화천기공, KPX케미칼, 경남스틸 등) 은 당좌자산이 저것보다 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던데
대창단조는 이익잉여금 증가분만큼 시원하게 증가하지는 않지만 추세적으로 당좌자산이 증가하고 있어서
기업이 전체적으로 더 여유로워지고 있는 상황으로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당좌자산 증가여부와 함께 꼭 두 가지를 체크하고 있습니다.
1. 저 돈이 모두 남의 돈은 아닐까? "자산" 이 곧 "자본" 은 아니기 때문에, 부채비율/유동비율도 함께 봅니다.
2. 주주들에게 자꾸 손벌리는 회사는 아닐까? 유상증자 등으로 자산이 늘어나는 것은 개인적으로 크게 반기지 않으므로..
3. 당좌자산이 매출채권만 자꾸 늘어나는건 아닌가?
부채비율 18퍼센트, 유동비율 411 퍼센트로 아주 우량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본증가가 당좌자산 증가로 이어지고 있고 (곧 돈먹는 하마가 아니고)
부채비율도 낮아서, 주주 몫의 (기계덩어리/건물덩어리가 아닌) 당좌자산이 그만큼 많이 확보된 걸로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이 차트는 자본총계와 이익잉여금, 그리고 "자본금+자본잉여금" 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데
10년간 자본금+자본잉여금이 증가하지 않은 것을 보면 주주들에게 손벌리는 회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당좌자산이 모두 매출채권이어서 부실한 재무제표를 숨기고 있는건 아닌지만 확인해 주면 안심이 될 것 같습니다.
이건 차트로 직접 확인은 어려울 수 있겠네요. 재무제표에서 직접 확인해야 할 것 같고
더불어 수십 년 영업해 온 회사이고 지난 10년간 적자 없이 잘 이어져 왔다면
어느 정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볼드체가 제가 행하는 정성적 분석의 전부입니다. 제 지식과 안목으로는 그 정도가 최선의 정성적 분석이기에...ㅜㅜ)
그 다음으로 매출/영업이익/순이익을 확인합니다.
미래 예측은 잘 하지 않습니다. 그저 지난 10년간 잘 해왔으니 앞으로도 그정도는 유지해 주겠거니 하고 생각하거나
혹은 그러기를 바랄 뿐이지요.
다만, 이 업종이 순식간에 뒤집어져서 망할 수 있을지만 상상해 볼 뿐입니다.
매출액은, 성장하는지 여부를 보지는 않습니다. 적자가 있나 없나만 봅니다.
정체되어 있어도 적자보지만 않으면 BPS 는 쌓이고, 주주 재산은 늘어나는 거니까요.
다행히도 2012년 이후 줄어들고 있는 매출/이익이 어느 정도 지지되고 있네요. 최근 조금 회복되는 모습도 보이고요.
이 회사는 이 정도는 방어해 줄 수 있겠구나 하고 상상할 뿐이지
어떤 미래를 확신하거나 예측하지는 않습니다.
ROE 도 높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ROE 가 높은 회사들은 대개 비싸더군요.
저는 비즈니스 모델이 그저그래도 꾸준히 돈 벌고 적자 안 내는 회사를 찾는 스타일이어서요.
10년간 ROE 의 최저점은 6.54% 이고, 현재는 14.2% 정도입니다.
업황이 아주 나빠져도, 6% 정도는 방어해줄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ROE 6% 라도, 지금 PBR 0.7 을 가정한다면.. 썩 좋은 건 아니지만, 저는 좀더 쌀 때 샀고,
(BPS가 증가하고 있으므로) 매수가격을 기준으로 한 PBR 은 점점 떨어질 거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안 됩니다.
물론 제조업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시는 분들은 그마저도 우려하실 수 있습니다만
첨단 IT 가 아닌 이상.. 앞으로도 굴삭기 부품은 필요할 것 같더군요. 크게 성장하지 않더라도요.
건설경기가 좀 살아나서 매출이 늘어주면 좀더 땡큐일 것 같습니다.
배당수익률은 2% 가 제가 요구하는 하한선이고, 3% 이상 주면 땡큐고요,
작년에 배당금을 두 배로 늘렸더군요. 저도 소액 받았습니다.
앞으로 이만큼 배당성향을 유지해 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겠습니다만,
설사1000원으로 줄어들어도 2%는 받을 수 있겠네요.
직전 4분기 기준으로 한 이 회사의 PER은 6이 약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일관성 있는 이익에서 PER 이 낮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업종에 따라 적정 PER 이 다르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동의할 수 없는게
예컨대 직접 비즈니스를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면
10,000 원 투자해서 고철장사로 1년에 2,000원 버는 것과
같은 돈 투자해서 첨단산업으로 1년에 500원 버는 게 같다고 본다는 게 선뜻 이해되지 않더군요.
"야, 첨단산업은 500원 벌 때 사두면 나중에 5000원 벌 수도 있잖아!"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지금 당장 내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이 더 중요한 소심한 1인으로서는.. 그냥 저PER 투자 하는게 맘편할 것 같습니다.
투자정보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툴로 대략 스크리닝이 되면
나름대로 기업가치를 측정해 봅니다.
PBR 로 투자해도 안전마진 확보가 가능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야마구치 요헤이 공식을 조금 변형해서
자기자본에서 유형자산과 무형자산 빼 주고,
그 값에서 투자자산의 20% 감해주고 재고자산 10% 감해주고, 매출채권 5% 감해주고
10년평균 EPS 의 6배를 더해주는 식으로 나름 기업가치를 가늠해 봅니다.
그렇게 차트를 뽑아보면 대창단조 같은 경우는 아래와 같네요.
단위는 억입니다.
시총은 시계열로 표시한게 아니고 그냥 기준선입니다.
만든지 좀 된 차트라서 지금 시총과 같은지는 모르겠네요.
기업 제품의 품질을 분석하고 경쟁상대를 분석하고 거시경제를 분석하는
고차원적인 투자 방법을 가지신 고수분들이 보시기에는
정말 초보적이고 보잘것 없는 방법일 것 같기는 합니다만,
초보부터 고수까지 나름대로 자기 생각을 풀어놓으면 또 누군가는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부족하나마 올려 보았습니다.
제 기준에 맞는 그런 회사들이 몇몇 있더군요.
화천기공, 미창석유, KPX케미칼,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현대차 등등..
피드백 주시면 감사하겠구요, 혹시 제 생각에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 주시면 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제 투자관은 "이익 예측보다는 자산에 집중한다"
"미래보다는 지금 싸게 사야한다" 는 두 가지입니다.
타계하신 월터 슐로스 님께서 열여섯 가진가 투자조언을 남기셨더군요.
그 분이 남기신 유명한 조언을 읽고서 가지게 된 투자관은 아니지만,
뒤늦게 읽고서 참 많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Try to buy assets at a discount than to buy earnings. Earnings can change dramatically in a short time. Usually assets change slowly. One has to know how much more about a company if one buys earnings."
저는 기업에 대해 많이 몰라서... ^^; 자산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모두들 성투하세요~ 꾸벅.
투자 추천글이 아닙니다. 개인적인 공부노트이기 때문에 참고만 하시고, 투자결정은 언제나 스스로 하셔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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