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놀이가 될 수 있을까?

일이 놀이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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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도 놀이가 될 수 있다면... ㅜㅜ

 

일을 놀이처럼 할 수 있을까?

신입사원 시절, 정신없이 일을 배우느라 좌충우돌 하고 있을 때였다. 모듈장을 맡으셨던 부장님께서 지나가시다 말고 뜬금없이 물으셨다. "재밌냐?" 얼떨결에 대답했다. "네, 재밌습니다." 그러자 부장님은, "그래, 재미있으면 됐어~" 하고 툭 던지고 가셨다. 

재미있으면 됐다니? 결과가 안 나와서 꾸역꾸역 하고 있는데? 그래도 재미있었다. 끙끙 머리 싸매다가 아이디어가 하나씩 떠올랐고, 선배들에게 물어 가면서 하나씩 알아 가는 과정이 재미가 있었다. 물론, 월급도 학교 때보다는 많이 나왔고, 사람들도 다들 좋았으니까 더욱 즐거웠다. 

재미없는 일을 하는 것만큼 불행한 게 있을까? 또는 같은 일을 하더라도 재미있게 할 수 있다면, 충분히 행복한 인생일 것이다. 김정운 교수의 "노는 만큼 성공한다" 를 읽고 있는데, Chapter 2, "일의 반대말은 여가가 아니라 나태" 에서는, 자기 일을 놀이처럼 즐길 수 있는 사람이 곧 행복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말한다. 하기싫은 일을 하는 사람은 인생을 따분한 "일"과 즐거운 "여가"로 나누어 생각하겠지만, 자기가 일의 주인이 되는 사람은 곧 놀듯이 일하기도 한다.

일과 놀이가 예전만큼 엄격히 구분되지 않는 시대가 되고 있다. 일은 응당 힘들고 따분하고 어려운 것, 그래서 주말이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월화수목금 버티는 것이라는 인식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경영자나 관리자의 관점에서 보면, 일에서 재미를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직원들은 회사를 떠난다. 더 이상 외적 보상, 또는 처벌로 "열심히 일하도록" 직원들을 통제할 수 없는 분위기와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래서, 자율출퇴근제도 만들고, 워라밸도 강조한다. 전사 차원에서 행복을 강조하고, 어떻게든 자발적이고 자율적으로 일하도록 하기 위해 갖가지 다양한 방안들이 시도된다. 

한편 개개인의 차원에서도, 자기 일에서 놀이적인 요소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인생의 즐거움이 반감될 것이다. 좀더 주도적으로, 자율적으로, 뭔가 그 안에서 재미를 찾으면서, 평가나 보상에 연연하지 않으면서 일할 수 있다면, 좀더 나은 삶이 아닐까 싶다. 

 

주요 내용

더 이상 직원들은 외적인 보상으로 통제할 수 없다. 

- 위협이나 보상을 수단으로 해서 직원을 통제하려는 시도는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일시적으로는 그런 유혹에 끌릴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이끌어낸 행동을 지속시키려면, 역시 지속적인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

- 애나 어른이나, 보상으로 이끌어낸 행동은 지속하지 못한다. 내적 동기에 의해 유발된, 즉, 진심으로 즐거워하고 재미있어할 수 있어야 창의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다.

- 요즘은, 조직에 충성해서 살아남으려 하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가족과 워라밸이 더 중요하고, 자유가 더 중요하다. 고과를 무기로 사람을 옥죄는거? 요즘은 통하지 않는다.

 

일중독이 오버씽킹을 부른다.

- 지나친 걱정거리가 일중독자를 만든다. 일중독자라고 열심히 효율적으로 일할거 같지만, 오히려 그렇지 않다.

- 성공한 사람일수록 오버씽킹을 한다 - 지나치게 걱정거리가 많고, 노심초사하고, 안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산다. 이런 생각이 또 전염된다. 

- 행복하기 위해 사는 거라면, 왜 불행하게 걱정거리를 끌어안고 일해야만 할까?

 

우리는 왜 노는가?

- 왜 노는가? 여러 이론이 있다. 의식의 각성 정도를 유지하기 위한 피드백으로서. 너무 각성되어 있으면 쉬고싶고, 너무 무료하면 자극적으로 놀고 싶은 심리

- 고전적으로는 잉여에너지론 (힘이 남아서 논다는 설) 과, 휴식론 (힘들어서 쉰다는 설) 이 있다. 놀이는 일상에서의 부정적 경험을 해소해 주는 기능이 있다. 한편, 아동은 놀이를 통해 가상의 존재를 상상하는 과정에서 발달이 촉진된다. 놀이를 통해 가상과 현실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법을 배운다.

- 놀이의 특징이란? ① 일상과 구분된다 / ② 내적 동기에서 출발한다 / ③ 과정을 즐기는 과정이다 / ④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 ⑤ 즐거워야 한다.

 

 

생각해볼 거리

일과 놀이가 구분되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 함께 일하는 Follower 들이, 일을 놀이처럼 생각하지 않고 "여가와 분리된 것"으로 여긴다면, 오래 가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만약 그런 친구들이 있다면, 어쩌면 일을 놀이처럼 여길만한 환경을 내가 조성해 주지 못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자율출퇴근이 전사 차원에서 정착 되었지만, 정작 현업에선 아침에 회의도 해야 하고, 회의를 하려면 전날 있었던 이슈를 취합해야 하니까 일찍 와야 한다. 내가 신입사원 때는 그렇게 했는데, 요즘 신입사원들은 아홉 시 반에도 오고 열 시에도 온다. 은근히 일찍 올 것을 요구해 보았지만 ... 이미 자율출퇴근제 시행 이후에 입사한 친구들에게는 "여덟시 반까지 오세요" 라는 요청 자체가 이상한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게 동료들의 자율감과 유능감을 떨어뜨리고 일을 놀이처럼 생각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일지도 모르겠다.

후배 사원들이 자기 일을 놀이처럼 좋아하도록 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 주어야 할지 내년에는 좀더 깊이 고민해 보아야겠다. 그리고 더불어... 내 일을 놀이처럼 좋아하기 위해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도 고민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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