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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의 독서노트

독서후기 : 대통령의 말하기

by 데이빗_ 2016.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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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게 된 동기>

먹는 행위 못지않게 배설 행위가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지식과 사상을 습득하는 것 못지않게 그것을 밖으로 표현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잘 쓰고 잘 말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책을 읽고 있는데, 왕도는 없는 것 같다. 많이 말해 보고 많이 써 보는 것밖에. 책 한 권 읽었다고 갑자기 글을 잘 쓰게 되거나 말을 잘 하게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책에서 배운 것들 중에 몇 가지는 기억 속에 남아 있지 않을까. 그러면 글쓰기나 말하기 연습을 할 때 조금이라도 의식하면서 조금씩 개선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사서 읽어 보았다.

<Overview>

"화법"에 관한 책이 아니다. 정치 철학이 담긴 책이다. 그렇다고 정치 철학 책도 아니다. 화법에 관한 책이다. 메시지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한 기술 이전에, "철학이 담긴 메시지"를 내면에 가지고 있는지를 독자들에게 묻고 있다. 나는 정치적으로는 보수색에 가깝지만, 이 책을 읽고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어떤 정치 철학에 기반을 두고 있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계기가 되었다. 그에 대해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철학적으로, 사상적으로 더 알아 보고 싶어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너무 말이 많았다는 것. 이 책을 읽어 본다면, 그가 과연 정말로 생각없이 말을 막 하는 사람이었는가를 다시 한 번 질문해 보아야 할 것 같다. 개그 프로나 드라마처럼 그저 소비재에 불과한 한국의 정치 관전 풍토에서, 그는 시대를 앞서 지나치리만큼 진지했다. 어쩌면 개그 프로에서 이것은 개그가 아니라고 외쳤기에 배척받은 게 아니었을까.

​​<담아둘 만한 구절, 그리고 생각한 것>

​​말을 잘 하는 것과 말재주는 다른 것이다. 국가 지도자의 말은 말재주 수준이 아니고 사상의 표현이고 철학의 표현이다. 가치와 전략, 철학이 담긴 말을 쓸 줄 알아야 지도자가 되는 법이다.

- 좋은 연설과 담화는 그것을 꾸미는 기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 담겨 있는 코어(Core), 즉 핵심적인 철학이 무엇이냐 하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다. 미사여구를 배우기보다는 올바른 철학과 사상으로 내면을 단련하는 것이 첫 걸음이 아닐까.

- 나는 과연 가치와 철학이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일까. 30대 중반, 이제 눈 깜짝하면 40이 되겠지. 이제는 경제적 풍요를 의미하는 "잘 살기"보다도, 철학과 가치, 나는 이것을 위해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그 한 가지를 품고 살아야겠다는 의미에서 "잘 살기"를 추구해야겠다.

​​말하기의 기본은 분명한 소신이라는 사실이다. ... 확고한 소신과 이를 바탕으로 한 정면 돌파가 중요하다... 말하기의 기본은 문제의 핵심이나 본질을 회피하지 않는 자세다.

- 앞의 인용과 같은 맥락에서.. 입장과 소신이 분명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어떤 것에서든. 그러기 위해서는 많이 읽고, 많이 듣고, 많이 배워야겠다.

- 결국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사느냐이다. 철학과 소신이 분명한 사람만이 설득력 있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고, 그래야만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니.

​​감동은 표현에 있지 않습니다. 사실, 즉 팩트(Fact)에 있습니다.

- 이 책에서 한 문장만 뽑아 내라면 이것이 아닐까. 미사여구가 아니다. 소신과 철학, 그리고 팩트가 기본이다. 기본에 충실한 말하기만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탄핵이라는 극단적 상황을 앞두고도 그는 자신의 철학을 굽히지 않았다. 일국의 대통령이기에 더욱 흥정이나 거래를 할 수 없다는 그의 생각은 확고했다. 결국 '사과 거부'는 탄핵소추 의결과 직무정지로 이어졌다.

- 옳다고 믿는 바를 위해서 반대와 핍박도 두려워하지 않으려면 심지가 굳어야 한다. 사실 노 정부 관련 몇몇 인사들의 공개된 후일담에 따르면, 노전 대통령은 당시 심각한 심적 고뇌에 시달렸던 것 같다. 각오한 일이었다 할지라도 심적으로 괴로운 일이었다면, 사과 거절을 결단하기까지는 수많은 망설임을 거치지 않았을까?

- 어쨌든 사상 초유의 직무정지 사태를 불러올 줄 알면서도 사과를 거부하는 '소신'을 가지려면, 그 배경에 상당히 뿌리깊은 철학이 자리잡고 있어야 했으리라.

​​찾아낸 자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다른 것과 차별화시키려면 다시 한 번 가공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설득력 있는 지표로 만드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그것이 훌륭한 콘텐츠를 만드는 방식이다. .. 정책 내용을 꿰뚫고 있으면, 말과 글을 통해 사람들을 설득할 콘텐츠가 많아진다.

- 결국 설득력 있는 말거리를 위해서는 데이터가 중요하다. 엔지니어로서 업무에 정통해야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다는 가장 기본적인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었다. 리더의 자리에서도 디테일을 꿰고 있으려면 얼마나 치열하게 몰입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인가.

치열한 사색과 연구가 이야기 소재를 풍성하게 제공한다. 그런 만큼 글을 쓰고 말을 하는 사람들은 머릿속의 창고를 날마다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

- 독서와 사색. 나는 아직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초보 독서가이지만, 나에게 독서는 그냥 취미나 지식획득의 수단이 아니다. 나에게 독서는 평생에 걸쳐 이루어야 하는 큰 공부이자 업이다. 이렇게 마음먹은 이상, 나도 확고한 소신과 철학을 가진 리더의 자리로 향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애써 생각해 보면서.

​<액션 아이템>

이제부터 자기계발서나 재테크 책 위주로 읽던 독서 편식을 벗어나서, 철학, 정치, 인문, 사회과학 쪽의 책을 읽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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