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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의 독서노트

독서후기 (2017-25) :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

by 데이빗_ 2017.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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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엔지니어 출신의 명상 교사 차드 맹 탄이 쓴 마음챙김/명상 소개 및 지침서이다. 영문판 책 제목인 <Search inside yourself> 로 검색하면 구글스러운 디자인의 책이 나온다. 최근 명상에 관한 책을 몇 권 읽고 있는데, 명상이 유익한 감정적 능력을 계발하는 데 좋은 훈련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명상이라고 하면 불교에서 쓰는 수련 방법이라고 여겨서 (기독교의 입장에서는) 이단시하거나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오해와 우려를 어느 정도 불식시키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명상이란, 일종의 심리 훈련이다. 몸의 특정한 부분을 반복적으로 훈련시켜서 신경과 근육을 단련하고 어떤 행위에 능숙하게 되듯이, ​심리적으로 특정한 패턴을 연습함으로써 감정의 동요를 줄일 수 있고, 주의력을 개발하고 훈련시킬 수 있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고, 결국은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에 유익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것이다. 이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신경가소성’이라는 개념을 가져온 것은 참신한 발상이다. 결국 신경가소성의 원리에 따라, 반복적으로 연습한 심리적/감정적 패턴을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다면, 이왕이면 좀더 유익한 패턴을 많이 계발해 놓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책에서 제시하는 명상의 방법은 간단하다. 첫 단계는, 2분 정도 가만히 앉아서 호흡에 신경을 집중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차례대로 신체 부위에 신경을 집중하고 의식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이와 같은 마음챙김을 일상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걸어다닐 때도 발끝에 느껴지는 압력에 신경을 집중하거나, 밥 먹을 때 음식의 맛이나 씹는 질감에 집중해 보는 것이다.

이런 주의집중 훈련을 통해 우리는 한 가지 일에 신경을 집중하여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계발하게 된다. (실상 업무나 공부에 투입하는 시간 대비 제대로 집중해서 일을 처리하는 시간의 비율이 아주 낮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주의를 집중하여 일하는 연습은, 업무의 실수를 줄이고 성과의 질을 올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또한 이런 주의집중 연습은, 궁극적으로 제멋대로 부유하는 생각과 감정을 통제할 능력을 강화한다. 인간관계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업무성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심적 괴로움을 겪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일로 인해 당황하게 될 때, 이런 마음통제 훈련이 잘 되어 있는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대응하는 대신 침착하게 의도를 가지고 대응할 수 있다. 일차적으로는 마음의 평온을 유지할 수 있고 (즉, 심적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고 = 행복을 유지할 수 있고), 당황하거나 동요된 상태에서 대응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을 가능성도 많다는 것이다.

우리는 운동 연습이나 악기 연습과 같이, 신체의 정교한 동작도 반복적인 연습에 따라 점점 능숙해진다는 개념에 대해서는 익숙하다. 하지만 감정과 심리상태, 그리고 생각도 이와 같이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능숙해진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사실, 정교한 손동작이나 신체활동보다는 책상머리에 앉아서 컴퓨터로 일을 처리하는 많은 직장인들에게는 이것이 더 중요한 연습일 텐데 말이다. 운동 선수들이나 악기 연주자들도 정교한 신체 동작과 함께 마인드 컨트롤을 연습하는데, 직접적으로 몸을 쓰지 않는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중요한 훈련일 것인가.

명상은 어떤 종교적인 의미를 품은 수행 활동이 아니다. 종교에 따라서는 명상을 통해 궁극적 진리를 깨닫고 구원에 이를 수 있다고 볼지도 모르겠지만, 크리스찬의 입장에서 보면 명상만을 가지고 절대자를 깨닫는 경지에 이를리도 만무하고, 그것으로 영혼의 구원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 사람도 없다. 정신 훈련이라면 일단 백안시하고 보는 일부 기독교 근본주의 분자들의 생각처럼 그렇게 위험한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명상은 일종의 과학적인 활동이고, 정신근육을 강화하는 연습일 따름이다. 기타의 크로매틱 연습을 통해서 속주가 가능해지고, 팔굽혀펴기 연습을 반복함으로써 몸짱이 되듯, 호흡 집중과 마음챙김 연습을 통해서 일상 속에서의 집중력과 감정 통제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것이다.

아직 명상을 본격적으로 연습해 보지는 않았다. 그냥 새벽에 3~4분씩 호흡 연습을 해 볼 따름이다. 명상 연습의 효과 때문인지는 몰라도, 회사에서 좀더 마음의 안정을 갖추고 일할 수 있었다. 주위 상황의 변화에 휘둘려 감정이 이리저리 동요되는 일도 줄어들었다. 무슨 거창하고 복잡한 방법이 필요한 것도 아닌 것 같다. 전문 명상가들에게는 자세나 호흡법 등도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될지 모르지만, 나처럼 그저 일상 속에서 마음을 좀더 잘 통제하고 집중력을 계발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이 책에서 소개하고 추천하는 방법에 따라 연습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

<기억에 남는 구절>

감성지능은 업무 면에서 세 가지 중요한 기술을 갖추도록 해준다. 바로 뛰어난 업무성과, 탁월한 리더십 그리고 행복의 조건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이 그것이다.

감성지능은 훈련될 수 있다. 성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런 주장은 ‘신경가소성’이라는 새로운 학문분야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는 우리가 생각하고 행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뇌의 구조와 기능을 바꿔놓는다는 개념이다.

단 3개월간 마음챙김 명상을 엄격하고 강도 높게 훈련하면 주의 깜박임 증상을 크게 줄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니까 우리의 뇌는 마음챙김 명상훈련을 통해 자극을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법을 배우게 되며, 그 결과 첫 번째 목표물을 처리한 후에도 여전히 두 번째 목표물을 처리할 수 있는 정신적 자원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주의는 자연스럽게 아주 유쾌하거나 아주 불쾌한 것들 쪽으로 쏠리게 마련이다. 따라서 자신의 주의가 호흡과 같은 중립적인 것을 향하도록 스스로를 훈련시킨다면 그 외의 어떤 것에도 주의를 집중할 수 있다. 호흡에 주의를 고정시킬 수 있다면 수업이나 회의에도 훨씬 더 잘 집중할 수 있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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