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후기 (2017-27) : 백날 해도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큐티를 바꿔라

최근 아내가 교회에서 제자예비학교라는 프로그램에 등록해서 훈련을 받고 있다. 훈련 교재를 보내 꽤 잘 되어 있는 것 같고, 신앙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많은 도구들을 소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중에 하나가 큐티 (QT: Quite Time 의 줄인말) 인데, 개인적으로 하나님과 만나는 경건한 시간을 통해서 신앙이 자라고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귀가 열린다는 것이었다.

큐티에 대해서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나와 같은 젊은 세대의 크리스찬들은, 학생 때부터 큐티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큐티의 중요성과 유익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실제로 행하기가 쉽지 않고, 처음에는 와 닿지 않기 때문에 몇 번 하다가 그만두기를 반복해서 습관화가 되지 않았을 뿐.

나는 성경을 매일 통독하고 있기는 하지만, 말씀 속에서 하나님을 진실되게 만난 경험은 많이 하지 못했다. 성경은 분명 말씀이 꿀같이 달다고 선언하고 계시는데, 나는 말씀이 꿀같이 단지를 모르겠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큐티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알고 시작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는, 큐티를 통해 “하나님을 아는 관계를 넘어 그분과 더 깊고도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하나님과의 친밀함은, 실제적인 경험이고, 삶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을 위해 말씀과 기도를 통해 주님과 독대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큐티를 통해 하나님과의 근원적인 친밀함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단지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용기를 얻는 도구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지혜를 받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하나님과의 친밀함이란 인생의 존재 목적 그 자체이고, 진정한 행복의 원천인 것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신앙 일기를 쓰라는 권면이다. 일기는 그 동안 계속 써 오고 있었기 때문에, 쓰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일기에 말씀 묵상으로 깨달은 것, 신앙적 통찰, 기도 등을 더 적어 보아야겠다는 것. 그러한 영적인 여정을 일기에 적어 나가다 보면 훗날 중요한 신앙적 자산이 되어 있을 것이다.

9장 <하나님을 묵상하라>에서는, 하나님을 묵상하는 실제적인 방법론에 관한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말씀을 읽고 인상 깊었던 구절을 적어 보기, 그리고 왜 그 말씀이 와 닿았는지 적어 보기,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인지 적어 보는 것 등이 그것이다. 찬양이나 경건 서적을 통해서도 묵상할 수 있다고 한다. 저자와 교감하면서 경건 서적을 읽어 가기,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면 일기에 적어 보기.

이 책을 읽고 큐티를 시작해 보았다. 시편을 펴서, 한 장 읽어 보았다. 세 번 소리내서 읽었다.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을 적어 보았다. 관주를 찾아 보며 연관 구절들을 읽어 보았다. 결론은? 잘 모르겠다. 뭔가 찡하는 느낌도 없다. 하지만 <최고의 공부>에서 배웠던 대로, 누구나 서툰 시기를 거치게 마련이다. 과일도 껍질을 깎아야 먹을 수 있듯, 익숙해질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지금 당장 달콤함을 느끼지 못한다 할지라도, 그것이 큐티가 할 필요가 없거나 동기부여가 안 되는 지루한 작업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계속해 보아야겠다. 그래도 일 년은 지속해 보아야 뭔가 조금씩 깨달아지는 게 있는 것 아니겠는가? 원하는 것은, 하나님과의 친밀함, 늘 그 분이 내 옆에 계신다는 확신과 실제적 경험으로 일상이 충만해지는 것. 그래서 어떤 외적인 풍파와 자극에도 요동하지 않고, 평생에 걸쳐 평안을 누리고 실천하는 것이다.

<기억에 남는 구절>

주님과 동행하는 사람들은 항상 말씀과 기도 가운데 주님과 독대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 시간은 당신에게 주어진 하루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말할 수 있다.

하나님께 집중할 때 그분에 대한 당신의 시각이 더욱 열리게 될 것이고, 세상적인 것들이 점점 어둡게 보일 것이다. 또한 하나님을 향한 열정이 당신의 마음 가운데 회복될 것이다. 당신은 하나님께서 말씀하기 원하시는 것들을 집중하여 들을 수 있또록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만일 당신도 이것을 삶의 습관으로 삼는다면,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하나님의 선물들과 축복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