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후기 (2017-34) : 더 좋은 기도 방법 한 가지

이미 앤드류 워맥 목사의 저서로 <재정의 청지기 직분>, <하나님의 충만함 안에 거하는 삶>, <은혜와 믿음의 균형 안에 사는 삶> 등, 세 편의 독서후기를 썼다. 이 책들을 포함하여 국내에 앤드류 워맥 목사의 저서는 11권이 소개되어 있는데, 깊은 영적 통찰력과 탁월한 논리, 그리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잡힌 견해가 특징이다. 자기 것만 옳다고 고집하지 않는 온건한 문체 등도 이분의 책을 큰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이다.

새로운 기도 방법이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속량된 신분을 강조하는 가르침 중에 어떤 것들은, 세속적 번영이나 물질적 형통 등에만 지나치게 쏠려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그런 것들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물질적 번영 이상의 본질적이고 영적인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 역시 마음에 들었다.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가? 우리의 기도는 응답되는 것인가? 기도의 응답이 지연되거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가? 이것을 주제로 삼은 기도 방법에 관한 책들이 많이 나와 있다. 많은 책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님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책 역시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가”를 다루고 있지만, 특징은 하나님으로부터 받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최선의 기도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저자는, 자기의 견해가 유일하게 옳은 기도 방법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책의 제목이 “더 좋은 기도 방법 한 가지”라고 되어 있는 것도, 이런 뜻을 담고 있다. ‘우리의 기도가 역사하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점에서 기도를 점검해 보자’는 제안이라고 겸손하게 말하고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상당한 수준의 기도의 모범을 가르치고 있다는 점에서 필독서라고 말해도 괜찮을 것 같다.

저자는 책의 전반부에서, 우리의 열심으로 하나님을 움직여 보려는 시도는 무익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직 하나님께서 일하지 않으셨고, 우리의 삶에 필요한 것들을 공급하지 않으셨으므로 더 열심히 기도해서 하나님으로부터 무언가를 받아 내야 한다는 사고방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기도를 “하나님을 움직여 볼” 기회로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뭐라도 하실 능력이 있으시지만 아직 아무 일도 하시지는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사고방식에서 본다면 기도란 하나님으로 하여금 어떤 일을 하시도록 만드는 방법인 것입니다. 당신도 이렇게 믿는다면, 당신의 기도 생활은 극도로 잘못된 기초 위에 있는 것입니다.

저자는, 우리의 열심으로 하나님을 설득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하나님께서 이미 모든 것을 공급하셨음을 인정하고 믿음으로 받아들일 것을 권하고 있다. 주는 쪽의 문제가 아니라, 받는 쪽의 문제라는 것이다. 우리가 아직 내세의 천국에 있지 않아도 이미 구원을 받았듯, 우리가 구하는 모든 것 역시 하나님께서는 이미 공급해 놓으셨다는 것이다. “이제 주님께서 행하신 것을 받아 누리는 것은 주님께 달려 있는 게 아니라 바로 당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이제 문제는 “하나님께서 당신을 구원할 것인가?”가 아니라, “당신이 하나님의 구원을 받아들일 것인가?”입니다. 선물은 이미 주어졌습니다. 당신은 그것을 받으시겠습니까? 그리스도인의 삶에 있어서 그 밖의 모든 것도 다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저자는 우리 기도의 대부분이 하나님 앞에 뭔가를 구하는 것에 치중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미 우리에게 주신 것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하나님께서 움직이셔서 주시기를 간구하면서도 (이것은 사실상 무익한 기도인데도), 하나님께 무언가를 달라고 하는 간구가 우리 기도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기도의 본질적인 목적은 하나님과의 교제이며, 하나님과의 친밀함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 기도의 대부분을 차지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 (아담과 하와)은 옷을 위해, 먹을 양식을 위해, 살 집을 위해, 또 직장을 위해 기도할 필요가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녁마다 날이 서늘할 때면 하나님과 만나 교제를 나눴습니다. 그들이 하나님과 나눈 대화에는 그들의 죄, 가난, 필요, 삶의 문제, 회개할 일, 간구와 같은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기도 –하나님과의 교제- 를 했습니다!

당신이 따로 하나님과만 있을 수 없을 때에는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도 그 가운데서 쉬지 않고 기도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과 지속적인 교제는 가능하며 하나님께서도 그것을 기뻐하십니다!

하나님과의 친밀함은 종교적이고 외식적인 행위에 의해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께서 오랜 시간 동안 중언부언 기도하지 말라고 한 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행위에 의존하는 종교생활을 금지하신 것이다. 얼마간 육체의 소욕을 제어하고 절제할 필요가 있으나, 어떻게든 우리의 종교적 열심을 가지고 하나님을 감동시키려는 시도는 불신앙적인 것임을 말하고 있다.

한번은 늦은 밤 무릎을 꿇은 채 졸다 깨서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기도할 때 졸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나님께서 응답하셨습니다. “가서 푹 자면 된다. 그러고 나면 잠들지 않고서 기도할 수 있지 않느냐!”

문제에 집중하고 불신에 기반한 기도는 응답되지 않는다. 우리의 기도는 문제를 늘어놓는 데 치중하고 있는가,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능력 있으심을 찬양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기도합니다. (중략) 그런 다음 의사가 말한 것을 40분 정도 이야기하고 나서, “… 만일 주님의 뜻이면 예수의 이름으로 저를 고쳐주세요.”라고 마무리를 합니다. 그런 기도를 하고 나서 왜 자기가 우울해졌는지 이상히 여깁니다. 그건 아무 효과도 없으며 낙심만 시키는 긱도입니다! 그런 류의 기도에 응답을 주려는 자는 오직 마귀뿐입니다.

뭐든지 당신이 집중하는 것이 크게 보이기 마련입니다. 문제에 집중한다면 그 문제가 점점 커질 것입니다.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되시는 하나님께 집중하십시오. (중략) 기도의 많은 분량이 찬양으로 채워져야 합니다. 찬양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당신에게 힘을 주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많은 신자들이 초자연적이고 신비한 경험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하고, 이런 신비주의에 빠지지 말 것을 경계하고 있다. 오히려 세미하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 영적인 예민함을 갖추고 훈련하는 것이 유익함을 말하고 있다. 번쩍번쩍하며 휘황찬란하게 응답하시는 것은 하나님의 성품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예수님조차도 자신을 가리켜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한 자라고 하셨습니다 (마11:29) 주님은 휘황찬란하지 않으십니다. (중략) 물론, 하나님께서는 귀에 들리는 음성으로도 당신에게 이야기하실 수 있습니다. 그분이 자주 그렇게 하지 않으시는 것은 당신이 그분의 세미한 음성을 듣고 반응할 때 그분께 더 큰 기쁨이 되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구하고 받는 것은 기도의 전부가 아니다. 기도의 주된 목적은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과의 친밀함을 누리고, 하나님을 경배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그것이 궁극적으로는 실제적으로 우리의 삶에 안정과 풍요를 가져오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하고 있다.

당신이 하나님의 임재 안에 들어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경배하는 것을 기도의 주된 목적으로 삼을 때 당신의 삶은 안정될 것입니다. (중략) 뭘 달라고 구하는 일을 그만두고 그저 하나님을 사랑하기 시작하면 당신의 삶의 모든 것이 호전되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주님께서 “구하라 그러면 받으리라”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기도의 전부가 아닙니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많은 신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실제 “받는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다. 효과적인 기도의 응답을 위해서는 어떤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기도해야 하는가? 저자는 기도의 응답이 즉시 나타나지 않을 때 낙심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

만일 (중략) 즉시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뭐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잖아!’라고 하고 싶은 유혹을 물리치십시오. (중략) 하나님께서 움직이셨나 아닌가를 분별하기 위해 오감만을 사용하려 한다면 당신은 하나님께 속한 것들을 놓치게 될 것입니다!

많은 책에서 강조하듯, 말의 권세를 강조하고 있다. 말하는 것을 갖게 된다. 책의 전체적인 맥락상,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말하고 찬양하고 그분의 신실하심을 고백하고 감사한다면, 결국 그것을 얻게 될 것이다. 우리의 기도가 부족한 것을 고백하는 것보다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찬미하는 데 더 집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기도 하다.

생명과 사망이 혀의 힘에 달려 있습니다. 당신이 말하는 것을 갖게 됩니다.

권세 사용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권세를 이미 우리에게 주셨다. 우리가 할 일은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애걸복걸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 된 신분으로서 담대히 문제를 향해 선언하고 명령하는 믿음을 가질 것을 권하고 있다.

만일 문제가 통증이라면 그것을 향해 이렇게 말하십시오. 통증아, 예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내 몸에서 떠나가라. (중략) 그것에게 직접 명령하십시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로서 당신의 권세를 가지고 마귀에게 떠나라고 명하십시오. 그것에 대해 하나님께말하지 말고 문제에게 직접 말하십시오. 그 다음에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행하십시오.

 

결론적으로, 하나님의 사랑과 그분의 신실하심을 고백하고 찬양하는 것이 기도의 궁극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하나님과의 친밀함을 증진시킬 수 있으며,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인도하심을 더욱 확신할 수 있다. 말한 것을 얻게 된다는 원리에 입각해서 볼 때, 하나님의 능력과 위대하심을 찬양하고 고백할 때, 실제로 그런 위대하심과 능력 있으심이 삶에 임하게 된다는 것은 자명하다. 하나님께 집중하자. 그분의 신실하심과 사랑하심에 집중하자. 내 기도는 혹시나 그저 하나님께로부터 뭔가 받는 데만 치중되어 있지 않았는가? 최근 읽은 이용규 선교사님의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듯, 핵심은 무언가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교제에 충실하게 집중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