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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의 독서노트

인문고전과 투자의 만남

by 데이빗_ 2021.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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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과 투자의 만남

 

인문학이 열풍입니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큰 재산을 일군 사람들은 인문학적 소양이 뛰어났다고 하죠. 그래서 그런지, 오랜 세월 검증되어 온 인문고전을 투자/경영/경제와 접목해서 바라보려는 시도가 많은 것 같습니다. 예스24에서 "인문학"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한 뒤 카테고리를 "경제/경영"으로만 제한하면, 네 페이지에 이를 정도로 많은 책이 검색됩니다. 직접적으로 "돈"과 연관된 책들 중에 몇 가지만 추려 보아도 꽤 많이 검색되는 것 같습니다. 

 

인문학과 투자의 연결

 

부자가 되려면,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앞으로 오를 것인지 내릴 것인지 전망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경제 예측은 어렵습니다. 앞으로의 전망을 정확하게 맞추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지도 모르지요.

 

그렇지만, 조금 덜 틀리는 방법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예측의 합리성을 조금이나마 높이게 되면, 대박을 칠 수 없을지는 몰라도 위험을 조금은 더 회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리고 (이전에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오랜 세월 검증되어 온 인문고전 속에서 그 길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습니다. 

 

 

그 와중에 "부의 인문학"이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네이버 부동산 카페에 "우석"이라는 필명을 가지신 필객이 계신 모양입니다. 그 분이 여러 번에 걸쳐 부동산 향방에 대해서 예측 글을 올리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예측이 꽤 정확하게 맞아서, 많은 사람들이 다시 찾아본다는 소위 "성지글"이 된 것 같습니다. (죄송스럽게도 저는 잘 모르는 분입니다만,.. 꼭 찾아서 읽어 보겠습니다) 

 

이 책은 필명 "우석"님이 그간의 부동산 투자를 통해 얻은 경험을 오랜 세월 동안 읽혀 온 가치 있는 인문 고전의 프레임으로 재해석해 낸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서문 중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벌어지게 될) 수많은 경제 현상들이, 어떤 신통한 예지력이 있어야 알아맞출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사람 사는 세상에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이치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생각해 보면, 나름대로 예측이 가능하다는 주장으로 이해되었습니다. 

 

기억나는 대목 소개




몇몇 기억 나는 구절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저자는 국부론에서 불명예스럽고 천시되는 직업일수록 수입이 많다는 내용을 투자와 연결지었다고 합니다. 천대되는 직업일수록 심리적인 거부감이 들어 진입장벽 역할을 하게 되고, 그런 투자처는 경쟁자가 적어 수익을 내기 용이하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합니다. 그런 점에 착안해서 집창촌 내 주택에 투자해서 성공한 사례는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정부가 화폐를 무제한 발행할 수 있는 시스템에서는 지속적으로 인플레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점도, 기존에 알고 있었지만 색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돈을 들고 있으면 결국 손해를 보는 거고, 빚을 내면 시간이 갈수록 빚 값어치도 떨어지게 된다는 건 기본적인 게임의 법칙이죠. 저자는,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적극적으로 빚을 내어, 가치가 인플레에 따라 올라가는 자산에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자동차 대출이 끝나가는데, 한 달에 몇십 만원이지만 그걸로 무얼 할까 행복한 고민을 해 보았습니다. 차를 살까, 저축을 할까.. 이 책을 읽다 보니, 원리금분할상환 기준 감당 가능한 범위 내에서 대출을 내서 땅이나 실물자산을 사 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치권에 대한 비판의식

 

왜 진보정권이 정부를 운영하면 집값이 오르는가? 라는 주제도 재미있었습니다. 저자의 말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아요.

 

"진보정권은 언제나 큰 정부를 지향한다. 진보정권은 서민과 약자를 돕기 위해서 재정지출을 늘리고 복지 정책을 확대하는 걸 좋아한다. (중략) 재정지출과 복지확대 정책은 처음엔 경기 부양이 되지만 이후엔 인플레이션으로 찾아온다고 했다. 인플레이션이 오면 자산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곳곳에서 저자는 좌파적 정책에 대한 상당한 비판의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경제민주화"라는 단어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그런 것이죠. 저자는 하이에크의 주장을 인용합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자유시장경제가 계속 존재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으로 결정하는 경제문제의 범위를 제한해야 한다. "

 

저자는 정치인들을 신뢰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정치인들은 표를 얻기 위한 정책을 수행하는 것이지  건전한 경제 발전이 그들의 목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최근에 발표된 경기도의 3기 신도시를 건설하는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데요,  뷰캐넌의 주장을 인용해서, 정부가 정치적인 압력을 받아 가면서까지 현명한 경제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 얻을 수 있는 것은?

 

이외에도 어디에 부동산 투자를 해야 하는지, GTX가 개통되면 집값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주식투자를 성공적으로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상당히 설득력 있는 통찰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자에게 경제적인 통찰도 재미있었지만, 인문고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 또 놀라웠습니다.  이를 경제 현장에 접목해 서 재해석해낸 능력도 대단히 인상깊었습니다. 뛰어난 연구 업적을 지닌 경제 전문가는 아닐지 모르지만, 현대 경제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현상들을 깊이 있는 인문학적 시각으로 풀어낸 것만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읽다 보니 고전에 대한 탐독 의지를 자극하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인문학적인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사유하고 통찰하는 연습을 시도하고 계속 지속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후견지명일지도 모르지만

 

[생각에 관한 생각] 이라는 책을 보면, 사람은 어떤 일이 벌어지고 나면 "그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던" 정황들을 엮어서 논리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내기 쉽다고 합니다. 이른바 "후견지명"효과라고 하더군요. 이 책도 (정말 박하게 보자면) 어떤 의미에서는 약간의 후견지명에서 비롯된 내용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후견지명이더라도,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예측해 보기 위한 좋은 예제가 될 수는 있겠지요.

 

정말 예측하지 못할 엄청난 대 사건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인문학적 개념들을 경제현상에 적용해서 예측하는 연습을 해 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렵지 않게 쓰여 있고, 공감가는 단락들도 많이 있으니, 재삼 읽어 보시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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