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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의 독서노트

규칙 없음 (6) - 담당자에게 모든 결정권을

by 데이빗_ 2021.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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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없음>을 읽으며 - (6)

 

 

 

 

왜 맨날 그 친구는 "팀장님께 말씀드려 보고요." 라고 말하는 걸까? 왜 협의해 놓고 사후 승인을 못 받아서 자꾸 번복을 하는 거지? 왜 저 친구한테 일을 맡겨 놓으면 자꾸 진척이 느려지는 걸까? 

 

 

 

 

소극적 업무처리의 원흉

 

관료적인 문화가 강한 조직에서는, 어떤 일이 잘못될 때를 대비해서 상사에게 승인을 구한다. 그리고 결과에 대한 책임도 상사에게 넘긴다. 해결되지 않은 일이 있을 때 위로 올려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나와 함께 일하는 팔로워들도, 의사결정 하나하나에 대해 내 승인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긴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느라 일이 진척되지 않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그렇게 되면 결국은 관리자가 업무의 바틀넥이 되는 것이다. 관리자가 업무를 빠르게 진척시킬 수 있도록 역할을 해 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업무의 진척을 가로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 이것은 뭔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직장에서 일을 진행하다 보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게 된다. 저직급자일수록 그런 경험을 많이 하게 된다. 스스로 결정권이 없으면 다른 부서와 협업을 할 수가 없다. 매 의사결정 건마다 상부 직급자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면, 담당자 자리에 앉혀 놓을 이유가 없지 않을까?

 

이런 현상은 그 담당자보다는 그의 상사 (멘토, 모듈단위 리더, 팀장, 임원) 의 책임이다. 담당자에게 충분한 재량권을 줄 수 없다면, 그를 타 부서와의 협의의 자리에 내보내지 말아야 한다. 재량권을 충분히 주지 않고 협의의 자리에 내 보낸 다음 "그렇게 말고 이렇게 처리했었어야지!" 라고 질책한다든지, "아내 왜 그렇게 이야기가 됐어? 이러이러하게 다시 이야기 해보세요." 라고 말하는 리더는, 한 마디로 리더의 자격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

 

저년차일 때는 어쩔 수 없이 스트레스를 속으로 삭이면서 협업 부서에 욕을 먹으면서 "죄송한데 아까 협의 내용을 좀 다시 수정했으면 해서요...." 하고 말할 수밖에 없겠지만, 이런 일이 조금 더 쌓이면 "그러면 직접 이야기 하세요. 저는 협의 못하겠어요." 라고 말하게 된다. 그러면 어쩌겠는가? 리더가 다 해야지 뭐.

 

 

담당자에게 전권을

 

오늘 정리해 볼 <규칙 없음> 제6장에서는, 각각의 업무 담당자가 의욕적이고 창의적으로, 그리고 빠르게 일처리를 진행하도록 하기 위해 리더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넷플릭스에서는 각 개인이 의사결정을 할 때, 상부의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한다. 각 업무를 맡은 담당자가 그 일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관리자가 휘하 직원의 의사결정에 대해 승인이나 거부권을 행사하면, 업무가 지연되고 혁신이 느려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넷플릭스에서는, 상사의 비위를 맞추려 하지 말고 회사에 가장 득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하라는 원칙을 계속해서 강조한다. 이미 최고의 인재들로 구성되어 있고 대부분의 정보가 투명하게 제공되고 있으므로, 각각의 업무를 담당하는 구성원들이 맥락에 따라 가장 회사에 이로운 선택을 스스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분산된 의사결정 모델의 조건

 

분산된 의사결정 모델이 작동하려면, 매우 높은 인재밀도와 고도의 투명성이 확보되어 있어야만 한다고 말한다. 최고 수준의 인재와 오픈된 정보공유가 보장된 상태에서, 상사가 결정권자 역할을 포기해야 빠른 혁신과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

 

설령 실패할 것처럼 보이는 제안을 들고 왔을 때에도, 그 직원을 뽑은 이유가 유효하다면 그에게 권한과 책임을 맡기는 것이 넷플릭스의 문화라고 한다.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업무 프로세스를 통해, 개개인의 직원들은 기업가가 된다. 때때로 실패할 수는 있겠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서 성공을 얻어 가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결정을 독단적으로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가? 그렇지는 않다. 의사결정의 맥락과 이유를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실패의 확률을 줄이기 위해서, 가급적 여러 사람에게서 의견을 듣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 

 

 

개인의 역량강화 + 충분한 정보공유

 

예시로 든 대화모델에서, 협업 담당자가 그 업무가 해마다 해온 업무인지 알고 있었다면, 요구사항이 간단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면, 최종본을 5월 20일까지 만들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절차가 더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면? 그건 개인의 역량일 수도 있고, 팀에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못해서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두 가지가 다 충족되어야 재량권을 가질 수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그가 그런 정보를 가질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면 
충분한 정보 없이 업무를 맡긴 상사 책임이고, 또는 평소 업무 관련 공부를 충분히 하지 않은 개인 역량 탓일 수도 있다. 어쨌든 최종적으로는 일을 시키기 전 역량과 정보가 충분한지 점검하고, 일을 시키고 나서는 그에게 충분한 재량을 주고 그의 결정을 존중해야 할 것 같다.



그 결정으로 인해서 설령 어느 정도의 손해나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어느 정도 수준에서는 감내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 어쨌든 맥락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일을 시킨 책임은 상사에게 있을 테니 말이다. 그걸 받아들일 수 없다면 처음부터 시키지 말았어야 하는 것이고. 지시 받은 업무를 수행하는 것보다, 일을 맡기는 것이 훨씬 더 많은 생각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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