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아침에 출근하면 항상, 전날 저녁에 진행된 업무의 결과를 확인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저 뿐 아니라 대부분의 이공계 직장인라면 비슷하겠지요. 지난 주 목요일은, 기대했던 결과가 나와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함께 일하는 주니어 엔지니어 한 명이, 본인이 진행한 실험 결과를 확인하더니 예상대로 나왔다며 박수를 치며 환호를 하더군요. 프로젝트 전체 차원에서 보면 큰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닐지 모르나, 자기가 맡은 업무에서는 나름대로 기대했던 결과가 나와서 좋아하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내재적 동기가 즐겁게 일하게 만든다.
전문 직장인으로서의 즐거움
흔히 있는 일이지만, 직장인 그리고 직업인으로서의 삶이라는 게 그런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프로젝트가 잘 된다고 해서 돈을 더 받는 것도 아니고, 실험 결과가 잘 나왔다고 해서 엄청난 칭찬을 듣는 것도 아니지만, 자기가 계획했던 실험이나 업무가 좋은 결과를 낼지 기대하는 순수한 기대감, 그리고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의 조바심, 그리고 예상된 결과를 보았을 때의 즐거움...
일의 즐거움이란 그런 게 아닌가 싶네요. 많은 돈이나 주위의 인정, 명예, 자리 등이 중요하긴 하지만, 가끔씩 일 자체에서 느껴지는 즐거움이라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짧게는 여덟 시간, 많게는 열 시간 넘게 사무실에 앉아 스트레스 받는 일상을 견디게 해 주는 것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소한 즐거움을 인식할수록 행복도가 상승한다.
입사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신입사원인데 소소한 결과를 보면서 "나이스!"를 외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귀엽기도 하고, 저도 마음이 즐거워졌습니다. ^^ 그게 뭐라고 그렇게 좋아할까요 ㅎㅎ 하지만, 저도 마찬가지고, 제 보스도 마찬가지고, 프로젝트에 좋은 결과가 나오면 즐거운 거죠. 당장 나에게 무슨 이익이 있지 않더라도, 그런 게 직장 생활의 즐거움인 것 같습니다.
그런 사소함 즐거움을 "의도적으로 인식"하고 충분히 누리고 지나가다 보면, 삶의 즐거움이라는 게 외적인 보상에서 오는 것도 있겠지만, 내재적 동기가 충족될 때 더 행복하고 즐거운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일종의 자부심이기도 하지요. 나는 누군가의 보상을 바라고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 자체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라는 일종의 프라이드 같은 것 아닐까 싶습니다.
조직과 리더의 역할은?
전사적으로, 그리고 로컬 부서 내에서도, 조직은 그런 프라이들르 가지고 일하는 구성원들이 소위 "현타", 즉 "현실 자각 타임"이 오지 않도록 마인드를 잘 케어해 주어야 합니다. 외적인 보상이 내재적 욕구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더라도, 외적 보상으로 인해 내재적 동기가 꺾이지는 않도록 해야겠지요. 터무니 없는 보상이나 또는 피드백으로, 구성원들이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프라이드에 의구심을 가지는 일이 있도록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한편으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라는 억압적인 지시사항이나, 논리적이고 충분한 근거가 결여된 상태에서 "위에서 시키니까 어쩔 수 없다." 라는 식으로 무작정 시키는 것, 또는 혼나지 않기 위해 일하는 방식이 지속된다면, 사소한 결과가 잘 나왔을 때 자기 일처럼 기뻐할 수 있을까요? 어쩌면 신입사원급보다는 대리급에서, 대리보다는 과장급에서, 얼굴에 점점 그늘이 진다면, 그런 조직 문화가 한몫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마치며
사소한 일에서 자기 일처럼 "나이스"를 외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은, 모든 리더의 고민이자 사명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것을 북돋아주지는 못하더라도, 꺾지는 말아야 되겠지요. ^^ 저를 포함해서, 직급에 상관없이 리더의 자리에 있거나 또는 회사를 이끄는 경영자라면, 휘하의 직원들이 그런 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프라이드를 끌어내 주고 있는지 한번쯤은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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