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후기 : 미움받을 용기

● Overview |

좀더 "쿨"하게, "쏘쿨"하게 살자고.

옛날에 아내와 아기와 같이 판교 교보문고에 놀러 갔을 때, 아내가 읽고 싶다고 고른 책이다. 당시에는 그렇게 관심있는 책이 아니었는데, 알고봤더니 꽤 유명한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들러 심리학을 다루고 있다 해서 (아들러를 어디서 들어봤는지도 기억이 안 나지만 뭔가 귀에 익었다) 눈길이 갔고, 책을 집어들었다.

심리학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이 책이 아들러 심리학의 개론서나 입문서쯤 되는 모양이다. 심리학이라기보다는 철학 책에 가깝다는 느낌이다. 한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라는 형식을 통해서 인간관계, 자기 자신,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프레임을 바꾸어 보자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회사에서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내 업무가 어떻게 평가받을지 전전긍긍하고, 늘 불안해했었는데, 이에 대해 적절한 가르침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미움받을 용기"라는 제목은 책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포괄하기에 충분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핵심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는 적당한 제목인 것 같다. 현재의 나를 결정하는 것은 "객관적인 상황"이 아니라, "상황을 바라보는 나의 주관적 관점"이라는 대전제,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지나치게 신경쓰지 말고 자기의 과제에 충실하자는 메시지,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에 너무 매이지 말자는 제안. 이 책의 메시지를 내 시각에서 풀어 보자면, "쿨하게 살자"이다. 내가 평상시에 좌우명(?)으로 삼는 어떤 문장과 비슷하다.

"각자 자기 할 일 잘 하면 됩니다"

한편으로는, 철학자의 말 중간중간 청년의 집요한, 거센 반론 때문에, 철학자의 논맥이 끊기는 듯한 인상을 자꾸 받았다. 이러한 구성이 책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수긍하는 데는 방해가 되었던 것 같다. 


● 느낀 점 / 배운 점

열등감은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주관적 해석에서 비롯된 것이다. 키가 작다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것을 나쁘게 해석하는 사람의 탓이다. 결국 열등감은 가치의 문제이고, 그것은 사회적 맥락에서 성립하는 것. 즉, 열등감도 결국은 인간관계의 문제이다.

열등감이란 전혀 나쁜 감정이 아니다. 누구나 본성적으로 지금보다 더 나아지려 하기 때문에, 지금의 상태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중요한 것은 열등감을 어떻게 표출하느냐 하는 것. 

열등감이 건전하게 표출되면, "더 나아진 나"를 경쟁 상대로 삼고 지금의 나를 자극하지만, 바람직하지 못하게 표출된 열등감은 자포자기나 변명 등의 열등 콤플렉스로 나타난다. 

대학원 때 느꼈던 무력감이 갑자기 생각이 났다. 정말로 탁월하고 뛰어난 동기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상대적인 열등감, 그리고 "나는 저만큼 할 수 없을 거야"라는 무력감 때문에 뭔가 열심히 해보려는 시도도 충분히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어쩌면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어차피 안 될 것을 아는데 굳이 노력하고 싶지 않다. 그러다 안 되면 너무 허무하잖아?" 라는 심리. 그것이 노력하지 않을 핑계가 된 것은 아닐까? 책에서 말한 대로, "한 발 앞으로 내미는 것이 무서운 거지".

결국은 용기의 문제이다. 열심히 했는데도 실패했을 때의 허무함이 두려워서 현실 안주를 택하고, "어차피 여기서 성공하기 어려워"라는 핑계를 가지고 방패를 삼는 것은 아니었는지. 앞으로도 그런 일을 만날 때는 두 가지를 꼭 기억해야겠다. 첫째로는, 너의 경쟁자들같이 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 다음으로는, 그렇게 되지 못하더라도 "실패의 두려움"을 딛고 용기를 내서 올인하자

인생은 경쟁이 아니다. 남보다 더 많이 발표하고, 남보다 더 많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에 목숨을 건다면, 불행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이상적인 나"를 향해서 지금 한 걸음 더 나아가자. 공허한 이야기 같지만, 무엇보다 현실적인 메시지이다. 치열한 경쟁, 끊임없이 남을 의식하는 삶에서 얻는 것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인생은 경쟁이 아니다. 그리고 남을 만족시키기 위해 사는 것도 아니다.

과제 분리라는 내용에서는 "각자 자기 할 일 잘 하면 된다. 남의 과제에 신경쓰지 마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 드는 의문은, 한 사람의 선택은 그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닐 텐데 남의 과제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점. 어쨌든 중요한 건 다른 사람에게 너무 간섭하지 말자. 다른 사람의 행동을 바꾸려 하지 말자.

누군가가 화나게 해도 화낼 필요가 없는 것은, 화내는 자체에 다른 사람의 행동을 바꾸려는 의도가 들어 있기 때문. 좀더 쿨해지고, 좀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겠다. 화난 사람에게 대응하는 것도 마찬가지. "네가 화난 건 네 사정이지, 내가 거기에 영향받을 이유는 없다"는 마인드.

아이가 아직 어리지만, 아이가 커 가면서 아이의 결정과 행동에 너무 간섭하지 말아야겠다. 어쩌면 너무 간섭할수록 사춘기가 되었을 때 부모를 신뢰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어려서부터 아이에게 "너를 존중하고 있다"는 표현을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눈치보고, 경쟁하는 것은 인정욕구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 다른 사람의 기대를 만족시킬 필요가 없고, 다른 사람에게 무능하다는 낙인이 찍히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평범해지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이런 두려움에서 벗어나면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 각종 멍에들로부터 좀더 자유로워질 것이다.


● 기억에 남는 문장

...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 의미를 부여한 주관적인 세계에 살고 있다. (12)

중요한 것은, 무엇이 주어졌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 (53)

우월성 추구도 열등감도, 병이 아니라 건강하고 정상적인 노력과 성장을 하기 위한 자극이다. (92)

지금의 나보다 앞서 나가려는 것이야말로 가치가 있다네.... 인간관계의 중심에 '경쟁'이 있으면.... 불행에서 벗어날 수가 없어.  (107~109)

일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비판과 질타를 받는 것, 무능하다는 낙인이 찍히는 것, "나"의 존엄에 상처가 나는 것이 싫은 걸세. (129)

타인의 기대 같은 것은 만족시킬 필요가 없다. 내가 나를 위해 내 인생을 살지 않으면, 대체 누가 나를 위해 살아 준단 말인가? (154)

누구도 내 과제에 개입시키지 말고, 나도 타인의 과제에 개입하지 않는다 (171)

남이 나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든 마음에 두지 않고, 남이 나를 싫어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인정받지 못한다는 대가를 치르지 않는 한 자신의 뜻대로 살 수 없어. 자유롭게 살 수 없지.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뜻일세. (187)

능력이 있든 없든, 과제에 맞설 용기를 잃은 것이 문제이다. (232)

타인의 평가에 관계없이, 자신의 주관에 따라 "나는 다른 사람에게 공헌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 그럴 때 자신의 가치를 실감한다. (236)

내 공헌이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다. 그건 타인의 과제이다.... 주관적인 공헌감을 가지면 그걸로 족한 것. (287~288)

평범한 것은 무능한 것이 아니다. (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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