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 없음>을 읽으며 - (5)
<규칙 없음> 제5장에서는, 비밀이 없는 문화를 추구하는 넷플릭스의 정책에 대해 소개한다.
저자는 넷플릭스에서는 투명성이 중시된다고 말한다. 보통 회사들 같았으면 직원들에게 노출하지 않았을 정보들도, 과감하게 오픈한다고 한다. 기밀 사업 정보들, 경쟁자가 알면 경영의 위협을 초래할 수 있는 정보들까지도 모두 일반 구성원들에게 공개한다는 것이다.
정보를 모두 공개했을 때의 장점은?
정보를 가감없이 투명하게 공개하면, 구성원은 회사에 소속감과 일체심을 가질 수 있다. 주인의식과 애정을 가질 수 있다. 다만, 투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외부에 노출되면 불법인 정보들은, 그 사실을 정확하게 공지해 주어야 한다.
직원들이 회사 내부 정보를 속속들이 알고 있으면, 구성원들의 "맥락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게 된다. 매번 상사나 결재 담당자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스스로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많은 회사들은 구성원을 아웃사이더 취급한다. 기밀 정부들은 극소수 내부자들만 알고, 대부분의 직원들에게는 그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회사에서 어떤 경영상 목표를 세우고 직원들을 독려하더라도, 말단까지는 "그것은 너희 목표지 내 목표는 아니야" 하고 생각하는 경향도 없지 않다.
이런 것까지 공개해야 하나?
놀라운 것은, 구조조정이나 해고계획 같은 민감한 정보들도, 그리고 아직 결정되지 않은 불확실한 단계에서부터 모두 직원들에게 오픈한다는 것이다.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라는 정보도 함께. 그렇게 해야 직원들이 스스로 자기 거취를 생각할 수도 있고,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의 충격과 동요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직원들을 해고한 뒤에는,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그가 왜 해고되었는지에 대해서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험담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적어도 왜 함께 일할 수 없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은, 투명한 소통 문화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
리더의 실수나 판단미스로 일을 망치게 된 경우에도, 정확하고 투명하게 설명해 주면 구성원들도 리더를 이해하고,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실행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나친 비밀주의의 폐해
이 챕터를 읽으면서, 조직은 어디까지 솔직해질 수 있고, 어디까지 솔직해져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되었다. 보안이나 기술경쟁력 보호라는 명분으로 지나치게 세세한 것까지 통제하다 보면, 일에 대한 주인의식이 떨어지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건 제 일이 아니라서 잘 모르는데요."
어떤 경우에는 비밀주의가 지나쳐서, 자사의 내부 사정인데도 외부 언론을 통해 접하게 되는 황당한 경우도 있는것 같다. 이런 일이 한 번, 두 번 반복되면, 직원들은 더 이상 회사와 자기가 한 몸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할 이유도, 자기의 열정과 에너지를 녹여내야 할 이유도 찾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회사느나 월급을 제공한다. 직원들은 노동력을 제공한다. 딱 거기까지. 그 이상 직원들의 자발적인 헌신과 의욕적인 업무 몰입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는 것.
개인적인 경험
최근, 소속 부서의 업무와 밀접하게 연관된 시장상황이 급격히 변화하는 일이 있었다. 그 소식을 접하고 나서, 우리 부서의 전략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에 대해 말들이 많았는데, 다행히도 담당 임원과 그 두 단계 위의 임원들이 연이어 신속하게 전 구성원 미팅을 콜해서 정보와 향후 대책을 공유했다.
이 이벤트가 우리 회사에 주는 영향이 무엇인지, 이와 관련해서 우리는 어떤 전략적 변화를 가져갈 것인지, 앞으로 언제까지 현재 상태가 유지될 것이고 언제부터 변화가 있을지, 그것이 확실한 것인지 아닌지 등에 대해서.... 적어도 내가 판단하기에는, 해당 임원들이 아는 범위 내에서는 최대한 오픈한 것 같았다.
소통 방식에 있어 다소 매끄럽지 못하더라도 소통하려는 노력 자체가 개인적으로는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회사와 개인을 분리하지 않고, 일과 구성원 개개인을 좀더 일체화시키는 효과도 있었던 것 같다.
몇만 명이 넘는 구성원들이 함께 일하는 대기업에서, 어느 정도의 투명성까지 기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회사가 앞장서서 알려주지 않더라도, 익명 채널 (예를 들면 블라인드 같은 것) 을 비롯한 여러 루트를 통해 구성원들도 정보를 얻을 채널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 알만한 정보는 서로 다 안다는 것. 구성원들도 알고 회사도 아는데, 보안 또는 비밀이라는 명목으로 숨기기만 한다면, 구성원들의 애사심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는 조금씩 조금씩 정보가 더 열리는 문화로 옮겨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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