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3일 (금)
김병완의 “초의식 독서법” 을 비롯하여 독서법 책들을 몇 권 산 것이 도착했다. “초의식 독서법” 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회사원으로 살다가 홀연히 조직을 떠나 수년간 독서에 몰입하고 나서 이제는 독서 강사로 변신한 독서 고수가 바라보는 "독서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이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독서는 단순히 지식을 획득하는 수단이 아니다. 그것은 사고를 넓히는 과정이고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과정인 것이다. 책을 통해서 사람이 성장하고 사고가 넓어진다는 점에 있어서, 나는 올바른 습관을 가지게 된 것 같다. 다독가가 되어야겠다. 그에 멈추지 않고, 많이 쓰는 사람, 그리고 많이 생각하는 사고가가 되리라. 조선 시대, 수만 번 읽고 생각한 위대한 사상가들이 위대한 철학자가 되었고, 위대한 철학자들이 곧 위대한 정치가, 위대한 임금, 위대한 장수가 되었다.
조선 시대에는 “사상”과 “철학”이라는 것이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요즘은 사상과 철학은 상아탑 안에나 있으면 되고, 현실 세계에서는 돈과 기술, 그리고 정보와 지식만 있으면 된다고 여기는 풍조인 것 같다. 그래서 나부터도 실용서 위주로 많이 읽지 않는가.
좀더 깊이있는 책,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 그러기 위해서 독서법을 배워야 할 것이고, 이것은 물고기를 잡기에 앞서서 물고기 잡는 법을 배우는 과정인 것이다. 독서법, 독서 습관, 그리고 일기 쓰는 습관을 꼭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다. 나부터 이것을 습관화하고 체화해서, 그 유익을 맛보아야겠다.
책을 수단으로 삼지 말라는 말도 와 닿았다. 책은 읽는 그 자체가 즐거움이자 목표가 되어야 한다. 맞는 말이다. 책을 돈벌이를 위한 수단으로 읽게 되면 어떻게 장시간, 평생에 걸쳐 지속할 수 있겠는가? 나에게도 책은 그 자체가 하나의 즐거움이자 취미이고, 한편으로는 자기를 연마하는 과정이다. 나는 그 과정이 즐겁다. 읽고 쓰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한 책을 수십 번, 수백 번 읽는 것의 유익도 언뜻 소개해 놓았다. 효율성과 속도를 강조하는 이 시대에 적용이 가능할까 싶지만, 성경을 십수 회 읽다 보면 몰랐던 것들을 저절로 깨치게 되는 일이 있지 않은가. 언젠가는 성경을 백 회 읽는 데 도전해 보아야겠다. 성경이야말로 영적 표준일 뿐 아니라 문학적, 인문학적으로도 가치가 있는 최고의 고전 아닌가. 나중에 성경 백 독을 한 뒤 그 유익에 대해서도 한 번 글을 써 볼 날이 있지 않을까?
2015년 11월 15일 (주일)
"초서법", 즉 베껴쓰기 독서법에 관한 저자의 생각이 나와 많이 통했다. 단순히 책을 읽고 베끼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을 먼저 가지고 책을 읽은 후, 내 생각과 저자의 생각을 비교하여 취할 것과 버릴 것을 골라낸 후에, 그 내용을 요약하여 적고, 무엇을 읽고 깨달았는지를 기록하여 정리하는 것이 초서법의 핵심이다. 나 역시도 독서에 목이 말라서 여러 책들을 읽고, 자기 계발의 욕구에 아침에 책 몇 페이지라도 읽고 출근하는 습관을 가졌었지만, 읽고 나면 기억에 남는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에 늘 아쉬움이 있어서 독서 노트를 기록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저자와 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기록이 유용한 습관이라는 것을 책으로부터 다시 지지받는 느낌이다. 더욱 잘 발전시켜서 나만의 방법과 체계로 확립해 나가야겠다. 독서 노트가 꽤 많이 쌓였는데, 지속적인 축적이 이루어지는 것 같아서 뿌듯한 마음이다. 한 권을 다 읽고 완성된 노트가 생기면 그것을 스캔해서 보관하고, 블로그에도 넣어서 공유해 놓아야 되겠다. 축적에서 가치가 생긴다.
2015년 11월 16일 (월)
책을 필사할 때마다 뭔가 쌓이는 즐거움과 함께, 한편으로는 이렇게 해서 언제 책 한 권을 다 읽고 다독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책의 주요 내용을 옮겨 적는 초서법을 지지하고 있어서 내 방법이 맞는 것이라는 생각이 더욱 견고해진다. 확실한 것은, 단순히 읽고 나면 체에다가 물을 붓는 것과 같지만, 읽는 것을 적는 과정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는 사실이다. 다산은 초서법으로 독서를 하면 백 권의 책도 열흘 공부에 불과하다고 했으니, 위대한 조선 시대 실학자의 말을 믿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책을 옮겨 적고, 자기의 견해를 덧붙여 적고, 깨달은 것을 적는 것은 곧 저술로 이어지는 것이라 했다. 단순히 책 권수만 쌓는 것이 무슨 의미를 가지겠는가.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읽고서 내 것으로 만들고 깨닫는 것이 있어야 할 것이니, 책 권수, 천 권 만 권을 읽었다고 자랑하기 위해 독서하지 말아야 하겠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올바른 독서법을 익혀서 아이에게 전수해 주고, 신중하고 진지하게 책을 읽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책을 읽는 습관, 그 이전에 활자에 익숙해지는 습관은, 평생에 걸쳐서 지식과 정보와 의식을 깨우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을 아이에게 전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읽은 챕터는 “의식 독서법” 부분이다. 의식을 집중하여 책을 읽는 것. 책으로부터 단지 저자가 주는 정보와 지식만을 얻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와 지식 속에 담겨진, 그리고 행간에 감추어진 저자의 속뜻과 의식을 발견하고자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아, 이 주제에 대한 저자의 깨달음은 이것이구나,이 주제에 대해서 저자는 이런 통찰을 가지고 있구나, 저자의 견해는 이것이구나, 거기로부터 새로운 의식을 발견하고 내 것과 접목해서 내 의식을 확장하는 과정. 그것이 독서인 것이다. 독서가 단순히 교양을 쌓거나 지식을 쌓는 행위가 아니라 의식을 발전시켜서 좀더 나은 사람이 되어 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이 행위가 더 귀하게 여겨진다. 성경을 읽을 때도, 그 안에 담겨진 하나님의 뜻을 읽고자 애쓰지 않는가. 이것이 바로 “이의역지”아닐까 싶다. 나도 의식확장을 위한 독서를 해서 나만의 독서법을 축적하고,나만의 책을 쓰는 데까지 이르러야겠다. 추후에 성경 읽기에 관한 책이나, 독서법에 관한 책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2015년 11월 17일 (화)
아침에 잠시 시간을 내어서 “초의식 독서법”을 20페이지 정도 읽었다. 이 책은 내가 기존에 가졌던 독서관을 완전히 뒤엎어 버린 책이라고 볼 수 있다. 독서는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의식을 확장하는 훈련이라는 저자의 관점에 동의가 된다. 의식 독서법 부분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지만, 곧바로 실전매뉴얼 (?) 에 해당하는 초보자 실천편이 나와서 잘 넘어갈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초서를 하라는 지침은 내가 그간 해 온 것이었는데, 책을 읽기 전에 서문, 목차 등으로 책의 내용을 짐작하고, 그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책의 내용과 주제에 대한 자기 생각을 남겨 보라는 부분은 특이했다.이렇게 해서 저자의 주장에 종속되지 않고, 그에 맞서는 자기 견해를 한 번 확립할 기회를 얻는 것이다.전열을 가다듬는 작업이라고 할까. 독서 후 과정으로서, 기록한 독서 노트만을 보면서 책의 내용을 다시 한 번 정리하고, 자기가 저자라면 어땠을까, 자기 견해를 책의 연장선 상에서 기록해 보라는 구절도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하면 한 달이 가도 책 한 권 읽을 수 있을까 싶지만, 결국 의식을 확장하는 방법론으로서는 가장 이상적이고 탁월한 것 같다. 그간 독서법에 관한 교육이나 책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고, 있다 하더라도, “어떻게 하면 책을 더 효율적으로 읽을 것인가” 에 치중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는데, 이 책은 오히려 느리게 읽기, 책으로부터 어떤 결과를 얻으려 하기보다는 책 읽기 자체의 즐거움과 그 유익함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책인 것 같다.
2015년 11월 23 일 (월)
초의식 독서법을 드디어 완독했다. 11월 14일부터 읽기 시작했으니까 대략 열흘 정도 걸린 것 같다. 중간에 다른 책들을 함께 읽은 것을 생각해 보면, 8~9일 정도 걸린 것으로 보면 되겠지. 읽고 느낀 점이 많았다. 단순히 글자를 읽어 내려가기만 하면, 마치 체에 물을 붓듯이 그냥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는데, 그 “남는 것이 없는”느낌에 대해서 정확하게 지적해 주는 책이었다. 실제로 그렇게 되면 독서 효과가 거의 없고, 남는 것도 없는 헛독서라는 것을 깨닫게 된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책을 단순히 “지식 습득”의 수단으로 생각하였기에 “그래도 남는 게 있으려면 적어 놓자”라고만 생각했는데, 저자의 “독서는 그저 지식 습득의 수단이 아니라 의식을 확장하는 과정”이라는 견해는 생각을 달리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생각을 달리 하려면, 단순히 지식 습득을 위해 적는 것이 아니라 자기 생각의 변화와 문장의 속뜻을 알기 위해 적어야 한다. 나는 “지식 습득, 정보 획득” 차원에서 책을 접했기 때문에, 그저 노트에 적고 나서 끝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서 “의식 확장”을 위한 독서에 있어서는 책의 내용을 요약해서 적는 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알게 되었다.
궁극적으로는 책의 내용에 대한 자기의 생각을 적어야 하고 (마치 지금처럼), 나아가 책의 저자와 논쟁,대립해야 하며, 다른 책들과 넘나들어야 하고, 자기 경험을 토대로 책의 내용을 재해석, 재구성할 수 있어야 하고, 나아가 한 문장으로 책을 요약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의 한 문장은 “책으로부터 깨달음을 얻으라”는 것이다. 성경을 읽을 때, 그저 글자만 따라 내려가면서 읽는 수준에서,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고 자세히 읽다 보면 그것이 마음에 와 박히는 순간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깨달음”의 순간인 것이다. 초의식 독서법 책으로부터, 독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접하게 되었다. 깨닫자. 깨닫고 의식을 변화시키자. 독서는 내 의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하는 것이다. 단순한 정보 습득이 아니다. 책을 고를 때에도, 내 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책을 고르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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