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이 있을까? 일상 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좀더 재미있게 기록하는 방법이 있을까? 알아보기 힘든 글자들로 빽빽한 노트나 일기장, 그리고 다이어리를, 좀더 재미있고 맛깔나게 만들어 볼 수는 없을까?
정보 홍수의 시대이다. 끊임없이 정보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갈무리하고 보관해야 할 정보들도 많다. 하지만 사람이 문자를 통해서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제한되어 있다. 문자로만 이루어진 데이터는 빠른 시간에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사람의 뇌는 글자보다는 그림을 더 빠르게 이해하도록 되어 있다.
글자는 고도로 추상화된 기호 체계이다. 글자는 사물 자체를 표현해 주는 것이 아니다. 사물이나 감정에 소리로 된 이름을 붙이고. 소리에 다시 형상으로 된 기호를 일정한 체계에 따라 부여한 것이 곧 문자이다. 즉, 글자를 보면 적어도 두 번의 번역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직관과는 거리가 멀다. 빠르게 의사결정 해야 하고 빠르게 기억해야 하는 정보 홍수의 시대에는, 글자로만 이루어진 데이터보다는 글과 그림이 같이 섞인 자료가 더 이해하기 쉽고 설득하기 쉽다.
그런 점에서 비주얼씽킹은,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지식을 이해하기 쉽도록 기록하기 위한 방법이자, 내 생각을 다른 이들에게 쉽게 이해시키고 설득시키기 위한 편리하고 우수한 도구이다.
이 책은 추상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아이디어와 생각, 그리고 정보와 지식을 좀더 직관적으로 기록하고 공유하고 싶은 사람들, 좀더 재미있게, 쏙쏙 들어오게 표현하고 싶은 사람들, 그런데 그림은 그릴 줄 모르는 완전 초보자들을 위해 쓰여졌다.
저자는 글자보다 그림으로 생각하는 것이 좀더 기억하기 쉽고 창의적인 발상을 끌어내는 데 유리하다고 말한다. 그림으로 그리는 과정에서 손을 움직이게 되면, 머리도 깨어나고 좀더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비주얼씽킹 프로세스는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개별 사물이나 개념을 표현하는 비주얼 유닛, 단어와 단어 사이의 연결을 통해 하나의 문장을 표현하기 위한 비주얼 믹스, 그리고 여러 비주얼믹스의 집합으로서 하나의 통일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비주얼 메시지까지. 각 챕터에서는 실제 사례를 통해서 그림을 그리는 방법과 그림 사이의 연결을 표시하는 방법, 그리고 하나의 통일된 메시지를 그림으로 표현해 내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효과적인 생각 정리법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마인드맵에 관해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다양한 예시와 도움받을 수 있는 사이트 등을 통해서 마인드맵을 일상 생활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려고 노력했다.
강의나 세미나를 들으면서 실시간으로 내용을 기록하는 비주얼 레코딩에 관한 내용도 눈여겨 볼 만 하다. 강의나 세미나를 들을 때 글자로 받아 적으면서 따라가기 바빴다면, 약간의 연습과 숙달을 통해 비주얼 레코딩에 익숙해지면 어떨까? 좀더 직관적이고도 이해하기 쉽게 다른 사람의 말을 잘 기록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비주얼 레코딩을 배워 보는 것도 추천할 만한 일이다.
무엇이든 연습이 위대함을 만드는 것 같다. 저자는 "철 들고 그림 그리기"라는 책도 썼는데, 평범한 직장인이 나이 들어서 다시 그림을 배우게 되면서 점점 늘어가는 그림 실력의 변천사를 볼 수 있는 책이다. 무엇이든 처음엔 서툴다. 그림도 마찬가지겠지만, 이 책에서 제시하는 실제적인 가이드라인을 따라서 연습하다 보면 어느 새 수준급의 비주얼 씽킹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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