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제목 그대로입니다. 아빠 육아휴직을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직장 생활을 8년 하고 나니, 안식년을 가질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신없이 일하는 과정에서 번아웃 이 오기도 했고, 조금 쉬어가면서 삶을 재정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구요.
엄밀하게 말해 대학원 기간까지 합치면 15년 정도를 열심히 달려 왔다고 자부합니다. 그 과정에서 꽤 많은 것들을 이루었고, 자리도 나름대로 잡았고, 직장에서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갈 만큼은 성장했다고 생각이 되네요.
제가 직장생활 7~8년차쯤 되었을 때 많이 느낀 것이 있는데, "힘들기 전에 쉬어야 업무의 효율이 높아진다." 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생각을 못하기도 했고, 의식하고 경쟁해야 될 동료들이 주위에 많이 있었기 때문에 쉴 때마다 뒤쳐지는 느낌도 들고, 불안해서 잘 쉬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어요.
육아휴직을 쓰게 된 이유?
힘들기 전에 쉬어라
그런데 어느 정도 나름대로 자리를 잡고 나니, 시간에 공백이 약간씩 생길수록 생각을 정리할 기회도 많아지고, 업무상 실수도 줄어들고 삶의 질이 더 올라간다는 것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힘들기 전에 쉬어 주는 생활 패턴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2~3주에 한 번씩은 반차를 쓰고,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연차휴가를 꼬박꼬박 사용하는 것이지요. 경우에 따라서는 월화수목 초과근무 바짝 하고 금요일에 일찍 퇴근하는 것도 좋고, 제 개인적으로는 수요일날 반일 정도 휴가를 내면, 한 주 동안의 업무에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가 꽤 크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패턴을 좀 장기적으로 확장해 보면, 한 번쯤은 업무에서 업무에서 벗어나 생각을 정리하고, 앞으로 커리어를 이어나갈 계획과 마음의 준비, 그리고 에너지를 비축하는 시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건강도 좀 회복하고요. 배우고 싶었던 것도 배우고 책도 좀 읽으면서 일년을 보내보려고 합니다.
깨알자랑+약간의 에피소드
약간 에피소드가 있는데, 작년 고과 면담을 할 때 고과 마감과 발표하는 시점 사이에 약간의 텀이 있었는데, 그 즈음에 팀장님께 육아휴직을 쓰겠다고 말씀을 드렸거든요. 그런데 팀장님께서 웬일인지 굉장히 난감한 내색을 하시면서 정말로 쓸 거냐고 여러 번 물어보시더라구요. 꼭 사용을 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고, 사실 육아휴직은 법적으로 보장된 것이기 때문에 거절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긴 했었지요.
그런데 고과 통보 면담할 때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이번에 승진을 하게 되었다고... 진급을 했는데 바로 육아휴직을 간다는 게 모양새가 자연스럽지는 않아서 고민이 많이 되더라구요. 회사와 팀에 미안한 마음도 있고 ...
장기적으로 보면 할만한것 같아요.
그래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재충전을 하고 돌아와서 더 열심히 일하면 되겠다는 생각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다행스럽게도, 그리고 너무 감사하게도 임원 분들께서도 장기적으로 보면 그것도 괜찮긴 하다 라고 말씀해 주셨고, 전력에는 손실이지만 개인을 위해서는 그런 선택도 괜찮은 것 같다라고 말씀해 주셔서 조금 용기를 얻을 수가 있었습니다.
마치며
사실 육아휴직을 하려면 금전적으로는 꽤 많은 부담을 안아야 합니다. 일단 소득이 줄어드니까 생활 수준을 긴축해야 되고 경제적인 기회를 뒤로 놓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요. 그런 측면에서 주 부양자가 육아휴직을 사용한다는 것은 꽤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다행히도 짝꿍이 육아휴직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어서 별 어려움 없이 휴직할 수 있게 되었는데, 장기적으로 경제적인 계획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서 꼭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큰 틀에서 유익한 시간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구요. 육아휴직 동안 집안일도 많이 하고, 아이들과 더 많은 추억을 쌓기로 결심했습니다.
가끔씩 육아휴직 스토리도 들려드리도록 할게요.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한해도 하시는 일들 모두 크게 성취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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