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이번 포스팅에서는 두 번에 걸쳐서 포스팅한 "탁월한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를 계속 리뷰해 보려고 합니다. 저자에 따르면, 사고방식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재생적 사고이고 나머지 하나가 생산적 사고라고 합니다. 이 중 탁월한 생각은 생산적 사고로부터 나오는데, 이는 다시 두 가지로 나뉜다고 하는군요. 바로 창의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입니다.
두 가지 사고방식 : 재생적 사고와 생산적 사고
1. 재생적 사고에 대해서
재생적 사고에 대해 간단하게 리뷰해 보면, 과거에 해 왔던 방식을 기반으로 생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재생적 사고는 생각의 깊이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고 합니다. 생각을 배제하고 기계적으로 같은 일을 반복하는 행동이 있고, 기본적으로 반복적인 업무이지만 상황에 맞게 적절한 변형을 가하는 업무가 있겠죠. 그리고 기존에 해 왔던 업무의 방식 위에서, 어떻게 하면 더 개선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개선적 사고방식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단순 반복의 대표적인 예는, 아침에 일어나서 양치를 하고 옷을 입는 등, 무의식적/습관적으로 하는 행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단순 반복 행동은 인지 부하를 줄여 줌으로써 가치 있는 것에 생각의 용량을 쓸 수 있도록 해 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의식적인 재생산, 즉 과거의 반복이지만 상황에 맞는 적절한 변형의 예로는, 의사들이 시행하는 외과적 수술이나 회계처리 업무 같은 것이 있겠지요. 의식적 재생산 역시, 작업효율의 개선 정도는 가지고 올 수 있겠지만 과거의 틀을 바꾸는 퀀텀 점프를 가져오는 사고방식은 아닐 것입니다.
재생적 사고 중에서 가장 진보된 형태는 "개선적 사고"가 있습니다. 일본어의 "카이젠"을 따와서 카이젠 사고라고 명칭을 붙였군요. 과거에 해 왔던 행동의 틀 위에서,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계속적으로 고민하면서 조금씩 개선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이런 방식의 개선이 누적되면 얼마든지 더 능률적이고 효과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 지점에서 "개선은 혁신이 아니다"라고 언급합니다. 점진적 개선으로는 퀀텀 점프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혁신적인 것의 가장 큰 적은 좋은 것이다" 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기존에 해 왔던 사고의 틀을 깨지 않는 이상 혁신적인 발상의 전환은 어렵다는 점을 저자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2. 생산적 사고는 무엇일까?
생산적 사고는, 재생적 사고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본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전통적인 비디오 대여점의 비즈니스 모델을 뛰어넘어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성공한 넷플릭스를 예로 들고 있습니다. 이런 생산적 사고는,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완전히 탈피해서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을 볼 수 있어야 창출 가능한 것이라고 하는군요.
생산적 사고를 이루는 두 가지 틀은, 창의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라는 것입니다. 창의적 사고는, 새로운 것을 자유롭게 떠올리는 특성이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 "~~ 하면 멋지지 않을까?" 등등 말이지요. 이에 반해 비판적 사고는, "과연 될까?" "가능성이 있을까?"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등과 같이, 비교적 객관적인 입장에서 따지는 사고방식이라고 합니다.
흥미롭게도, 저자가 이 대목에서 창의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를 이야기할 때, 창의적 사고가 더 좋은 것이라는 취지로 이야기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저자는 둘 다 생산적 사고에 필요한 것이라고 언급합니다.
다만, 흔히 범하기 쉬운 오류를 지적하는데요, 저자는 창의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는 완전히 분리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창의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를 혼용해서 사용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자마자 바로 비판적 사고에 의해 차단되어 생각의 전개를 어렵게 한다고 하는군요.
새롭게 떠오른 생각은 설익어 있기 때문에, 예리한 비판적 사고의 공격을 감당해 내지를 못한다고 합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란 기본적으로 엉뚱하고 기발하고, 약간은 어리석어 보이기 때문이지요. 이 상황에서 가능성이나 비용 같이 현실적인 관점에서의 비판적 사고가 같이 가동되면, 창의적인 사고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가능성이 차단된다고 합니다.
창의적 사고는 그 속성상 팽창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아이디어가 계속해서 솟아나는 것이지요. 창의적 사고의 특징은, 아이디어에 대해 판단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출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비판적 사고는 수렴성이 있지요. 아이디어를 커트 시키면서, 객관적인 시각에서 실현 가능성과 효율성, 효과성을 따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걸러 내고 추려 내는 기능을 하는 사고방식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팽창적 속성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비판적 사고의 가동을 잠시 보류해야 합니다. 무비판적으로 계속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해서 캐 내야 합니다.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는 과정이지요. 아이디어의 양을 충분히 확보한 다음에서야 비판적 사고를 가동시켜야 한다고 합니다.
흔히 브레인스토밍을 할 때는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판단하지 말라고 하죠. 이 규칙이 완전히 지켜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만, 브레인스토밍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유도하기 위한 생각 방법이라는 것을 고려해 보면, 아이디어 자체에 대한 어떠한 판단이나 비판도 삼가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 재생적 사고와 생산적 사고의 주된 용도
생산적 사고와 재생적 사고는, 우열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실수나 실책을 범했을 때 큰 후유증을 몰고 올 수 있는 업종에서는 재생적 사고가 필요합니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수술실에서 창의적인 생각을 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지요. 또는 여러 사람의 목숨이 달려 있는 비행기 조종사가 창의적인 비행술을 사용해서 착륙을 시도한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합니다. 목숨이 달려 있지 않더라도, 한 번의 실수가 매출에 큰 영향을 몰고 올 수 있는 업종 (예를 들면 반도체 공장의 운영 같은 것이 되겠네요) 에서는 철저히 작업 절차를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시장 환경이 급변하는 업종. 예를 들어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든지 게임 업종 등에서는 생산적 사고가 많이 권장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창출해 낼 수 있는 능력이 갖추어져야,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겠지요.
마치며
오늘 포스팅을 쓰면서, 제가 있는 업종은 아무래도 생산적인 사고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해진 룰과 절차를 지켜야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는 업종이니 말이지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작업절차가 중요한 업종이라 하더라도, 그 안에서 개선을 이룰 수 있는 여지가 있고, 작은 틀에서 보면 "무엇을 개선할까" 를 골라내는 과정에서도 일부 창의적 사고가 필요하긴 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창의적 사고를 가동할 때는 비판적 사고를 멈추어야 한다" 라는 대목이 기억에 남네요. 저도 회사에서 후배들이 의견을 제시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판단하거나 현실성을 따지는 일이 없지 않았는데, 이 점에서 반성을 해야겠습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장려해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아이디어가 확장될 수 있을 테니까요.
모두들 창의적 사고를 시도하는 주말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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