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지난번 포스팅에서 소개했던 "탁월한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읽으면서 공부한 내용을 좀더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이번 챕터는, 탁월한 생각을 가로막는 요인들이 무엇인가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사고를 하는 방법을 배우기에 앞서서, 창의적인 생각을 가로막는 몇 가지 요소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창의적인 생각을 가로막는 방해 요소는?
저자는, 탁월한 생각을 가로막는 요인을 세 가지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원숭이 떼", 둘째로 "악어 뇌", 마지막으로 "코끼리 사슬"이 그것입니다. 원숭이 떼는 '분산되고 통제되지 않은 생각' 을 의미하는 것이고, '악어 뇌'는 본능적인 반응, 그리고 마지막으로 코끼리 사슬은 '자극을 패턴화해서 받아들이는 사고방식'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1. 산만한 정신
생각은 기본적으로 이리저리 점프하고 뛰어다니는 경향이 많습니다. 통제되지 않는 것이죠. 집중해서 사고하는 것은 굉장히 힘든 작업이고, 본능을 거스르는 일이기 때문에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사람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을 때 두뇌가 소모하는 에너지의 비율은, 다른 포유류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고 합니다. 가만히만 있어도 에너지의 20% 정도를 소모한다고 하니, 기본적으로 뇌가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것이지요.
기본적으로 뇌가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데다가, 본능을 거슬러 생각을 붙잡아두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므로, 사람의 정신은 통제되기가 매우 힘든 존재라고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원숭이 떼 같이 이리저리 튀어다니는 생각도 창의적인 사고에 활용할 수 있다고 하나, 기본적으로 통제되지 않은 생각들은 "사고"라기보다는 몽상에 가까운 형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2. 악어 뇌
악어의 뇌, 또는 파충류의 뇌는, 인지적인 사고활동 없이 외부 자극에 대해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파충류는 외부의 자극에 대해서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없고, 익숙한지 아닌지, 위협인지 아닌지 여부에 따라서 본능적으로 반응한다고 합니다. 익숙한 것이면 받아들이고, 낯선 것이면 일단 경계하고 공격하거나 도망갈 준비를 한다는 것이죠.
이런 반응은 어떤 의미에서는 생존에 꼭 필요한 기능입니다. 위험이 닥쳤으면 생각하기에 앞서서 얼른 피하거나 싸울 준비를 해야 하겠죠. 그런 의미에서 이 악어 뇌는, 별다른 물리적 강점을 가지지 않은 인간의 생존에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우리가 내리는 대부분의 의사 결정이, 이 악어 뇌의 반응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지적합니다. 의식적으로 이성을 사용해서 합리적으로 결정을 내린다고 생각하지만, 이성조차도 본능에 영향을 받는 것이죠. "아, 그건 좀 뭔가 아닌 것 같은데..."라는 생각. "어, 그거 좋은 것 같은데.." 라는 직감. 이런 것이 악어 뇌의 작용이 아닐까 생각이 되었습니다.
3. 코끼리 사슬
마지막으로 코끼리 사슬은,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형성된 패턴에 의해서 현재 상황을 이해한다는 내용입니다. 어린 코끼리를 말뚝에 쇠사슬로 매어 놓으면 그 자리를 벗어나려고 빙빙 돌다가 체념하고 포기하게 된다고 하는군요. 이런 성향은 오랜 기간 학습되어, 어른 코끼리가 되면 쇠사슬로 매어 놓지 않아도 탈출하려 시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즉, 코끼리는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이 말뚝은 벗어날 수 없다는 일종의 패턴을 학습한 것이고, 그 패턴에 의해서 어른이 되어서도 말뚝을 벗어나려 시도하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패턴화도 생존에 필요한 필수적인 기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본능적으로 위험한 상황임을 직감하는 능력, 그 상황에서 반사적으로 행동하는 능력은 패턴화에 의해서 형성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상황을 이루는 개별 요소들을 하나하나 판단하지 않고, 특정한 패턴과 일치하는지 여부를 통해서 빠르게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런 과정을 통해서 인지 용량을 크게 사용하지 않고도 큰 사고를 막고 위험이나 손실을 피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패턴화는 한번 고착되면 벗어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합니다. 패턴에 의해서 사고가 정해진 방식대로 흐른다는 것이지요. 한 번 자연스럽게 형성된 물길을 따라 계속해서 물이 흐르듯이, 패턴이 고착되면 그 자체가 새로운 사고 방식을 방해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마치며
이 챕터를 읽으면서 제 자신도 사실은 고도로 사고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한다고 생각해 왔지만 조금 돌이켜 보니 하루의 대부분을 깊이 생각하기보다는 무의식적으로, 본능에 따라서, 패턴에 따라서 생각해 왔다는 것을 의식하게 되었습니다. 어제 하루 종일 업무에 시달리면서, 깊이 "생각"이라는 걸 할 시간이 있었던가 반추해 보니, 사실 그렇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
한편으로는, 책의 뒷부분의 내용이 기대가 됩니다. 이런 사고방식을 극복하고 조금이라도 창의적인 생각을 시도해 볼 수 있다면, 혹시 아나요, 그런 사고방식을 통해서 좀더 유용한 아이디어나 발상을 할 수 있을지요 . ^^ 아무튼 오늘 하루는, 본능, 패턴화에 의해서 생각하기보다는, 이성과 의식을 사용해서 고민하는 연습을 해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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