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후기 :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 제목 :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부제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 저자 : 니콜라스 카 (최지향 옮김)

● Overview

점점 세상이 스마트하게 변해간다. 우리 뇌도 똑같이 스마트해지고 있는 걸까? 최첨단 IT 기기를 사용해서 스마트하게 일하고 스마트한 생활을 누리고 있는데, 우리 사고력도 스마트해지고 있는 것인지 진지하게 묻고 있다.

이미 우리는 안다. 맨날 카톡질 하고, 동영상에 매몰되어 있고, 게임 하고, 인터넷 서핑 하는데 머리가 좋아질 리가 있느냐고. 근데 단지 그런 “잡다한 일들”에 매몰되어 있는 세태를 지적하는 게 아니다. 일하는 방식이 바뀌고, 정보를 쉽게 찾아낼 수 있고, 어디에나 원하는 정보가 널려 있고, 하이퍼링크를 통해서 이곳 저곳으로 쉽게 점프할 수 있는 환경이, 우리의 사고방식을 점점 더 얕고 가볍게 만들고 있다는 거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역사적으로 도구가 진화되어 오면서 우리의 사고방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우리의 뇌는 어떤 식으로 사고하고, 어떤 식으로 기억을 강화하는지, 하이퍼텍스트가 산재되어 있는 오늘날의 정보 환경은 왜 우리의 사고방식을 얕고 피상적으로 만드는지에 대한 이유를 따라가다 보면, 간과했던 것들도 많이 알게 되고 저자의 통찰력과 내공이 느껴진다.

세상이 점점 스마트해지고 있다. 정보 얻기가 점점 쉬워지고 있다. 이제는 누가 뭘 얼마나 아느냐는 중요한 게 아니다. 아무리 많이 알아봤자 네이버 한 번 치면 누구나 다 알아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학위 논문 쓸 때 이미 그런 걸 알게 되었다. 원하는 레퍼런스를 찾기 위해서 구글 스칼라에 논문 제목을 치면 바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키워드 몇 개를 넣고 논문 PDF를 검색해서 원하는 문장 하나만 고르면, 그 논문을 레퍼런스로 쓸 수 있게 된다.

그래도, 세상이 스마트해진다고 다 좋은 게 아니다. 세상이 스마트해질수록, 사람들의 뇌는 점점 얕아질 것이다. 그러니까 이제 진짜 경쟁력은, 얼마나 많이 아느냐보다 얼마나 깊이 사유할 수 있느냐,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해서 자기만의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 내느냐 하는 거다. 쉽게 정보를 찾는 시대가 될수록, “무식하게” 책으로 지식을 찾아내는 행위의 가치는 점점 올라갈 것이다. 단문 텍스트로 정보가 왔다갔다 하는 시대가 될수록, 긴 글을 쓰는 고리타분한 행위의 가치는 점점 올라갈 것이다. 정보는 많아졌고, 찾기 쉬워졌다. 그래도, 의미가 부여되어 치밀하게 연결된 정보의 집합체인 진짜 지식은 고도의 사고력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만들어 낼 수 없는 거다. 스마트 기기가 할 수 있는 게 있지만, 여전히 사람만의 영역은 공고한 것 같다.

몇 주 전에 읽었던 “탤런트 코드” 나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에도 나왔다시피, 쉽게 배운 것은 쉽게 잊혀지게 된다. 단편적으로 떠다니는 정보는, 인간의 깊이있는 사유가 작용하지 않는 이상 지식이 되지 않는다.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많은 독서를 하고, 더 많이 긴 글을 써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