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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2017-1) :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 ​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 – 석지영 하버드대 법학전문대학원 종신교수인 석지영 박사의 자서전이다. 평범하지 않았던 어린 시절, 쉽지 않았던 학교 생활, 방황, 성취, 그리고 또 다른 길로의 방향 전환 등, 다이나믹한 과정을 거쳐 나름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성장 스토리를 담담하게 담고 있다. 우선, 문체가 아주 화려하고 고급스럽다. 뛰어난 번역가를 만난 덕분이기도 하지만, 원문 자체가 유려하지 않았다면 이런 번역이 나오기도 힘들었을 것 같다. 어린 시절 독서의 즐거움을 일찍 깨달아 서점과 도서관이 놀이터이자 해방구였다는 일화가 나오는데, 많은 양의 독서와 작문 경험이 쌓여 고급스러운 문체를 구사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참 부럽고, 도전이 되었다. 저자는 어린 시절에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 2017. 1. 14.
독서후기 :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 ​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 나를 포함해서, 대부분 그럴 것이다. 자기계발의 압박 속에 살아가는 것이다. 내 경우는, 집필, 독서, 성경 읽기, 일기 쓰기, 업무, 공부 등등, 할 일이 너무나 많다. 그런데 시간은 없다. 새벽 일찍 일어나서 치밀하게 계획된 시간 하에, 10분 단위로 할 일을 처리하려고 애쓴다. 그런 나를 보고 아내는 말한다. “제발 잠 좀 충분히 자라”고. 잠을 조금이라도 더 줄여서, 조금이라도 일을 더 처리해야 할 판국에, 잠을 자라니. 이 무슨 얼토당토않은 소리인가? 그런데, 사람의 의지력이라는 게 무한한 자원은 아닌 모양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그렇게 열정적으로 살았는데, 겨울이 되니까 갑자기 의욕이 뚝 떨어졌다. 기온이 낮아서 그런지 이불 속에서 나오기가 힘들었다. 일조량이 .. 2016. 12. 25.
독서후기 : 정의란 무엇인가 ​ 철학 서적도 재미있을 수 있구나. 마이클 센델 교수의 유명한 저작이다. 딜레마를 내포하고 있는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어떤 선택이 정의인지, 왜 그 선택이 정의로운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비슷한 다른 상황에서도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는지 등의 질문을 통해 도덕과 철학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드러내고 설명한다. 철학이란 게 무엇인지 맛을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었다. 철학이란 무엇인가? 이 책을 통해 내가 발견한 철학이란, “여러 사례에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는 하나의 원칙과 기준을 세우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의 초반에 제시되는 폭주하는 기관차의 사례는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브레이크가 고장난 기관차가 두 갈래 길에 서 있다. 한 쪽에는 다섯 명의 철도노동자가, 반대 .. 2016. 12. 10.
독서후기 : 국가란 무엇인가 ​ 노무현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던 유시민 작가의 책이다. 총평을 하자면, 개인적으로는 생각과 의식에 자극을 주어 변화를 이끌어 낸 좋은 책이었다. 다양한 정치 철학의 기원과 역사, 그리고 그것들이 현대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정치철학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나아가 한국사회에서 진보주의 정치 철학이 차지하는 위치에 대한 진단, 그리고 진보주의 정치 세력이 실제로 꿈꾸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주제가 주제인 만큼 다소 딱딱한 감도 없지는 않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최대한 쉽게 풀어낸 책이다. 좋은 국가란 무엇인가? 이 책의 서두는 2009년 초에 있었던, 소위 ‘용산참사’라고 불리는 비극적인 사건을 둘러싼 몇 가.. 2016. 12. 9.
독서후기 : 채털리 부인의 연인 ​ 어른 소설이다. 불륜 소설이라고 해야 하나? 단순한 에로 소설은 아니고, 귀부인의 불륜과 육체관계라는 소재를 사용해서 작가의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소설이다. 처음에는 지루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이상한 대화들, 그리고 산만한 인물들의 등장이 헷갈리게 만들었다. 점점 등장인물이 좁혀지고 주인공이 누구인지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조금 집중이 되었다. 주인공 콘스탄틴 채털리는 클리퍼드 채털리의 아내이다. 클리퍼드는 장교 출신으로, 전장에서 하반신이 마비되어 불구가 된 남자이다. 이 사람은 콘스탄틴 (코니)와 결혼했지만 육체적으로 전혀 그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아마 그 자신도 체념하고 살아가고 있는 모양이다. 매우 소심하고 괴팍한 성격이다. 자기의 성기능이 상실되었기 때문인지 원래 그의 품성이 그런 건지.. 2016. 11. 17.
독서후기 :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 장래 희망을 이야기하던 "미성년"일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장래 희망을 이야기하면 부질없는 것으로 취급되는 나이가 되었다. 나도 이제 "어른"이 된 것이리라. 성인이라면, 어른이라면 자기 주관을 확실히 가져야 하는데. 이리저리 흔들림 없이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뚝심 있게 밀고 나갈 만한 자신감이 있어야 하는데. 경제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자기만의 자리를 잡고 살아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렇게 갖추어지지 않은 것을 보면 나는 준비 없이 어른이 된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과연 어른이 맞을까, 나는 가정을 책임지고 이끌어갈 능력이 된 것일까, 그런 정신적 성숙을 이룬 것일까. 준비 없이 어른이 되었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돌아다닐 즈음,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꽤 유명한 책이다. 그런데도 진작 읽어 보지 .. 2016. 11. 17.
로빈슨 크루소 ​ 세계문학전집 읽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테스, 목로주점에 의해 읽은 세 번째 작품이다. 아이들을 위한 모험담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꽤 심오한 철학적 사유가 들어가 있는 장편 소설이다. 열린책들에서 나온 책으로서 번역이 아주 매끄러웠다. 내용도 재미있고 번역도 잘 되어 있어서 흡입력이 있었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주인공 로빈슨 크루소는, 안정적이고 안락한 중산층의 생활을 권유하는 아버지를 뿌리치고 집을 나와 배를 탄다. 항해 생활을 하면서 꽤 부자가 되어 브라질 농장주로서 정착한 그는, 노예 밀무역을 하는 일에 가담하여 노예선 관리인으로 또 다시 배를 탄다. 풍랑을 만나 좌초된 그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브라질 근처의 어느 무인도에 표류해서 혼자 살아남는다. 처음에는 절망하고 좌절했지만.. 2016. 11. 5.
세계문학전집 읽기 ​ 세계문학전집 읽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리디북스에서 몇몇 권 구매해서 읽다가, 최근에는 180권 세트를 249,000원에 전자책으로 제공해 주는 서비스가 있어서 결제를 했다. 15만원짜리 전자책 단말기 Paper 도 함께 주는 조건이다. 최근 “더버빌 가의 테스”를 읽었고, “안나 카레니나”는 1권까지 읽다 번역 때문에 잠시 멈추었다. 데미안도 어느 정도 읽다가 스톱된 상태이고, 목로주점은 상하권 다 읽었다. 그리고 이제 로빈슨 크루소를 읽고 있는데 꽤 재미있다. 번역도 매끄럽고 진도도 잘 나간다. 세계문학전집 읽기는 정말 유익한 것 같다. 일단 재미있다. 취미로서 꽤 괜찮다. 어디서든 취미생활을 할 수 있다. 독서력도 길러준다. 게다가 꽤 교훈적인 내용을 발견할 수 있고, 철학적인 사유도 할 수 있.. 2016. 11. 3.
독서후기 : 목로주점 ​ 리디북스에서 열린책들 세계문학전집 180권 전자책을 249,000 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하고 있었다. 무릇 전집이라 함은 종이책으로 사서 잘 보이는 곳에 꽂아 두어야 인테리어 소품으로 제맛이지만, 그건 위시 리스트에 담아두기로 하고 일단 전자책을 구매해 보았다. 속단하기에는 이르지만, 개인적으로 안나 카레니나와 더버빌 가의 테스, 그리고 데미안 등, 문학동네 번역보다 훨씬 더 잘 읽힌다. (목로주점을 다 읽고 나서 로빈슨 크루소를 비롯한 다른 작품도 읽고 있는데, 문학동네보다 더 잘 읽히는 것 같다) 주인공 제르베즈라는 여자가 주변 인물들과 얽히면서 성공하고, 또 몰락해 가는 내용이다. 철없던 시절 랑티에라는 양아치와 얽혀서 아이를 낳았는데 애아빠가 도망간다. 다시 쿠포라는 성실한 함석장이와 결혼해서.. 2016. 11. 3.
독서후기 : 어떻게 읽을 것인가 ​ ​ 그간 많은 독서법 책을 읽었다. 그러면서 독서의 당위성을 깨닫고, 독서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배웠다. 수많은 사람들의 독서법 책을 읽으면서, 각 저자들이 책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바를 엿볼 수 있었다. 책에 대한 관점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여기서 소개하고자 하는 고영성 씨의 독서법 지침서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독서에 대한 관점 확장도 있지만 그보다는 좀더 실제적인 지침을 얻을 수 있었다. 서점에서 이 책을 들추어 보았을 때, "필독"에 관한 부분이 마음에 끌려서 전자책으로 바로 주문해서 보았다. 독자에서 저자가 될 수 있는 길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 정말 다양한 독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독아, 다독, 남독, 계독, 관독, 필독, 엄독 등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독서.. 2016.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