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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글모음654

말의 권세 ​ 말의 권세 나는 어려서부터 긍정적인 언어 습관과는 거리가 멀었다. 좀 똑똑하다는 소릴 듣는답시고 늘 다른 사람 의견에 꼬투리만 잡는, 소위 밥맛 없는(?) 학생이었다. 내가 들어 온 설교는 늘 교계의 현실과 사회의 부조리를 비판하는 내용이었고, 부모님과 함께 영화나 TV프로그램을 볼 때면 늘 “옷차림이 저게 뭐냐 쯧쯧쯧” 하는 말씀을 들었다. 나는 소위 “모범적인 크리스찬”의 표본이었기 때문에, 최소한 겉모습에 있어서는 늘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고 비판할 자격이 충분했(다고 생각했)다. 교회에서는 잘 나가는 크리스찬이고 모범적인 리더였지만, 말의 권세에 대해 깨닫기 전까지는 가장 기본적인 신앙 자세가 잘못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내가 스무 살이 되었을 때, 아버지 사업으로 인해 대구로 이사를 .. 2016. 9. 20.
독서후기 : 아 보람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 독서후기 : 아 보람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 한동안 온라인 서점 메인 화면에 이 책이 떠 있었다. 그림도 조잡해 보이고 뭔가 내용이 없어 보여서 그냥 흘끔 보고 지나치곤 했다. 읽을거리가 떨어지면 상당히 불안해하는 편인데, 마침 그 날은 사 놓은 전자책을 다 읽어 버려서 더 읽을 책이 없었다. 책을 고르는 것도 아까운 시간을 쓰는 것이다 보니, 일단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가볍게 읽을 책으로 하나 골랐다. ​ 삽화가 재미있음. 원래 일본작가 “히노 에이타로”씨가 쓴 책인데 한국판으로 번역되면서 “그림양왕치기”라는 예명을 쓰시는 양경수님의 삽화가 들어갔다. 원래 일본어판에 삽화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평상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노동문화, 노동윤리에 대해서 물음표를 던지는 도발적인 내용이지만, .. 2016. 9. 20.
새벽엔진 ​ 모닝 엔진 (Morning Engine) “그냥 회사에서 살아.” 회사 업무를 따라잡느라 야근과 주말 출근을 밥먹듯 하던 신입사원 시절 어느 날, 아내가 일갈을 했다. 어느 토요일 오전이었다. 30분만 더 일하면 휴일 오전근무 수당을 쏠쏠히 받을 수 있었는데, 이 말 한 마디에 짐을 싸서 퇴근을 했다. 지금도 아깝다. 그 돈이 얼만데. 신입사원 시절, 나는 신입 남편이었고, 신입 아빠였다. 일과 가정 사이에 밸런스를 맞출 줄 몰랐다. 가정에 충실하느라 한동안 열심히 칼퇴근을 했다. 그러다 회사 업무를 따라잡느라 한동안은 열심히 야근을 했다. 회사 업무는 업무대로 뒤쳐져 있었고, 아내는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말도 안 통하는 꼬꼬마 베이비와 혼자 씨름해야 했다. 여자들은 산후에 우울감 컨트롤이 안 되면.. 2016. 9. 18.
독서후기 : 서민적 글쓰기 ​ ​ 말하기 글쓰기 공부중. 말하기 책을 한 번 읽었으니, 글쓰기 책도 한 번 읽어야 하지 않을까. 지난 겨울 분당 교보문고 놀러갔을 때 쓱 둘러보다 눈에 띄어서 한 번 들추어 보고 지나쳤는데, 리디북스에 떠 있길래 충동적으록 구매했다. 서민적 글쓰기라길래 글을 좀 소박하게 쓰는 방법을 알려주나 싶었는데 알고 봤더니 작가분 이름이 단국대 의대 서민 교수님이라고.. ​ 웃긴다. 처음부터 끝까지 배를 잡게 웃긴다. 깔깔깔. 말투도 웃기고 예문도 웃긴다. 이 분 위트와 유머가 넘치시는 것 같다. 그렇게 웃으면서 책장을 넘기다 보면 끝이 보인다. 그리고 중간중간 밑줄 그어 놓은 부분에서, 글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담아 둘 배울거리가 남는 듯. 다양한 사례와 (특히 저자 자신.. 2016. 9. 18.
독서후기 : 대통령의 말하기 ​ ​ 먹는 행위 못지않게 배설 행위가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지식과 사상을 습득하는 것 못지않게 그것을 밖으로 표현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잘 쓰고 잘 말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책을 읽고 있는데, 왕도는 없는 것 같다. 많이 말해 보고 많이 써 보는 것밖에. 책 한 권 읽었다고 갑자기 글을 잘 쓰게 되거나 말을 잘 하게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책에서 배운 것들 중에 몇 가지는 기억 속에 남아 있지 않을까. 그러면 글쓰기나 말하기 연습을 할 때 조금이라도 의식하면서 조금씩 개선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사서 읽어 보았다. ​ "화법"에 관한 책이 아니다. 정치 철학이 담긴 책이다. 그렇다고 정치 철학 책도 아니다. 화법에 관한 책이다. 메시지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한 기술 이전에,.. 2016. 9. 18.
하늘의 문을 여소서!! ​ 하늘의 문을 여소서! 내가 중고등학교 시절에 다녔던 교회는 작은 개척교회였다. 중고등부 전체를 다 합쳐도 20명이 채 되지 않는, 작고 가족적인 분위기의 교회였다. 중고등학교 시절 교회에서 있었던 추억을 이야기하자면 끝도 없이 많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여름과 겨울에 갔던 수련회의 기억이었다. 요즘은 많은 교회에서 중고등부 수련회 프로그램을 외부 사역단체 집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대체하는 것 같다. 아마 그 때에도 그런 프로그램들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교회는 매번 수련회 프로그램을 교회 내에서 직접 기획해서 실행하는, 이른바 자체 수련회로 진행했다. 여름 방학 시작되면 한 달 동안 선생님과 중고등부 임원들이 모여서 일정과 장소를 정하고 프로그램을 짜면서 분주했다. 수련회 핸.. 2016. 9. 12.
독서후기 : 부모공부 ​ ​ 주말에는 책쓰기 강좌로 오후 내내 집을 비워야 하다 보니, 그 외의 날에는 가급적 아이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야 아내도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테니까. 완전 갓난아이 때는 아기 보는 것이 힘들기만 했는데, 조금씩 말을 시작하니 나름대로 그럭저럭 대화가 통하는 것 같아 재미가 있다. 혹시 엄마 없이 아빠랑만 있다가 울어도, 대응이 된다. 울면 도깨비가 나타난다고 겁을 줄 수도 있고, 아빠 말 잘 들으면 조금 이따가 젤리 사준다고 협상을 시도할 수도 있다. 밥을 먹어야 호랑이를 무찌를 수 있다고 구슬릴 수도 있다. 아빠만의 양육 철학(!!)을 실천하기도 좀더 자유롭다. 가끔 마이쮸를 먹이거나 뽀로로를 보여 줘도 아내에게 혼나지 않으니까. 하루 종일 아기와 놀고 온 날은 밤에 잘 .. 2016. 9. 12.
독서후기 : 미라클 모닝 ​ 아침 사용시간 설명서. 이틀 전에 새벽시간을 활용한 자기계발에 관해서 글 쓴 적이 있다. 사실 그 글은, 이 책 “미라클 모닝”의 독서후기를 쓰려다가 갑자기 생각이 폭발해서 적어본 것이었다. 어지간한 정도의 분량이었으면 내 정형화된 독서후기의 Overview 파트로 사용하려고 했다. 쓰다 보니 생각이 분출해서 글이 길어졌다. 그대로 Overview 로 썼더라면 책의 내용에 다소 집중되어야 할 독서후기가 산으로 갈 것 같았다. 간만에 뽑아 낸 이 멋진 (아니, 간만에 길게 쓴) 글을 남의 책 독후감으로 소비시키기가 아깝기도 했다. 쓰다 보면 생각이 떠오다는 김병완 작가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사람마다 아침 시간을 활용하는 방식은 다양한 것 같다. 저자는 아침에 기도와 명상, 확신의 말로 자기 긍정하기, .. 2016. 9. 12.
소신과 철학이 있는 인생 그저 열심히 산다고 잘 사는, 멋진, 우러름을 받을 수 있는 인생인 것은 아니다. 무엇을 위해 사는가에 대한 소신이 분명하고 평생 추구할 가치와 목적의식이 투철한 사람의 인생이야말로 우러르고 뒤따를 수 있는 인생이다. 우리는 부자를 부러워할 뿐, 그를 존경하거나 기꺼이 뒤따르려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가난하게 살았을지언정 존경받고 본받고 샆은 사람은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급히 머릿속에서 짜낸 알량한 목표, 자기의 원래 가졌던 욕망을 좀더 거창하고 숭고해 보이는 것과 연결지은 목표는, 다른 사람은 물론 자기조차도 감동시킬 수 없다. 필요해서, 욕망의 정당화를 위해서 급히 만들어진 목적의식은 진짜가 아니다. 평소에 생각해온 원칙, 가져온 소신, 추구해 온 가치 등이 완전히 내재화되어 있어야, 비로소 철학 .. 2016. 8. 31.
독서후기 : 독서력 (사이토 다카시) ● Overview사이토 다카시 교수의 책을 세 권째 읽었다. 역시, 독서에 관한 책이다. 이 분의 책은 읽다 보면 다소 고리타분하거나, 고지식한 잔소리같이 여겨질 때가 있다. 내용과 말투가 아버지가 자식을, 혹은 선생이 제자에게 훈계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주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같은 사람이 쓴 책을 여러 권 읽다 보면 그 사람의 내공이 어느 정도 깊이인지 전해질 때가 있는데, 사이토 교수의 책은 독서를 테크닉으로 익혀서 "그냥 많이 읽은" 사람의 수준으로 쓴 책이 아니다. 독서를 하면 뭐가 좋은가라는 질문에 대해 "자아 형성을 위한 양식이 된다"고 대답한다는 것은, 책의 유익을 그냥 지식 함양, 교양 확장 정도로 체험한 사람과는 격과 급이 다른 것이 아닐까 싶다. 자아가 형성된다는 .. 2016. 8. 29.